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47개국 중 일본, 스웨덴에 이어 세번째…원화가치 하락 영향 커
경제 규모 세계 13위 추정되면서 1인당 GDP 23위에 그쳐
진선미 의원 “성장 동력 회복시킬만한 경제정책 미비” 지적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달러 강세 여파로 지난해 한국 1인당 국내총생산이 일본, 스웨덴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감소폭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세계 각국 지폐. [사진=연합뉴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달러 강세 여파로 지난해 한국 1인당 국내총생산이 일본, 스웨덴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감소폭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세계 각국 지폐.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지난해 ‘강달러’(원·달러 환율 상승) 현상이 발생하면서 한국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경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부정적 전망이 계속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달러 강세가 주요 원인이 아니라 국내 가계·기업·정부의 전반적 생산과 부가가치 창출의 낮은 성과가 GDP 하락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한국은행을 통해 집계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세계은행(WB) 자료를 공개했다.

이번 자료에는 주요 47개국의 경제 현황이 담겼는데 2022년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 2142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2021년(3만 4998달러)과 비교했을 때 8.2% 감소했다. 

특히 감소율은 조사 대상국 중 일본(-15.1%), 스웨덴(-8.5%)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47개국은 세계경제규모 30위권 국가와 OECD 회원국으로 설정됐다. 

OECD 회원국은 OECD 자료를, OECD 비회원국은 WB 자료를 기준으로 했다는 게 진선미 의원실 측 설명이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한국의 1인당 GDP는 2021년에 이어 47개국 중 세계 23위에 머물렀다.

국가별로는 룩셈부르크(12만 5558달러)가 최상위에 올랐고, ▲노르웨이(10만 6180달러) ▲아일랜드(10만 4237달러) ▲스위스(9만 1976달러) ▲미국(7만 6360달러) 순이었다.

한국과 비슷한 수준을 보인 국가로는 이탈리아(3만 4109달러·20위), 일본(3만 3864달러·21위), 러시아(3만 2410달러·22위) 등이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이 세 번째로 1인당 GDP 감소율을 기록한 이유는 지난해 원화 가치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조사 기준은 원화가 아닌 달러 기준으로 설정됐다.

만약 원화 기준으로 따진다면 지난해 우리나라 명목 GDP는 2161조 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

해당 수치를 달러 기준으로 환산하면 1조 6773억달러를 바뀌면서 전년(1조 8177억달러)보다 오히려 7.9% 감소하게 된다.

그 결과, 달러 기준 명목 GDP 감소율(7.9%)도 일본(-15.5%)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달러 기준 명목 GDP는 전 세계 13위로 추정되면서 2021년 10위에서 더 뒤로 물러나게 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달러 기준 GDP가 감소한 것은 환율이 12.9%나 상승한(원화 가치 하락) 영향이 가장 크다”고 전했다.

부산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산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지난해 원·달러 환율 평균은 1291.75원으로 2021년(1144.32원)보다 약 12.9% 상승했다.

그러나 진선미 의원실은 GDP 감소 원인을 달러 강세로만 해석하기에는 무리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에 대한 근거로 호주는 2022년 말 기준 환율 변동률이 –6.20로 자국 통화 약세를 보였음에도 GDP는 3.3% 성장해 한국보다 한 단계 경제규모 순위를 앞서 나갔다는 점을 들었다.

캐나다 역시 같은 기간 미국 달러 대비 환율 변동률이 –6.77에 달했으나, 명목 GDP는 6.8% 성장했다.

즉, 한국의 경제규모 하락은 원화 약세에 기인한 측면도 있지만, 국내 가계·기업·정부의 전반적 생산, 부가가치 창출 등에 있어 성장 저하 요인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0.2%포인트 올려 잡았지만,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5%에서 1.4%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진선미 의원은 “불과 2년 전 경제규모 세계 10위이자 세계 GDP 비중 2%를 차지했던 한국의 성장지표가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급격하게 악화되어 10년 전 수준으로 회귀하는 국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복합 위기 상황에서 경제외교전략 균열로 수출과 경쟁력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소득증대, 신산업 발굴 등 모든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회복시킬만한 어떠한 경제정책도 보이지 않는 현 상황이 이어진다면 앞으로 성장의 지속 불가능한 시대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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