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마 ‘브럼비’, 너무 빨리 늘어나 생태계 전체 위협
원래 자연적인 야생마가 아니라 정착지에서 탈출한 말들
다른 동물 종의 멸종에 커다란 위협 요인 돼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하루가 다르게 포유류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뉴스가 들어온다. 그러나 호주의 야생마는 그렇지 않다. 너무 많아서 탈이다. 생태계를 위협할 정도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호주는 야생마 개체수가 지나치게 많이 늘어나자 '공중 사격(aerial shooting)'을 통한 도살 처분을 다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정부는 호주 최대 국립공원인 코지어스코 국립공원 내 '브럼비(Brumby)'라는 야생마 1만9000마리를 2017년까지 3000마리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살처분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호주는 야생마 개체수가 지나치게 많이 늘어나자 '공중 사격'을 통해 통한 도살 처분을 다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호주는 야생마 이외에도 돼지나 사슴 등 다른 동물에 대해서도 도살 처분을 실시해 왔다. [사진= Save the Brumbies]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호주는 야생마 개체수가 지나치게 많이 늘어나자 '공중 사격'을 통해 통한 도살 처분을 다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호주는 야생마 이외에도 돼지나 사슴 등 다른 동물에 대해서도 도살 처분을 실시해 왔다. [사진= Save the Brumbies]  

야생마 ‘브럼비’, 너무 빨리 늘어나 생태계 전체 위협

호주에서는 개체수가 너무 많이 늘어나는 야생마 수를 줄이기 위해 헬리콥터나 비행기를 이용, 공중에서 사격해 도살처분 하는 방식이 합법이다.

특히 호주에서 야생동물이 가장 많은 NSW주에서는 야생마 외에도 돼지나 사슴 등 다른 야생동물에도 이 조치를 허용한다.

NSW주 당국 관리들은 "공중 사격"에는 요원이 헬리콥터에서 말을 사격하는 것이 포함되며, 이는 지방 정부가 이미 11월에 이미 시도한 전술이라고 밝혔다.

그들은 11월 시험기간 이틀에 걸쳐 야생마 270마리를 쏘아 도살했고, 수의사들은 헬리콥터에 동행해 관찰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수의사가 현장에 있는 말 43마리를 검사한 결과 "동물 복지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성명에서 "총격에서 무감각(죽음)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5초"라며 “치명상을 입지 않고 고통을 보인 말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또한 "야생마 한 마리를 죽이는 데 평균 7.5발의 총알이 사용되었다”고 덧붙였다.

다른 동물 종의 멸종에 커다란 위협 요인 돼

하지만 일부 동물보호 단체에서는 이 도살 처분 방식이 너무 끔찍하다는 거센 반대에 부딪혀 최근 몇 년 동안은 사용하지 않았다.

코지어스코 국립공원 당국도 2000년 브럼비를 대상으로 공중 사격 살처분을 실시한 뒤 이 방식을 쓰지 않고 있다.

그 사이 브럼비의 개체수가 너무 많이 늘어나면서 식물 생태계를 파괴하고 토양 침식을 증가시켜 물웅덩이를 더럽히며 야생 동물 굴을 무너뜨려 다른 동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이 때문에 2021년 NSW주는 6년 내 브럼비 수를 3천마리 수준으로 줄이겠다며 사냥을 통한 개체수 감축에 나서기로 했지만, 차를 타고 다니면서 사냥하는 방법으로는 개체수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자 환경 보호 단체들을 중심으로 공중 사격 살처분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결국 주 당국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원래 자연적인 야생마가 아니라 정착지에서 탈출한 말들

지난 5월 정부 과학 위원회는 호주의 야생마 개체 수는 너무 많아져 멸종 위기에 처한 여섯 종의 동물의 "최종 멸종을 초래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페니 샤프 NSW주 환경부 장관은 공중 사격을 재개하는 것이 매우 꺼려지지만 브럼비로 인해 32종의 동물들이 위협을 받고 있다며 "생태계 전체가 위협받고 있다. 우리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주인들이 야생마 또는 브럼비라고 부르는 이 말은 자연산 야생마가 아니다. 유럽 정착민이 대륙으로 가져온 뒤 탈출했거나 잃어버린 말들의 후손이다.

그들은 종종 토양을 압축하고 침식하고, 수원에서 배변하고, 나무를 씹어 지역 환경을 파괴할 수 있는 해로운 종으로 간주되고 있다.

한편 야생마 보호 지지자들은 야생마가 호주 유산의 일부라고 주장하면서 공중 총격 사건이 재개된 것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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