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 오염으로 인한 미국 상수도 오염 소송과 관련해, 듀폰을 비롯한 3개 주요 화학 제조업체들이 배상액으로 약 12억 달러를 지불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3일(이하 현지시간) 과학전문 사이트 피스닷오르그(phys.org)에 따르면 금요일 PFAS로 알려진 유해한 "영원한 화학물질"로 미국 전역의 수원을 오염시켰다는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듀폰과 케무어스, 그리고 코르테바 3개 업체는 이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PFAS는 탄소와 불소가 결합한 유기 화합물로, 열에 강하고 물이나 기름을 막는 특성을 가져 의류, 생활용품, 식료품에서 화학, 자동차·반도체 산업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용된다.

분해되지 않고 오랫동안 축적돼, “영원한 화학물질” 이름 붙어

공동 보도자료에서 3개업체는 "미국 인구의 대다수에 수자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에 대해 PFAS와 관련된 식수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합의 기금은 총 11억8500만 달러로 케무어스 5억9200만 달러, 듀폰 4억 달러, 그리고 코르테바1억 300만 달러로 알려졌다.

그러나 3개 화학업체의 합의는 최종적으로 법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PFAS로 알려진 화학 물질들은 암을 비롯해 다른 건강 문제들을 야기하는 것으로 밝혀졌고, 분해되는 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화학물질들은 1940년대부터 요리 도중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 카펫, 방수 의류, 식품 포장, 화장품 및 세척제와 같은 다양한 산업 및 소비자 제품에 사용되어 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3사가 합의한 것 외에도 화학 대기업 3M이 미국의 여러 마을과 도시가 제기한 다른 PFAS 관련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최소 100억 달러 규모의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3M은 이 문제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올해 초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공공 식수의 PFAS를 제한하는 새로운 표준을 제안하여, 관련 수자원 당국에 대해 6개의 화학물질을 모니터링하고 그 수준을 낮출 것을 요구했다.

3M이 가장 큰 표적… 유럽에서도 소송 휘말려

당시 마이클 리건 환경보호청장은 “새로운 수질기준이 수천 명의 사망자와 수만 명의 PFAS 관련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독성 화학물질들은 환경에 너무 널리 퍼져 있고, 너무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지구의 가장 먼 구석에서도 음식, 흙, 그리고 물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말까지 확정될 EPA 제안은 식수의 PFAS에 대한 국가 표준을 설정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3M은 비단 미국만이 아니라 유럽에서도 PFAS 소송의 표적이 되어 왔다.

2022년 3M은 벨기에 애트워프(Antwerp) 근처에 있는 즈바이진드레흐트(Zwijndrecht) 공장 주변의 PFAS 화학물질 방출 문제로 플랑드르(Flanders) 지방 당국과 5억 7100만 유로 배상에 합의했다.

네덜란드 정부도 지난주 북해로 흘러 들어가는 웨스턴 셸트(Western Scheldt) 강에서 발생한 화학물질로 인한 피해에 대해 3M에 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해, 네덜란드 정부는 높은 PFAS 수치 때문에 웨스턴 셸트의 생선, 새우, 그리고 홍합과 다른 수산물을 먹지 말라고 경고했다.

한편 3M은 지난 12월 2025년 말까지 PFAS 물질의 제조를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