2023년부터는 지자체 소관으로 낚시어선에서도 금연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부터는 지자체 소관으로 낚시어선에서도 금연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 한국소비자원은 23일 일부 낚시도구에서 기준을 초과하는 납이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내용을 보면 시중에 유통 중인 낚싯바늘, 낚싯봉 등의 낚시도구 및 인조미끼 43개 제품을 확인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기준을 초과하는 납이 검출되었다는 것이다.

허용 기준은 kg 당 90mg 인데, 이 기준을 초과하여 납이 검출된 제품은 낚싯봉 29개 제품 중 13개, 낚싯바늘 7개 중 1개 제품이다.

전체 시험 대상 중 32.6%의 제품에서 허용 기준을 넘었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의 보도자료를 보고 연합뉴스를 비롯 몇몇 언론사에서 이를 보도했다.

한국소비자원의 보도자료는 낚시를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낚시제품의 30% 이상에서 납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보도자료를 자세히 살펴보면 무게 2g 미만의 낚싯봉에서 주로 납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었다는 내용이다.

낚싯봉이라고 하면 낚시꾼들도 무엇을 말하는지 헷갈리는데, 한국소비자원이 말하는 2g 이하의 낚시봉이란 ‘좁쌀봉돌’을 말한다.

낚시꾼들이 알기 쉽게 말하자면, 시중에 판매되는 2g 이하 좁쌀봉돌의 약 30%에서 납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었다는 게 이날 한국소비자원의 발표다.

좁쌀봉돌은 주로 감성돔낚시와 같은 찌낚시에서 크릴새우와 같은 미끼를 가라앉히기 위해 바늘 바로 위에 다는 조개 모양의 봉돌이다.

낚싯줄에 넣고 압착하면 장착이 되는 원리다. 조개처럼 입을 벌리고 있어 조개봉돌이라고도 한다.

좁쌀봉돌은 조개처럼 입을 벌리고 있어 흔히 조개봉돌로도 불린다
좁쌀봉돌은 조개처럼 입을 벌리고 있어 흔히 조개봉돌로도 불린다

찌낚시를 즐기는 대부분의 낚시꾼은 크기별로 정리되어 세트로 판매되는 조개 봉돌 케이스를 사용하는데, 한 케이스 안에 수백 개의 좁쌀봉돌(조개봉돌)이 있고 값은 대개 3000원에서 5000원 선이다.

좁쌀봉돌은 황동이나 철보다 비중이 큰 납을 다는 게 효과적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낚시꾼이 납 봉돌을 사용해왔던 것이 그간의 현실이다. 최근에는 친환경 좁쌀봉돌이 개발되어 많이 사용하는 추세다.

무게가 얼마 되지 않고, 사용량이 미미하기에 바다에 끼치는 영향이 적다 하더라도 기준치 이상 납 성분이 포함된 조개 봉돌 사용을 금지하자는 원칙론은 옳은 말이긴 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낚시꾼은 좀 황당하고 의아할 수밖에 없다. 기껏 그걸 가지고 그렇게 보도자료를 내고 법석을 떠나, 하고 수긍하기 힘들다.

한국소비자원의 보도자료는 낚시 현장을 모른 채, 수치만 가지고 침소봉대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지속가능한 낚시, 환경을 생각하는 낚시를 생각하면, 좁쌀봉돌의 납 검출 정도는 그야말로 좁쌀 같은 이야기다.

기자는 오래도록 바다낚시를 하면서 바다 오염이나 바다 환경 훼손에 악영향을 끼치는 일을 많이 목도했다. 그 중에서도 여전히 심각한 것은 바다 쓰레기 투기다. 이를테면 담배꽁초를 바다에 버리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흡연자 대부분이 바다에 그대로 담배꽁초를 버린다. 심지어 선장이나 갑판장이나 사무장도 대부분 그렇게 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생계가 달려 있는 바다에 담배꽁초를 휙 집어 던진다.  선상에서 담배를 피우되, 담배꽁초를 버리지 말라고 안내하는 선장은 거의 본 적이 없다.

본인들도 다 바다에 버리기 때문이다. 어부들도 대부분 꽁초는 바다에 버린다. 담배꽁초 투기는 곧 쓰레기 투기다.

제주환경연합이 제주 해안 쓰레기의 22.5%가 담배꽁초라고 발표했을 정도로 담배

꽁초 투기는 큰 환경 문제다.

다행히 지난 9월 18일 보건복지부는 16인승 이상의 낚시어선도 국민건강증진법상 금연구역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법제처가 복지부 요청으로 법령을 해석한 결과 낚시어선도 '여객을 유상으로 운송하는 교통수단'에 해당되어 금연구역임을 확인했다.

복지부는 6개월간 단속 계도기간을 운영하고 낚시어선에 대한 단속을 유예할 것을 지자체에 안내·요청했다. 

따라서 2023년부터 지자체 소관으로 낚시어선에서도 금연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제도가 정착되고, 바다에 담배꽁초 투기가 사라지려면, 낚시꾼 및 낚시배 선장, 어부 등 모든 낚시인과 어업인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한국소비자원도 지엽적인 것보다는 보다 무엇이 더 소비자를 위한 것인가를 근본부터 생각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소비자를 위한  바람직한 자세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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