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에게 인슐린 과다 투여해 살인
당뇨를 낮추는 인슐린, 과다 투여하면 저혈당으로 사망
지난 8월 영국 신생아에 인슐린 과다 투여해 7명 살해해 충격

인슐린은 혈액 속의 포도당의 양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인슐린이 결핍되면 많은 조직에서 포도당의 섭취가 저하되고 간에서 포도당 방출량이 증가하여 고혈당 상태, 즉 당뇨병을 일으킨다. [사진=픽사베이] 
인슐린은 혈액 속의 포도당의 양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인슐린이 결핍되면 많은 조직에서 포도당의 섭취가 저하되고 간에서 포도당 방출량이 증가하여 고혈당 상태, 즉 당뇨병을 일으킨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지난 8월 영국의 한 간호사가 병원 신생아실에서 인슐린 등을 신생아에 과다 투여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받은 데 이어 미국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환자 2명을 약물 과다 투여로 살해해 체포됐던 전 펜실베이니아 요양시설 간호사가 그 외에도 10여명을 추가로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3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인슐린을 투여해 두 명의 환자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 전직 간호사는 더 많은 살인 혐의를 받고 있으며 다른 여러 곳에서 19명을 추가로 살해하려 했다고 자백했다고 당국이 밝혔다.

당뇨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에게 인슐린 과다 투여해 살인

지난 5월 헤더 프레스디(Heather Pressdee, 41세)는 자신이 치료하던 환자 3명을 인슐린 주사로 살해하려 했다고 당국에 인정해 2건의 살인 혐의와 1건의 살인 미수 혐의로 체포됐다.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검찰총장실은 전날 전직 요양시설 간호사 프레스디를 살인 및 살인미수 등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5월 인슐린을 과다 투여해 요양시설 환자 2명을 살해하고 1명을 살해하려 시도한 혐의로 프레스디를 체포해 기소한 바 있다.

주 검찰이 발표한 새로운 혐의에는 2건의 1급 살인과 17건의 살인미수, 그리고 돌봄에 의존하는 환자를 방치한 혐의 19건이 포함되었다.

프레스디는 2일 기소되었지만 그녀가 어떤 항변을 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자신의 변호사에게 남긴 메시지는 아직 반환되어 공개된 상태가 아니다.

미셸 헨리(Michelle Henry) 주 검찰총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프레스디 씨에 대한 혐의는 충격적이다. 환자를 돌본다고 신뢰받는 간호사가 어떻게 고의적이고 체계적으로 환자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은 프레스디가 요양시설 환자 19명을 상대로 당뇨병 여부와 전혀 상관없이 의도적으로 인슐린을 과다하게 투여해 살해했거나 살해하려 한 것으로 파악했다.

프레스디의 돌봄을 받은 환자 중 사망자는 17명에 달했지만 1급 살인 혐의는 사망 인과관계가 ‘물리적 증거’가 입증된 경우에만 적용됐다.

법무장관실에 따르면, '물리적 증거'가 이용 가능한 경우에만 프레스디 씨에 대해 1급 살인 혐의가 제기되었습니다.

환자 2명에 인슐린을 과다 투여해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던 전 펜실베이니아 요양시설 간호사 헤더 프레스디(41세)가 그 외에도 10여명을 추가로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환자 2명에 인슐린을 과다 투여해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던 전 펜실베이니아 요양시설 간호사 헤더 프레스디(41세). 그녀는 그 외에도 10여명을 추가로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당뇨를 낮추는 인슐린, 과다 투여하면 저혈당으로 사망

17건의 살인 미수 혐의는 “피해자가 과도한 인슐린 투여에서 살아남았거나 사망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에 적용됐다. 피해자의 연령대는 적게는 43세부터 많게는 104세 고령자까지 총 22명에 이른다.

프레스디는 직원이 적은 야간 근무 시간대 환자가 즉시 입원해야 할 정도는 아닌 수준의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골라 인슐린을 과다 투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에 앞서 영국의 한 간호사는 병원 신생아실에서 아기 7명을 살해하고 6명을 살해 시도한 혐의로 기소되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 간호사의 이름은 루시 렛비(Lucy Letby)로, 당시 33세의 여성이었다.

그녀는 2015년 6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잉글랜드 북부의 체스터 백작 부인 병원(Countess of Chester Hospital) 신생아실에서 일하면서, 체내에 공기를 주입하거나 인슐린을 투여하고 우유를 강제로 먹이는 등의 방식으로 남아 5명, 여아 2명을 살해했다.

이 중에는 쌍둥이 둘 다 살해되거나 세 쌍둥이 중 둘이 살해된 경우도 있었으며, 살아남은 아이들도 심각한 장애를 갖게 돼 영국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인슐린은 혈액 속의 포도당의 양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혈당량이 높아지면 췌장에서 혈액으로 분비되고, 혈액 내의 포도당을 세포로 유입시켜 글리코겐의 형태로 저장시키도록 하며 지방조직에서 포도당의 산화 및 지방산으로의 전환을 돕는다.

인슐린이 결핍되면 많은 조직에서 포도당의 섭취가 저하되고 간에서 포도당 방출량이 증가하여 고혈당 상태, 즉 당뇨병을 일으킨다. 그래서 인슐린은 주로 당뇨병에 걸린 환자에게 주사로 처방된다.

따라서 인슐린이 과다하게 투여할 경우 저혈당으로 목숨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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