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영업이익 모두 3분기 연속 감소...증권가에선 올해도 '흐림' 전망
신작 'TL' 저조한 흥행 성적 뼈아파...지속적인 유저 소통은 '긍정' 평가
단독대표 체제, 가족경영 해체...수익성 위주 경영 체질 개편 이어져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옥 전경. [엔씨소프트 제공=뉴스퀘스트]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옥 전경. [엔씨소프트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엔씨소프트(NC)가 지난해 3분기 연속 영업이익 적자, 신작 부진 등의 이중고를 겪으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엔씨소프트는 공동대표 체제를 선언하고 10년간 유지해오던 가족 경영까지 재편하는 등 경영 체질 개선을 통한 반등을 노리고 있다.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4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069억원과 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7%와 88.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인 175억원을 밑돌 것"으로 분석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도 "신작 '쓰론앤리버티'(TL)의 국내 성과가 부진하면서 글로벌 흥행 기대감도 많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와 올해 영업이익을 기존 추정치에서 각각 7%, 38% 하향 조정한 1410억원, 1980억원으로 예상했다.

실제 지난해 엔씨소프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분기 연속 감소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4분기 4788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4분기 4402억원, 3·4분기 4231억원까지 떨어졌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816억원에서 353억원, 165억원으로 급감했다.

◇ 11년만의 신작 'TL' 인기 저조...타사와의 게임 경쟁력 우위 확보 실패

엔씨소프트의 PC MMORPG '쓰론앤리버티'는 지난해 12월 7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엔씨소프트 제공=뉴스퀘스트]
엔씨소프트의 PC MMORPG '쓰론앤리버티'는 지난해 12월 7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엔씨소프트 제공=뉴스퀘스트]

게임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위기 원인으로 신작의 아쉬운 흥행몰이를 꼽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11년만에 대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TL)를 지난해 12월 7일 공개했다.

TL은 출시 이전 캐릭터 생성에만 20만명 이상이 몰리며 '제2의 리니지'에 버금가는 작품으로 평가받았으나 콘텐츠 자체에 대한 아쉬움과 최적화, 해킹 문제들이 연이어 발생하며 초반 기대만큼 흥행몰이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PC방 통계 서비스 '더로그'에 따르면 출시 이후 지난 한달간 TL의 PC방 점유율은 평균 0.4%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자사의 흥행작 '아이온'(0.5%), '리니지'(0.45%)보다 낮은 수준이며 같은 MMORPG 장르인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5%)나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0.7%)와 비교할 때 TL이 국내 게임팬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신규 유저들의 유입을 위해 엔씨소프트는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출시 한달 만에 두 차례 라이브 방송을 하며 이용자들의 날카로운 피드백을 반영했으며 다양한 유저친화적인 이벤트들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문섭 TL 디자인 디렉터는 지난 9일 진행된 라이브 방송에서 "유저들의 반응을 보며 (게임 방향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결정하고 있다"며 "피드백을 토대로 이용자들에게 더욱 만족스러운 게임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 칼 빼든 NC...적자 사업 과감히 정리, '글로벌'과 '장르 다각화' 집중

김택진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10월 16일 '지스타 2023' 현장을 방문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김민우 기자)
김택진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10월 16일 '지스타 2023' 현장을 방문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김민우 기자)

신작 부진 속에 엔씨소프트는 경영 효율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먼저 지난해 12월 11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로 선정한 것이다. 

이어 지난 8일에 김택진 대표의 배우자인 윤송이 사장과 동생인 김택헌 수석부사장이 각각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직을 사임하며 10여년 넘게 유지해오던 가족 경영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윤 사장과 김 부사장은 각각 2008년, 2013년부터 최고위 임원직을 맡아왔다.

동시에 최고사업책임자(CBO) 3인을 중심으로 개발 사업 조직을 개편하고 최고경영자(CEO) 중심의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아울러 적자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며 몸집 줄이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13일 인공지능(AI) 금융 전담 조직인 '금융비즈센터' 사업을 정리한다고 발표했으며 지난 4일에는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법인 정리를 선언했다.

대신 엔씨소프트는 '게임 장르 다각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에 초점을 맞춰 실적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가 올해 중으로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배틀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 이미지. [엔씨소프트 제공=뉴스퀘스트]
엔씨소프트가 올해 중으로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배틀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 이미지. [엔씨소프트 제공=뉴스퀘스트]

현재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0월에 열린 '지스타 2023'에서 관람객들의 많은 호평을 받았던 배틀크러쉬, 프로젝트 BSS, 프로젝트 G 등을 올해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이다. 

해당 게임의 장르들이 자사의 인기게임 '리니지'나 '블레이드&소울'과 같은 MMORPG가 아닌 만큼 엔씨소프트에겐 새로운 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택진 대표는 '지스타 2023'에서 "게임 세대가 계속해서 새롭게 바뀌는 만큼 엔씨소프트가 그 영역을 새롭게 선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어떤 프로젝트든지 초짜의 모습이 아닌 많은 경험을 쌓은 것을 바탕으로 이용자들에게 만족을 드리고 싶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울러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TL'의 글로벌 출시도 앞두고 있다. 해외 게이머들은 게임 내 탄탄한 스토리와 탐사 콘텐츠 등에 대해 호평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게임사의 핵심적인 역할은 게임 경쟁력 확보인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게임 유저들에게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며 "올해에는 글로벌 출시와 장르 다각화를 중점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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