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 HMM(구 현대상선) 인수전의 최종 승자로 결정됐다.

산업은행(이하 산은)과 해양진흥공사(이하 해진공)는 지난 18일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의 계열사 팬오션과 JKL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HMM 매각 대상 주식 수는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 지분 57.9%(3억9879만156주)로 인수가는 6조4000억원에 달한다. 경쟁자였던 동원그룹의 입찰가와는 1000억원 안팎의 차이가 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그룹은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기업결합 심사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닭고기'로 잘 알려진 하림은 지난 2015년 국내 최대 벌크선사 팬오션(옛 STX팬오션)을 인수하며 업종을 확장했다.

하림은 이번 HMM 인수를 계기로 그룹 전체의 사업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림그룹은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집계 기준 자산 17조원으로 재계 27위에 있다. 하림이 인수하려는 HMM은 자산이 이보다 8조8000억원 많은 25조8000억원(19위)다.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이 HMM을 인수할 경우 하림과 HMM의 자산을 합치면 42조8000억원으로 불어나 CJ그룹(40조7000억원)을 제치고 KT(45조9000억원)에 이어 재계 13위에 오르게 된다.

하림그룹은 인수주체인 팬오션(벌크선사)이 컨테이너선 중심인 HMM의 약점을 보완하고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최근 해운업황이 최악의 상황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이번 HMM 인수가 '승자의 저주'로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HMM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7% 급감하는 등 녹록치 않은 환경에 처해 있다.

특히 인수가인 6조4000억원은 하림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보유액(10조원)의 60%가 넘어 이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하림은 현재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JKL파트너스와 유가증권 매각, 영구채 발행, 선박 매각 등으로 인수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무리한 자금 조달과 함께 향후 발생할 막대한 금융비용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하림은 주위에서 우려하고 있는 자금 조달은 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3조원이 넘는 인수금융 투자확약서(LOC)를 발급받았지만 실제 인수대금을 마련할 땐 인수금융으론 2조원을 넘기지 않을 계획"이라며 "각종 금융비용이 적은 건 아니지만 그룹이 충분히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도 "팬오션 인수 경험을 바탕으로 HMM의 경쟁력을 높여 일각에서 제기하는 '승자의 저주' 우려를 씻겠다"며 "한국을 세계 5대 해운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하림의 HMM 인수 소식에 주식시장은 크게 반기고 있다.

우선 하림은 이날 장 시작과 함께 주가가 급등했으며 한때 상한가에 도달하기도 했다. 하림은 19일 오전 10시 36분 현재 전날보다 17.56%(510원) 상승한 3415원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간 HMM도 전 거래일보다 2.11%(370원) 오른 1만7910원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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