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폭염으로 인한 스트레스 견디지 못해 죽어
식물 대부분, 가뭄에 강하지만 폭염에 아주 약해… 일반적인 상식과 달라
가뭄에 아주 강한 소나무, 폭염 앞에서는 맥 없이 무너져

어린 나무들이 더 크지 못하고 죽는 사례가 많이 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 스트레스가 가장 큰 요인이다. 예상과 달리 대부분의 식물은 가뭄에는 강한 편이지만 더위가 계속되는 폭염에는 맥 없이 무너진다. [사진=어스닷컴]  
어린 나무들이 더 크지 못하고 죽는 사례가 많이 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 스트레스가 가장 큰 요인이다. 예상과 달리 대부분의 식물은 가뭄에는 강한 편이지만 더위가 계속되는 폭염에는 맥 없이 무너진다. [사진=어스닷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때로 들리는 야생 동물의 소리와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소리만이 평온을 깨뜨리는 푸른 숲의 깊은 곳. 그러나 이 곳의 어린 나무들 사이에서 소리 없는 위기가 펼쳐지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의 기후 과학자이자 수목전문가인 돈 포크(Don Falk) 교수는 숲을 하이킹하는 중에 우연히 죽은 묘목을 발견했다.

이 묘목은 나무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소위 ‘(생리적인 건강) 재생 실패(recruitment failure)’로 알려진 우려되는 현상이다. 이 발견은 기후변화에 직면한 산림의 회복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어릴 때 폭염으로 인한 스트레스 견디지 못해 죽어

이 ‘재생 실패’는 숲의 자연적 복원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어린 나무가 기후변화 충격으로 인해 건강상의 이유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광범위하게 고사(枯死)하는 것을 의미한다.

포크 교수는 환경과학 분야에서 존경받는 세계적인 전문가로 다가오는 미래의 생태학적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의 관찰과 후속 연구들은 어린 나무 개체군의 자연 회복에 있어서 걸림돌이 되는 문제들에 대한 트렌드를 강조한다.

그는 한 세대의 묘목이 대규모로 죽는 것은 단순히 국지적인 문제가 아니라 더 큰 생태학적 격변의 경고 신호라고 강조한다.

어린 나무의 '재생 실패'는 심각한 위협이다. 이는 어떤 재앙이 발생한 이후 숲의 자연적 복원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어린 나무가 광범위하게 말라 죽는 것을 의미한다고 포크 교수는 설명했다.

애리조나 대학의 교수직만이 아니라 주요 환경 연구 기관에서 여러 직책을 맡고 있는 그는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과 역병 등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산림 재생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 이변이 나무의 ‘재생 실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포크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가뭄과 더위가 지속되는 기간 중 생후 4년 된 다섯 가지 종류의 나무들의 반응을 면밀히 조사했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종들 사이의 각기 다른 다양한 수준의 가뭄 내성을 밝혀냈다. 흥미롭게도 모든 종의 어린 나무들은 폭염에 대해서는 예상보다 높은 회복력을 나타냈다.

대부분의 식물, 가뭄에는 강하지만 폭염에 아주 약해… 일반적인 상식과 달라

가뭄 시뮬레이션에서 일부 종은 장기간의 물 부족에 굴복했다. 그러나 어린 소나무는 놀라운 내구성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어린 소나무는 물 없이도 최대 36주 동안 생존했다.

가뭄에 탄력적인 종은 따뜻하고 낮은 고도보다는 더 시원하고 높은 고도에 익숙한 종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기대와는 다르다.

연구원들은 다시 전형적인 폭염 조건을 시뮬레이션해서 일주일 동안 온도를 크게 높여 모든 종에 걸쳐 노출시켰다.

묘목의 죽음의 순서는 가뭄 시뮬레이션 실험의 순서와 거의 일관되게 유지되었다. 그러나 고사까지 시간은 가뭄으로 인한 고사까지 시간보다 빨랐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의 일반적인 상식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나무의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 근본적인 가뭄 조건을 크게 꼽지만 폭염으로 인한 부정적 충격이 더 크다는 것이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의 기후 과학자이자 수목 전문가인 돈 포크 교수. 그는 교수직 이외에도 주요 환경연구기관에서 여러 직책을 맡고 있다.  [사진: 미국 애리조나 대학]

가뭄에 아주 강한 소나무도 폭염에는 무너져

연구팀이 얻은 통찰력은 학문적인 것 이상이다. 이것은 산림 관리자에게 새로운 행동을 촉구하는 것이다.

어린 소나무와 같은 종의 놀라운 회복력은 대규모 나무 멸종의 여파로 무엇을 심을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공동 저자인 데이비드 브레쉬어스(David Breshears) 명예 교수는 “이 연구는 미래의 산림 관리 전략을 안내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난화로 인해 열 조건이 크게 악화될 경우 과연 어떤 품종을 심고 키워야 할지, 미래 풍경을 형성하기 위해 결정을 내리는데 구체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지구가 전례 없는 기후변화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연구팀의 발견은 산림 보존 노력의 중요한 퍼즐 조각이 되었다. 어린 나무의 ‘복원 실패’는 학문적인 용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어린 나무들의 죽음에서 관찰되는 소리 없는 위기는 우리 숲이 존재하는 미묘한 균형을 극명하게 일깨워준다.

지속적인 연구와 산림 관리에 대한 정보를 통해 이러한 균형이 유지되어야 다음 세대를 위한 중요한 생태계의 미래를 보호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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