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거의 분해되지 않아 오래 남는다는 뜻에서 “영원한 화학물질”이라는 이름이 붙은 폴리플루오로알킬 물질(PFAS)은 암, 높은 콜레스테롤, 갑상선 질환, 간 손상, 천식, 알레르기, 그리고 어린이들의 백신 효과 감소를 포함한 심각한 건강 위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수돗물의 거의 절반과 도시 수돗물 공급원의 약 70%에 독성의 '영원한 화학물질'이 존재한다는 새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표된 최초의 연방 차원의 이 연구에서 미국 전역의 민간 및 공공 식수원을 평가하여 이상의 내열성, 오일 저항성, 그리고 방수성이 있는 32가지 유형의 PFAS에서 1만2000건의 오염증거가 발견되었다.

미국 도시 수돗물 공급원 70% ‘영원한 화학물질’ PFAS 오염

이 PFAS는 1930년대에 처음 소개되어 얼룩 방지, 방수 직물과 카펫, 화장품, 청소 제품, 페인트, 그리고 소방용 거품을 포함한 수백 종류의 제품에서 사용돼 왔다.

이 조사를 진행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PFAS 노출은 세계적인 인간의 건강 문제다. 이 화학물질들은 다른 독소들과는 대조적으로 수년 동안 인간의 몸에 머물 수 있고, 암과 같은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000년과 2014년 사이에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98%가 혈액에 어느 정도의 PFAS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영원한 화학물질’의 존재 여부를 검사한 716개 장소 가운데 약 45%에서 적어도 하나의 PFAS가 검출되었다.

공공 수원(水源)과 민간 수원 사이에 PFAS 농도는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도시와 농촌 수원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미국 하버드 T.H 공중 보건 대학(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은 제조업체, 공항, 그리고 쓰레기 처리장과 같은 PFAS 오염원이 많은 곳으로 흑인과 히스패닉/라틴계 주민의 비율이 높은 지역사회에 사는 사람들이 상수도에서 PFAS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3M, 미국만 아니라 벨기에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도 소송에 휘말려

CDC의 이 조사는 지난 6월 화학제품 제조업체인 3M이 공공 용수 시스템의 PFAS 오염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 미국 전역의 도시와 마을과 103억 달러의 합의에 도달한 지 며칠 만에 진행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이러한 화학 물질을 규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고, 3월에 새로운 전국수질기준(National Water Standards)을 발표했다.

이 제안은 6가지 유형의 PFAS에 적용되며, 상수도 사업자는 시스템에서 검출되는 암 유발 화학물질에 대해 배상 청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3M은 비단 미국만이 아니라 유럽에서도 PFAS 소송의 표적이 되어 왔다.

2022년 3M은 벨기에 애트워프(Antwerp) 근처에 있는 즈바이진드레흐트(Zwijndrecht) 공장 주변의 PFAS 화학물질 방출 문제로 플랑드르(Flanders) 지방 당국과 5억 7100만 유로 배상에 합의했다.

네덜란드 정부도 지난주 북해로 흘러 들어가는 웨스턴 셸트(Western Scheldt) 강에서 발생한 화학물질로 인한 피해에 대해 3M에 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해, 네덜란드 정부는 높은 PFAS 수치 때문에 웨스턴 셸트의 생선, 새우, 그리고 홍합과 다른 수산물을 먹지 말라고 경고했다.

3M은 지난 12월 2025년 말까지 PFAS 물질의 제조를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