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8명 쓴맛...카카오 김범수, 1년 새 6조원 이상 감소
삼성 이재용회장, 나홀로 '10조원 클럽' 유지

작년 한 해 주식 재산이 가장 많이 줄어든 총수는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였다. [사진=카카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의 주식 재산이 작년 한 해 동안 18조원 이상 증발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등 5명의 주식 평가액은 조 단위로 쪼그라들었다.

주식 재산 '10조원 클럽'에 가입한 총수 명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만 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022년 주요 그룹 총수 주식 평가액 변동'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대기업집단 중 작년 말 기준 주식 평가액이 1000억원이 넘는 그룹 총수 33명이다. 주식 평가액은 작년 초(1월 3일)와 연말(12월 29일) 종가를 기준으로 했다.

조사에 따르면 33개 그룹 총수의 작년 연초 주식 평가액은 64조6325억원이었지만, 연말에 45조9191억원으로 감소했다.

1년 만에 18조7134억원에 달하는 주식 재산이 사라진 것으로, 총수 33명 중 28명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이 급락한 게 영향을 끼쳤다.

작년 1월 초 33개 그룹 총수의 주식 평가액은 3월 말 59조7626억원에서 6월 말 51조4463억원, 9월 말 45조7034억원으로 내리막길 행보를 이어왔다. 연말에는 3분기보다 2157억원(0.5%)가량 반등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주식 시장이 불안정했다는 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그룹 총수들도 혹한기를 피해가지 못했다"며 "총수들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 지분을 쥐고 있는 경우가 많은 반면, 개미와 기관 투자자 중에는 주식을 급하게 처분해 현금 자산을 확보하는 사례가 많아 주식으로 인한 손실 폭이 큰 한 해였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CXO연구소]

작년 한 해 주식 평가액이 조 단위로 하락한 총수는 5명이었다.

가장 쓴맛을 본 인물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다.

김 창업자가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 쥐고 있는 상장사 지분까지 합칠 경우, 작년 연말 기준 전체 주식 재산은 5조6557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작년 연초 때 파악된 12조2269억원과 비교하면 6조5700억원(53.7%) 이상 줄어든 금액이다.

조사에 따르면 김 창업자는 5910만주가 넘는 카카오 지분을 직접 보유 중이다. 지난해 연말 기준 김 창업자가 보유한 카카오 주식 평가액은 3조1300억원을 상회했고, 자신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사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서는 카카오와 카카오케임즈 지분을 갖고 있다.

같은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 평가액 또한 14조1866억원에서 11조6735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1년 만에 2조5100억원(17.7%) 이상 주식 재산이 증발한 셈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의 주식 재산도 10조1864억원에서 8조110억원으로 2조1750억원(21.4%) 넘게 감소했다.

이외 방준혁 넷마블 의장(1조3900억원↓)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1조2160억원↓)도 1조원 이상 주식 재산이 사라졌다.

이러한 분위기 속 주식재산 10조원 클럽 명단에도 변동이 생겼다. 

작년 연초만 해도 이재용 회장을 포함해 서정진 명예회장과 김범수 창업자 3명이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해 연말에는 이재용 회장만 나홀로 10조원 클럽을 지켜냈다. 

그 뒤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2조7711억원)과 최태원 SK그룹 회장(2조4542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2조4520억원), 구광모 LG그룹 회장(1조9601억원) 등이 뒤를 따랐다.

[자료=한국CXO연구소]
[자료=한국CXO연구소]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폭락장 속 주식 재산을 60% 가까이 불린 인물이 있어 주목을 받았다.

주인공은 김익래 다우키움 회장이다. 김 회장의 주식 재산은 작년 초 기준 2116억원이었다가 연말에 3371억원으로 상승했다. 상승률만 해도 59.3% 수준이다.

한국CXO는 "김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다우데이타의 주가가 작년 연초 대비 연말에 배 이상 올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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