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빨대의 허구성 여실히 드러나
플라스틱보다 더 낫다는 증거 없어… 그동안 과대 포장

플라스틱을 대신해 나온 "친환경적인" 종이 빨대가 오래 지속되고 잠재적으로 독성이 있는 화학 물질인 PFSA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플라스틱을 대신해 나온 "친환경적인" 종이 빨대가 오래 지속되고 잠재적으로 독성이 있는 화학 물질인 PFSA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플라스틱을 대신해 나온 "친환경적인" 종이 빨대가 오래 지속되고 잠재적으로 독성이 있는 화학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벨기에 연구원들은 ‘영원한 화학물질’로 알려진 폴리 및 퍼플루오로알킬 물질(PFAS: poly and perfluoroalkyl substances)로 알려진 합성 화학 물질 그룹에 초점을 두고 39개 브랜드의 빨대를 테스트했다.

이는 유럽에서 처음으로, 그리고 세계에서 두 번째 연구다.

“종이와 대나무 빨대에서 PFAS 가장 많이 검출돼”

식품 전문 저널 ‘식품 첨가물 & 오염 물질(Food Additives & Contaminants)’ 최근호에 발표된 이연구 결과에 따르면, 테스트 결과 PFAS는 종이 빨대 대부분에서 발견되었고, 특히 종이와 대나무로 만든 빨대에서 가장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PFAS는 아웃도어 의류에서 끈적이지 않는 프라이팬에 이르기까지 물, 열 및 얼룩에 강한 일상적인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PFAS는 사람, 야생 동물 및 환경에 잠재적으로 해롭다. 이 독성물질은 자연환경에서 너무 천천히 분해되고, 심지어 수천년 동안 남아있을 수 있다. 그래서 ‘영원한 화학물질’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PFAS는 백신에 대한 낮은 반응, 저체중아,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 간 손상, 신장 암, 그리고 고환 암을 포함한 많은 건강 문제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에 참여한 앤트워프 대학의 환경 과학자 티모 그로펜(Thimo Groffen) 박사는 "종이나 대나무와 같은 식물 기반의 소재를 이용한 이러한 빨대들은 그동안 플라스틱 빨대들보다 지속가능한 친환경적 대안으로 너무 과대 선전돼 왔다”고 지적했다.

영국과 벨기에 등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빨대를 포함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어, 식물성 빨대가 인기 있는 대안이 되고 있다.

‘1회용 빨대’의 장점, 허구임이 드러나

연구팀은 식물성 빨대의 PFAS가 벨기에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에서도 꼭 같이 발견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종이, 대나무, 유리, 플라스틱, 그리고 스테인리스 등 5가지 재료로 만들어진 39개의 다른 브랜드의 빨대를 구입해 조사했다.

연구팀은 주로 상점, 슈퍼마켓,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입수한 빨대는 2차례에 걸쳐 PFAS 검사를 거쳤다. 대부분의 브랜드(39개 중 27개, 69%)에서 PFAS가 검출되었으며, 총 18개의 서로 다른 PFAS가 검출되었다.

종이 빨대는 총 18개 브랜드(90%)에서 화학물질이 검출되었으며, 대나무 빨대(5개 브랜드에서 4개, 80%), 플라스틱 빨대(4개 브랜드에서 3개, 75%), 유리 빨대(5개 브랜드에서 2개, 40%)에서 검출되었으며, 스테인리스 빨대 5개 브랜드에서는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세계 거대 화학기업 듀폰과 3M은 PFAS의 독성에 대해 잘 알면서도 그 내용을 숨기고 일상제품에 사용하도록 눈감아왔다. 기업의 윤리와 도덕을 방과한 기업으로 최근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콜로라도 대학]
세계 거대 화학기업 듀폰과 3M은 PFAS의 독성에 대해 잘 알면서도 그 내용을 숨기고 일상제품에 사용하도록 눈감아왔다. 기업의 윤리와 도덕을 방과한 기업으로 최근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콜로라도 대학]

가장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PFAS인 퍼플루오로옥타논산(PFOA: perfluorooctanonic acid)은 2020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금지되었다.

또한 수용성이 높아 빨대에서 음료로 바로 침출 될 수 있는 "초단쇄(ultra-short chain)" PFAS인 트리플루오로아세트산(TFA: trifluoroacetic acid)과 트리플루오로메탄설폰산(TFMS: trifluoromethanesulfonic acid)도 검출되었다.

PFAS 농도는 낮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끔 사용하는 것은 아무런 해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PFAS는 수년 동안 체내에 머물 수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축적돼 농도가 증가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충고했다.

그로펜 박사는 "소량의 PFAS는 인체에 유해하지는 않지만 이미 존재하는 화학적 부하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빨대의 PFAS가 방수를 위해 제조업체에 의해 빨대에 첨가되었는지 아니면 오염의 결과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잠재적인 오염원에는 식물 기반 재료가 재배된 토양과 제조 과정에서 사용된 물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로펜 박사는 이어 "종이와 대나무 빨대에 PFAS가 있다는 것은 그것들이 반드시 생분해성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스테인리스 빨대에서 PFAS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저는 소비자들에게 이런 종류의 빨대를 사용하거나 아예 빨대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싶다”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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