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공공기관 평균 연봉 약 7000만으로 중소기업 2.2배 수준
9곳은 국내 상장사 중 올해 1분기 최대 영업이익 낸 현대차보다 높아
‘경영실적 악화’ 한국전력공사·한국가스공사도 연봉 8000만원 이상 책정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공공기관 362곳의 평균 보수는 7038만 2000원이었고,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는 곳도 15곳에 달했다. 경영실적 악화로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도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과 비슷한 수준의 연봉을 지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공공기관 362곳의 평균 보수는 7038만 2000원이었고,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는 곳도 15곳에 달했다. 경영실적 악화로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도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과 비슷한 수준의 연봉을 지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2022년 기준 전체 직원의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는 공공기관이 총 15곳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9곳의 경우 올해 1분기 국내 상장기업 중 최대 영업이익을 내면서 최근 뜨거운 취업 경쟁이 벌어졌던 현대자동차의 직원보다도 높은 평균 연봉을 지급했다.

특히 지난해 32조원의 적자를 기록한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은 전체 직원의 15%인 3589명이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보다 301명 증가한 수치다.

공공기관들이 고액 연봉과 안정된 일자리로 ‘신의 직장’으로 평가받는 이유가 증명된 셈이다.

2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직원의 평균 보수 수치를 공시한 공공기관(부설기관 포함) 362곳의 평균 보수는 7038만 2000원이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1억 1709만 8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한국투자공사(1억 1572만 5000원) ▲한국산업은행(1억 1289만원) ▲중소기업은행(1억 884만 9000원) ▲한국기계연구원(1억 737만 1000원), 한국수출입은행(1억 615만 7000원) 순이었다.

해당 기관들을 포함해 연봉이 1억원이 넘는 공공기관은 총 15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봉 1억원이 넘는 공공기관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7곳이었고, 2020년 9곳으로 늘어났다. 2021년 17곳까지 증가한 이후 지난해 2곳 줄어들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 평균 연봉(7539만 7000원)이 여성(6123만 2000원)보다 약 23.1% 높았다.

남성 평균 연봉 1위는 한국산업은행으로 1억 2775만원이고, 정부법무공단(1억 2593만 6000원), 한국투자공사(1억 2420만 3000원) 순이었다.

여성 평균 연봉의 경우 한국전자통신연구원(1억 1006만 9000원), 중소기업은행(1억 27만 7000원), 한국세라믹기술원(9873만 9000원) 등이 상위권이었다.

상위권에 포진한 공공기관 직원의 연봉은 대기업보다도 높았고, 중소기업과 비교하면 약 2배 이상이었다.

지난 2월 통계청이 ‘2021년 임금근로일자리 소득(보수) 결과’를 보면 2021년 12월 기준 영리기업 가운데 대기업 근로자의 평균소득은 월 563만원(세전 기준), 중소기업은 월 266만원이다.

월 평균소득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6756만원, 3192만원으로 연봉 상위권 공공기관의 직원들의 연봉이 훨씬 높다는 사실을 유추해볼 수 있다.

그 결과, 지난해 공공기관 일반정규직 직원의 평균 보수(7038만 2000원)는 대기업보다 4.2% 높았고, 중소기업과 비교하면 2.2배 수준이었다.

특히 연봉 상위 공공기관들은 국내 주요 대기업에 버금가는 임금과 성과상여금을 책정한 상태였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연봉 1위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1억 1709만 8000원)은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과 비교할 경우 상위 6위 수준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지난 19일 기준 시총 상위 10대 기업 중 한국전자통신연구원보다 연봉이 높은 곳은 삼성전자(1억 3500만원), SK하이닉스(1억 3400만원), 네이버(1억 3400만원), 포스코홀딩스(1억 2100만원), LG화학(1억 2000만원) 뿐이었다.

삼성SDI(1억 1600만원), 기아(1억 1200만원), 현대차(1억 500만원), LG에너지솔루션(9900만원), 삼성바이오로직스(9200만원) 등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보다 낮다.

올해 1분기 상장사 중 최대 영업이익을 낸 현대차와 비교해 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한국투자공사, 한국산업은행 등 9곳이 현대차보다 높은 평균 연봉을 지급했다.

공공기관 직원 연봉 현황. [사진=연합뉴스]
공공기관 직원 연봉 현황.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도 시총 상위 10대 기업과 비슷한 수준의 평균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한전은 지난해 영업적자 32조원, 순손실 24조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도 6조 1776억원으로 ‘적자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평균 연봉으로 8449만 4000원을 지급했고, 이 중 성과상여금은 1568만 7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가스공사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달 중순 한국가스공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8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5%로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해당 기간 한국가스공사 미수금 총액은 14조 2919억원으로 지난해 말(12조 207억원)보다 약 2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결산 기준 한국가스공사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9371만원이었고, 성과상여금은 1617만원이었다.

민간 기업이라면 ‘경영실적 악화’를 근거로 연봉 삭감 또는 성과상여금 제한 조치 등이 시행됐겠지만,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여 논란이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40대 직장인 남성 A씨는 “임금 체계 등 내부 시스템 개선보다 공공요금 인상을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하는 해당 기관·기업들의 행보에 공감할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