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교통방송 측 운영 자금 압박 시달려
지난해 말 하차한 김어준 씨 회당 출연료 200만원 ‘후폭풍’
TBS 경영 정상화에 대한 내외부 제작진의 단합된 모습 관측도

TBS는 외부 진행자에게 시간당 출연료를 당분간 1만원 수준으로 책정하겠다는 내용을 통보하면서 극단적인 방식의 운영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TBS 교통방송 홈페이지캡처]
TBS는 외부 진행자에게 시간당 출연료를 당분간 1만원 수준으로 책정하겠다는 내용을 통보하면서 극단적인 방식의 운영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TBS 교통방송 홈페이지캡처]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김어준씨 출연료 논란'을 빚었던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이하 TBS)가 외부 진행자의 시간당 출연료를 급격히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방송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근 TBS는 외부 진행자에게 시간당 출연료를 당분간 1만원으로 책정하겠다는 내용을 통보했다.

1990년 FM 95.1MHz으로 출발한 TBS는 2005년 텔레비전 채널, 2008년 영어 전문 라디오 채널을 개국해 현재 FM, eFM, TV까지 총 3개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16년 9월 26일부터 편성한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20분기 연속 청취율 1위를 기록하는 등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2022년 12월 30일 폐지됐다.

해당 방송을 진행한 김어준 씨의 회당 출연료가 200만원에 달했지만, 별도의 계약서를 체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사회적 비판 여론이 뜨거워지면서 결국 서울시는 TBS에 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조례안이 통과시키면서 TBS 측에게 건설적인 대안책을 요구했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예산 지원 중단 조치는 TBS의 비정상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고육책”이라며 “이번 마지막 기회를 TBS가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 결과, TBS가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는 외부 진행자 출연료를 시간당 1만원 수준으로 책정하는 등 일부 극단적인 방식으로 예산 절감에 나서고 있다.

한때 김어준 씨의 회당 출연료가 200만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통보된 시간당 1만원 수준의 출연료는 터무니없는 비용이라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올해 최저 임금으로 책정된 시간당 9620원과 비교해봐도 별다른 차이가 없는 셈이다.

TBS 관계자는 “최저임금에 맞춰 출연료를 드리게 되어 상당히 죄송스러운 마음이 든다”며 “다행히 외부 진행자와 출연진들이 TBS 사정을 이해해주시고, 흔쾌히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 진행자·출연진 외 라디오방송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들도 적지 않은 고충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출연료 삭감으로 인력 운용을 내부 아나운서 등 최대한 직원들로만 구성하다보니 방송 전후로 준비해야 할 각종 사안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TBS 관계자는 “월급을 받고 있는 직원 위주로 방송 편성과 프로그램 진행을 하고 있다”며 “지금의 경영난이 영원히 될 것이라고 보진 않지만, 해법을 찾는데 상당한 시간을 걸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처럼 TBS가 경영난을 호소하면서 내부 프로세스 개선에 나선 이유는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를 공포했기 때문이다.

당시 서울시는 “정보통신기술 발전, 교통안내 수요 변화와 더불어 방송 분야에 대한 시민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조례를 폐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TBS를 서울시 출자·출연기관에서 제외해 TBS가 민간 주도 언론으로서 독립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조례는 1년의 유예 기간을 거쳐 시행될 예정으로 TBS는 내년 1월 1일부터 전체 예산의 70%에 달하는 서울시 출연금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될 위기에 놓인 상태다.

다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하게 되면 공포 절차가 중단되면서 시행을 보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TBS에 자체적인 혁신안을 요구하며 출연금 지원을 재개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TBS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혁신안을 논의 중이며, 분명히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라디오방송에 참여하고 있는 외부 진행자와 출연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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