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농협·신한·우리·하나 지주회장단 만나 ‘책임경영’ 당부
경기불황 장기화 속 금융지주사의 사회적 지원 이어질 듯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5대 금융지주회장단, 은행연합회장과 금융지주회장 간담회를 열고 금융시작 안정을 위한 공동노력과 금융권 신뢰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5대 금융지주회장단, 은행연합회장과 금융지주회장 간담회를 열고 금융시작 안정을 위한 공동노력과 금융권 신뢰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사진=금융위원회]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금융당국과 금융지주사가 국내외 어려운 경제 사정 극복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고금리 상황 속에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금융 취약계층의 부담 완화를 위해 각종 대책 마련에 합심하기로 했다.

지난해 ‘이자장사’, ‘억대 성과급 논란’ 등을 비판해 온 금융당국의 달라진 태도에 금융지주사들은 사회적 책임에 더욱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 금융권 신뢰 회복…책임경영 정착에 달렸다

31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5대 금융지주회장단은 간담회를 열고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당국과 금융지주사는 국민들의 금융권 신뢰를 회복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통화정책 긴축기조 완화 여부가 아직 불확실하고,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발생한 은행 부실화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5대 핵심 금융그룹의 이해와 협조 없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시장 안정 ▲취약계층 지원 ▲미래성장 동력 확충 등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기 어렵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5대 금융지주사에 대해 사회적 책임 강화, 대손충당금 적립 등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강한 압박을 가해왔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이러한 압박 기조가 소폭 변화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이제 5대 금융그룹의 경영진이 새로이 정비된 만큼 여러분을 정부의 정책 파트너라 생각하겠다”며 “주요 정책수립과 집행에 대해 계속 대화하고 같이 힘을 모아 나가겠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다만, 글로벌 은행들의 건전성 문제를 통해 드러났듯이 내부통제와 위험관리능력은 매우 중요하다”며 “금융산업이 신뢰받기 위해서는 책임경영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금융지주사가 취약계층 지원에 다양한 방식으로 나서고 있는 데 감사를 표한다”며 “앞으로도 취약계층의 금융 애로가 완화될 수 있도록 꼼꼼히 챙겨줄 것을 바란다”고 요청했다.

금융위원회. [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 [사진=연합뉴스]

◇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에 적극적인 협력 나선 금융지주사

실제로 5대 금융지주는 정부의 시장 안정 노력에 호응하면서 ‘95조원+α’ 규모의 시장유동성을 공급하고, 금융권 자체적으로 취약차주 지원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최근 부동산 PF사업장의 재구조화에 나서는 등 금융시장 안정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과거 어느 때보다 현재 금융기업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므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최근 발표한 ‘상생금융’을 목표로 조직 체계를 정비하고, 최선의 패키지를 구성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금융시장 안정화와 상생금융을 중요한 목표 과제로 삼고, 금융이 사회적 책임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도 비슷한 의견을 전달했다.

금리 현황표. [사진=연합뉴스]
금리 현황표. [사진=연합뉴스]

◇ 은행별 취약계층 지원 대책 “이렇게 다양합니다”

현재 5대 금융지주사는 ‘맏아들’격인 KB국민은행·NH농협·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을 중심으로 연이은 금융 지원 대책을 내놓고 있다.

몇 가지 주요 사례를 보면 먼저 KB국민은행(은행장 이재근)은 이달 초 가계대출 전 상품에 대해 금리를 일제히 인하했다.

KB국민은행은 이번 금리 인하로 신규 고객은 약 340억원, 기존 대출 고객은 약 720억원 등의 혜택을 받아 연간 총 1000억원 이상의 이자 경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비슷한 시기 NH농협은행(은행장 이석용)의 경우 금리상승기 고객의 이자 부담 완화를 목표로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과 주택 외 부동산담보대출에 일괄적으로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했다.

신한은행(은행장 정상혁)은 시중은행 중 단독으로 주담대 이자유예, 기한연장 프로세스 운영하면서 상생금융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그 결과, 신한은행은 이달 24일 기준 약 5900명의 고객에게 8700억원 규모의 지원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또 우리은행(은행장 이원덕)은 이달 말 연간 2050억의 고객 혜택을 제공하는 ‘우리상생금융 3·3 패키지’를 공개했다.

특히 우리금융그룹은 ▲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금융 패키지 제공 ▲지속적인 상생금융 지원 방안 마련 ▲‘상생’의 책임을 다하는 금융기능 운용 등 상생금융 원칙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직접 사회구성원과의 상생을 목표로 ‘금융의 사회적 책임’ 실천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그룹은 ▲금융상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이자와 수수료 결정체계의 원점 재검토 ▲감면 요구권 확대 및 수용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통한 선제적 문제 해결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금융지주사들의 취약계층과 중소·중견 기업을 위한 금융 지원 대책은 꾸준히 마련될 예정”이라며 “지난해 ‘디지털 금융’이 화두였다면 올해는 ‘상생금융’이 제일 많이 논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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