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미국인도 안 믿어… ‘유효한 개념'이라는 응답 36%에 불과
성공 가능성, 작년에 비해 반으로 줄어들어
원래 종교 박해를 피해 온 “기회의 땅”에서 나온 말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배경에 관계없이 성공할 수 있다”는 명제인 아메리칸 드림은 많은 미국인들의 마음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36%만이 아메리칸 드림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대답했다. 사진은 뉴욕의 한 노숙자의 모습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배경에 관계없이 성공할 수 있다”는 명제인 아메리칸 드림은 많은 미국인들의 마음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36%만이 아메리칸 드림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대답했다. 사진은 뉴욕의 한 노숙자의 모습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은 미국인의 실현 가능한 이상향이다. 텃밭을 미국으로 옮기는 많은 해외 이민자들도 바로 이러한 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배경에 관계없이 성공할 수 있다”는 명제인 아메리칸 드림은 많은 미국인들의 마음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WSJ과 시카고대학의 여론조사센터(NORC)가 공동으로 미국 성인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36%만이 아메리칸 드림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대답했다.

이젠 미국인도 안 믿어… ‘유효한 개념'이라는 응답 36%에 불과

WSJ-NORC가 지난달 19일부터 24일까지 유권자로 등록된 미국인 1163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아메리칸 드림은 과거에는 사실이었지만, 현재는 아니다”라는 답변이 45%로 가장 많았다.

지난 2012년에는 아메리칸 드림이 유효한 개념이라는 답변이 53%로 과반이었지만, 11년간 17%포인트나 감소한 것이다. 2016년에는 48%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WSJ가 미국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여론조사에서 약 68%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올해 조사에서는 거의 반으로 떨어졌다.

이에 비해 “아메리칸 드림은 미국 사회에서 한 번도 진실이었던 적이 없다”는 부정적인 답변은 18%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대 중반까지 아메리칸 드림의 존재를 부정하는 비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경제와 정치 시스템에 대한 불신감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0%가 “미국의 경제와 정치 시스템이 나 같은 사람에 대해 불리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39%만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현재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인 쪽이 우세하나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말은 작가이자 역사학자인 제임스 T. 애덤스가 대공황이 한창이던 1931년 베스트셀러 ‘미국의 서사(Epic of America)’에서 처음 만들어낸 용어다.

원래 종교 박해를 피해 온 “기회의 땅”에서 나온 말

'미국 경제에 대해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훌륭하다'나 '좋다' 등 긍정적인 답변은 35%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조사에서 같은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을 한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현재 미국 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응답자의 비율은 65%로 조사됐다.

“기회의 땅”을 의미하는 아메리칸 드림은 초기 이민자들이 종교박해를 피하거나, 계급상 제한에서 벗어나 토지와 일자리를 얻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생긴 말이다.

이는 미국에서는 개개인이 계급, 종교, 인종에 관계없이 근면(hard work)과 자유로운 선택을 통해 삶의 목표를 추구하고 실현할 수 있다는 소망을 의미하는 말로 자리를 잡았다.

원래 이 용어는 작가이자 역사학자인 제임스 T. 애덤스(James Truslow Adams)가 대공황이 한창이던 1931년 베스트셀러 ‘미국의 서사(Epic of America)’에서 처음 만들어낸 용어다.

그는 이 책의 결론부에서 "아메리칸 드림"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 용어를 "능력이나 업적에 따라 모든 사람의 삶이 더 좋고, 더 풍요롭고, 충만해야 하며, 각자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땅에 대한 꿈"이라고 설명했다.

아담스는 “유럽 상류층은 도달하기 어려운 꿈이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에 지치고 불신하게 됐다. 남자와 여자는 출생이나 지위의 우연한 상황에 관계없이 타고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모습을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1950~60년대 미국 사회는 의사나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 가정이 아니라도 남편이 벌어다 준 봉급으로 행복한 삶과 문화생활을 영위하기 충분했다. 이에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 미국 땅을 밟았다.

오늘날 미국 사회가 민족주의로 회귀함에 아메리칸 드림이 가진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전 세계인의 마음속에 새겨진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환상은 시대는 여전히 미국인 마음 속에 이상적인 명제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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