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거장 옮길 ‘특수 예인선’ 2031년까지 완성
정해진 태평양 지점으로 떨어져 역사 뒤안길로 사라져
최초의 러시아 우주정거장 MIR와 같은 전철 밟아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최근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지구로 옮겨 폐기하기 위해 10억 달러 규모의 야심 찬 전략을 공개했다.

1일(이하 현지시간) 과학전문 사이트 어스닷컴(Earth.com)에 따르면 NASA는 장기간의 서비스 등으로 인해 누적된 구조적 스트레스로 노후화된 ISS를 2031년에 폐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NASA는 새로운 방식으로 ISS를 현재 궤도에서 지구로 유도할 강력한 차량인 "우주 예인선(space tug)" 개발에 들어간다. NASA는 이 예인선 개발에 기업들을 초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최근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지구로 옮겨 폐기하기 위해 10억 달러 규모의 야심 찬 전략을 공개했다. [사진=NASA]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최근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지구로 옮겨 폐기하기 위해 10억 달러 규모의 야심 찬 전략을 공개했다. [사진=NASA]

정거장 옮길 ‘특수 예인선’ 2031년까지 완성… 기업들 참여 요청

공식적으로 ‘미국 탈궤도 차량’(USDV: US Deorbit Vehicle)라고 불리는 이 특수 우주 예인선은 지구 상공 175마일 위치에 있는 ISS를 궤도 약 75마일까지 조종하여 태평양으로 끌어내리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이 혁신적인 프로젝트에 대한 제안은 늦어도 11월 17일까지 예상된다. ISS의 단계적 폐기는 2026년에 시작될 예정이며 NASA는 정거장이 자연적으로 붕괴되기 시작하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하버드 대학의 천체물리학자 조나단 맥도웰(Jonathan McDowell) 교수는 “이것은 특히 미르(MIR) 우주 정거장에서 이전에 수행된 적이 있다. ISS를 구성하는 많은 양의 물질들이 온전하게 바다에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MIR는 러시아(옛 소련)가 1986년 발사한 인류 최초의 우주정거장이다. 러시아어로 ‘평화’를 뜻하는 MIR는 과거 냉전시대에 미국과 러시아 간의 우주개발 경쟁의 산물로 탄생했다.

그러나 오히려 상호협력을 통해 더 큰 과학적 진보를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명실공히 세계 최초의 우주정거장으로 탄생한 MIR는 2001년 3월 23일, 태평양에 수장, 폐기될 때까지 지구 궤도를 8만8000여 회를 돌고 36억km를 날았다.

또한 1만6500여 건의 과학실험이 수행되는 등,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우주정거장’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최초의 러시아 우주정거장 MIR와 같은 전철 밟아

우주 개발을 향한 과학적 열정 ‘MIR’는 국가간 경쟁을 넘어 ‘협력을 통한 진보’라는 한층 발전된 교훈을 남겼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다국적 플랜인 국제우주정거장(ISS) 계획이 개발되어 현재 세계가 함께 우주 개발을 향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맥도웰 교수는 “여기에 까다로운 것이 있다. ISS는 약 250km 고도 아래까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후에는 특별한 USDV 우주선이 필요하다. 마치 돌풍이 많이 부는 고속도로를 운전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그 도로를 통과하려면 많은 힘이 필요하다. ISS가 통제력을 잃고 흔들리기 시작하면 로켓 엔진을 특정 방향으로 안정적으로 향하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버드 대학의 천체물리학자 조나단 맥도웰 교수.
하버드 대학의 천체물리학자 조나단 맥도웰 교수.

NASA의 첫 번째 단계는 ISS가 자연적으로 붕괴되도록 하기 위해 지구 표면 위 약 250마일에서 200마일로 궤도를 줄이는 것이다.

이 점진적인 과정은 몇 년에 걸쳐 진행된다. 2030년에 ISS 상주 승무원은 필수 장비를 확보하고 지구로 마지막 하강을 시작하게 된다.

 태평양에 떨어져 역사 뒤안길로 사라져

ISS는 지구를 향해 계속 하강해 175마일의 중요한 '돌아올 수 없는 지점(point of no return)'에 도달한다. 이 시점에서 10억 달러의 우주 예인선은 ISS를 궤도 밖으로 밀어내기 위해 힘을 발휘한다.

이어지는 재진입에서는 ISS가 시속 1만8000마일이라는 놀라운 속도로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오면서 이 정거장의 외부 구성 요소가 녹고 내부 하드웨어가 사라지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재진입 과정에서 남은 잔존물은 태평양의 지정된 지역에 안착돼 최종 안식처로 들어가게 된다. 오랜 ISS의 수명이 다하는 순간이다.

ISS의 역사는 1984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그해 1월 25일 국정연설에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NASA가 10년 이내에 완료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ISS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최초의 ISS 구성품은 1998년 12월 4일에 우주로 발사되었다. 그로부터 2년 후에 정거장이 운영되기 시작했다. 

2000년 11월 첫 번째 승무원이 도착한 이후 ISS는 20개국에서 250명 이상의 방문객을 맞이했다.

ISS는 당초 15년의 서비스 기간 후 해체될 예정이었는데,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초과된 일정이었다. 그러나 오랜 기간으로 인한 마모와 노후화로 폐기돼 결국 우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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