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코끼리물범에 이어 브라질 바다표범과 바다사자 집단 폐사
최대 닭고기 수출국 브라질, 아직까지 조류독감 사례 없어
일반적으로 사람은 감염시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브라질 남부 해안에서 최소 522마리의 바다표범과 바다사자가 죽은 채 발견됐다고 동물 보건당국이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브라질은 지난 5월 야생조류에서 여러 건의 조류독감 사례가 확인된 후 이 질병에 대한 동물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보건 당국은 지난달 히우그란지두술(Rio Grande do Sul) 주에서 해양 포유류에서 이 조류 독감이 처음으로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최근 조류 독감으로 브라질 남부 해안에서 최소 522마리의 바다표범과 바다사자가 죽은 채 발견됐다. 아르헨티나에서는 1300마리의 코끼리물범이 집단 폐사했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조류 독감으로 브라질 남부 해안에서 최소 522마리의 바다표범과 바다사자가 죽은 채 발견됐다. 아르헨티나에서는 1300마리의 코끼리물범이 집단 폐사했다. [사진=픽사베이]

최대 닭고기 수출국 브라질, “아직까지 조류독감 사례 없어”

세계 최대의 닭고기 수출국인 브라질은 가축화된 조류나 상업적인 가금류에서 조류 독감이 발생한 사례가 없다고 보고했다.

히우그란지두술 주 농업부는 죽은 바다표범과 바다사자가 해안을 따라 여러 지점에서 발견되었다고 발표했다.

죽은 해양 포유류 가운데 일부는 브라질과 우루과이 국경 근처에서 발견되었으며, 최근에는 수백 마리의 바다표범과 바다사자가 조류 독감으로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브라질만이 아니라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 등 남미에서 해양 동물 집단 폐사 사례가 여러 차례 보고되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브라질은 상업적인 가금류 사육장에서 조류독감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류독감이 없는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브라질은 국제 시장에서 전체 가금류의 약 35%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가금류 생산 수출국이다.

히우그란지두술 주 농업부는 성명을 통해 “조류독감 사례가 없는 국가로 분류되었기 때문에 특별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가금류나 계란을 섭취해도 아무런 위험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에 앞서 남미 아르헨티나의 코끼리물범(남방코끼리물범) 서식지인 추부트(Chubut) 해안에서 수천 마리 물범이 집단 폐사한 것으로 나타나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아르헨티나, 1300마리 코끼리물범 집단 폐사

부에노스아이레스 헤럴드(Buenos Aires Herald)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남부의 추부트 동식물국은 이 지역 해안에서 조류독감으로 인해 사망한 새끼 코끼리물범의 수는 1300마리로 확인했으며, 이는 기록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라고 발표했다.

동식물국 관계자는 “대서양 연안에서 시체가 계속 발견되었으나, 이제는 모니터링이 완료되고 모든 통계가 검토돼 수치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추부트주의 발데스 반도는 남미에서 가장 큰 코끼리물범 서식지가 있는 곳이다.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 캠퍼스(UC 데이비스)와 부에노스아이레스 중앙국립대(UNICEN) 공동 연구팀과 함께 실태 조사에 나선 야생동물보존협회(WCS)WCS는 죽은 개체는 주로 새끼 코끼리물범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새끼 폐사율이 높은 것에 주목했다. 올해 새기 폐사율은 56∼74%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WCS는 관련 보고서에서 "일반적으로 남방코끼리물범 번식기(9∼10월) 동안 새끼 폐사율은 1% 미만으로 유지된다"며 "그 기록은 아르헨티나에서 지난 수십년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해안 지역에서 관찰된 성체 개체 수 역시 평소보다 40∼70%의 감소했다고 WCS는 전했다.

종종 동물에게 치명적인 조류 독감에 대한 치료법은 아직까지 없다.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아주 드물게 나타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인간을 감염시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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