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벅 노화연구소, OXR1 유전자에서 그 비밀 찾아
초파리 실험에서도 같은 효과 확인해
열량 제한하면 OXR1 유전자 발현 증가…인지기능 퇴화 늦추고 수명 연장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미국 벅 노화연구소(Buck Institute for Research on Aging) 연구팀은 소식(小食)과 관련, 인지 건강, 뇌 노화 및 장수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견을 했다.

이 연구는 인지 저하를 늦추고 인간 수명을 연장하는 데 있어 적게 먹기의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간헐적 단식 및 저칼로리 다이어트와 같은 전략에 의해 강화되는 OXR1이라는 유전자에 의해 매개되는 신경세포 뉴런의 특이적 반응을 확인했다.

적게 먹는 소식은 인지 저하를 늦추고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열량 섭취를 제한하면 OXR1이라는 유전자의 발현을 활성화 해 인지기능을 높이고 세포를 산화 손상으로부터 보호한다. [사진=픽사베이]
적게 먹는 소식은 인지 저하를 늦추고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열량 섭취를 제한하면 OXR1이라는 유전자의 발현을 활성화 해 인지기능을 높이고 세포를 산화 손상으로부터 보호한다. [사진=픽사베이]

미국 벅 노화연구소, OXR1 유전자에서 그 비밀 찾아

다시 말해서 식사량을 줄이면 세포를 산화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OXR1(Oxidation Resistance1)’ 유전자가 자극돼 수명연장과 노화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다.

열량 섭취를 제한하면 건강이 개선되고 수명이 늘어난다는 사실이 초파리와 쥐 등 동물실험에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사람에게도 적용되는지, 어떤 메커니즘에 의한 것인지 등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케네스 윌슨(Kenneth Wilson) 박사는 “사람들은 적게 먹는다고 하면, 주로 소화기관이나 지방 축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한다”고 말했다.

윌슨 박사는 "그러나 뇌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이 OXR1은 뇌에서 중요한 유전자”라고 강조했다.

초파리와 인간 세포를 사용하여 수행된 실험에서 연구팀은 소식이 어떻게 노화를 지연시키고 신경퇴행성 뇌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지 밝혀냈다.

열량 섭취를 제한할 때 뇌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늘려주는 유전자가 초파리와 인간 세포에서 발견된 것이다.

공동 저자인 판카이 카파히(Pankaj Kapahi) 교수는 “우리는 소식이 신경을 중재하는 뉴런의 특이적 반응을 발견했다. 영양소를 제한하는 간헐적 단식이나 칼로리 제한과 같은 전략은 이 유전자의 수준을 높여 보호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열량 제한하면 OXR1 유전자 발현 증가…인지기능 퇴화 늦추고 수명 연장

공동 저자인 리사 엘러비(Lisa Ellerby) 박사는 “이 OXR1 유전자는 노화와 신경 질환을 예방하는 중요한 뇌 탄력성 인자”라고 강조했다.

엘러비 박사는 “이전에 소식으로 수명과 건강 기간이 향상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립되었지만, 우리 연구는 다양한 조직이 칼로리 감소에 반응하는 많은 가변성을 발견했다. 우리 연구는 이러한 가변성의 이유를 조사하기 위해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공동 저자인 믹구 벅 노화연구소의 리사 엘러비 박사.
공동 저자인 믹구 벅 노화연구소의 리사 엘러비 박사.

연구팀은 다양한 유전적 배경을 가진 초파리 200여 종을 정상 식단과 열량이 정상 식단의 10%인 식단으로 나눠 기르고 수명과 유전자 발현 등을 조사했다.

그들은 초파리에서 인간 유전자에 상응하는 유전자 2개를 포함해 5개의 유전자를 확인했다.

이들은 식이 제한 상황에서 장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다.

초파리 실험에서도 같은 효과 확인해

연구팀은 초파리의 "겨자(mustard, mtd)" 유전자와 이에 상응하는 인간 유전자인 OXR1에 초점을 맞춰 이 유전자가 세포를 산화적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열량 제한 그룹에서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는 특정 변이 유전자 5개를 확인하고, 사람과 생쥐에 OXR1이라는 대응 유전자가 있는 mtd 유전자의 작용을 상세히 분석했다.

인간에서 OXR1이 손실되면 심각한 신경학적 결함과 조기 사망을 초래하고, 이 유전자가 손실된 루게릭병(ALS) 모델 생쥐에 OXR1을 투여하면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험 결과 OXR1은 세포 단백질과 지질을 재활용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 복합체인 '리트로머'(retromer)에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윌슨 박사는 "리트로머는 세포로 유입되는 모든 단백질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메커니즘"이라며 리트로머 기능 장애는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초파리의 mtd 유전자와 이에 상응하는 인간의 OXR1 유전자는 단백질과 지질 이동을 조절하는 리트로머와 상호작용하며, 나이가 들수록 mtd나 OXR1 발현이 줄어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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