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4%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금리인상 종결’ 분위기로
22년여 만에 최대(1.50%p) 벌어진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부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현재의 연 3.50%인 기준금리를 아무런 변동 없이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현재의 연 3.50%인 기준금리를 아무런 변동 없이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이번 달 금융권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던 기준금리 조정안과 관련해 한국은행이 ‘동결’을 결정했다.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현재의 연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금통위의 결정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최대 ‘관리 대상’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가장 낮은 4%대 초반까지 떨어진 상태로 무리하게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없다는 게 금융권 내 분석이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110.56)는 1년 전보다 4.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률이 2월(4.8%)보다 0.6%포인트 떨어졌고, 작년 3월(4.1%)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았다.

여기에 추가로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수출 부진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부도 사태 등으로 국내외 투자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의 경우 수출 부진 등의 여파로 이미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4%)로 돌아섰다. 

일각에서는 올해 1분기 반등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 외 1∼2월 경상수지는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통관기준 무역수지도 3월(-46억 2000만달러)까지 13개월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거론한 미국 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유동성 위기 등으로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금융위기 가능성도 한은의 추가 인상을 억제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그 결과, 지난달에 이어 금통위가 두 차례 연속 동결을 결정하면서 1월 13일 이후 약 3개월 동안 3.50% 기준금리가 유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더 이상의 추가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최종금리를 3.50%로 보고 있다.

문제는 벌어진 한·미 기준금리의 격차가 당분간 계속된다는 점이다.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 조정안을 동결로 결론내면서 양국 간 격차는 1.50%포인트(한국 3.50%·미국 4.75∼5.00%)로 유지됐다. 

현재 벌어진 1.50%포인트는 지난 2000년 10월(1.50%포인트) 이후 최대 금리 역전 폭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기조도 한풀 꺾였다는 시각이 있지만, 아직 하락으로 돌아서진 않았다”며 “이번 한국은행의 판단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지금부터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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