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코 전략 이해도 높지만, 구현모 대표 측근 인사로 분류
지난 2일 여당 의원이 직접 겨냥해 비판하기도...정치적 외풍 우려
윤경림 사장 "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 이슈 혁신할 것"

KT 이사회는 7일 윤경림 사장을 차기 KT 대표이사 최종후보자로 결정했다. 사진은 윤경림 사장. [사진=KT]
KT 이사회는 7일 윤경림 사장을 차기 KT 대표이사 최종후보자로 결정했다. 사진은 윤경림 사장. [사진=KT]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외풍’에 시달리고 있는 KT가 차기 대표이사 최종후보자로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차기 최고경영자(CEO) 단수 후보로 전원합의를 거쳐 확정했다.

윤경림 사장은 KT의 핵심 전략인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구현모 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만큼 향후 정치권의 압박이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KT 이사회는 7일 최종후보자군 4명에 대해 최종 면접 심사를 진행한 이후 전원 합의를 통해 윤경림 사장을 대표이사 최종후보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윤경림 사장은 이달 말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KT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윤경림 사장은 1963년생으로, LG데이콤(현 LG유플러스)을 시작으로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 KT 등 통신 3사를 경험한 업계 전문가이다.

특히 윤경림 사장은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과의 75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 및 CJ그룹과의 콘텐츠 혈맹 등 KT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충구 KT 이사회 의장은 “윤경림 후보는 디지털 전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며 “임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형성함은 물론 기업가치 제고와 ESG 경영 강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즉, 윤경림 사장이 지난 3년 동안 KT의 성장을 책임진 디지코 전략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이를 계승해 KT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다만, 업계에서는 윤경림 사장이 구현모 대표이사의 측근 인사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이달 말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까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경림 후보’를 직접 언급하며 KT 대표이사 인선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은 “구현모 대표는 친형의 회사인 에어플러그를 인수한 현대차 그룹에 지급 보증을 서주는 등 업무상 배임 의혹이 있다”며 “당시 현대차 윤경림 부사장은 이를 성사시킨 공을 인정받아 구현모 체제 KT 사장으로 21년 9월에 합류했다는 구설수도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윤경림 사장은 현재 대표 선임 업무를 하고 있는 이사회의 현직 맴버로 심판이 선수로 뛰고 있는 격으로 출마 자격이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KT 이사회는 이를 무시하고 윤경림 사장을 후보군에 넣어 그들만의 이익카르텔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강한 반발이 있었던 만큼 KT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지난 3일 기준 지분 8.53%)이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현대차그룹(7.79%), 신한은행(5.46%) 등 다른 주요 주주들이 대표이사 승인 안건에 찬성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윤경림 사장이 주주총회를 거쳐 KT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하더라도 정치권의 개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윤경림 사장은 최종 후보자로 결정된 것에 대해 “아직 후보자 신분이어 조심스럽지만,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된 것에 대해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경림 사장은 “최근 정부와 주주의 우려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며, 후보자로서 주주총회 전까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맞춰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의 관행으로 인한 문제들은 과감하게 혁신하고, 정부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KT가 국민기업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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