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계층의 여유로움만이 아니라 건강에 크게 기여
특히 홍차, 심장, 내장 및 뇌 건강을 향상시키는 이점 많아
건강상의 이점, 차의 종류와 거의 상관없어... 온도 차이도 관계없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차를 마시는 것은 경제적으로 풍요한 상류 계층이 여유로움을 즐기는 행위로 보인다. 사실 차는 영국을 비롯해 왕실과 귀족의 기호식품으로 사랑받아 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매일 차를 마시면 단순한 휴식보다 더 많은 이점을 가질 수 있다. 이 연구는 매일 차를 세 잔 이상 마시면 생물학적 노화 과정을 지연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중국 과학자들의 이번 발견은 특정 건강 증진 화합물이 풍부한 전통적인 발효 물질인 차가 수명을 연장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매일 차를 마시면 단순한 휴식보다 더 많은 이점을 가질 수 있다. 이 연구는 매일 차를 세 잔 이상 마시면 생물학적 노화 과정을 지연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사진=어스닷컴]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매일 차를 마시면 단순한 휴식보다 더 많은 이점을 가질 수 있다. 이 연구는 매일 차를 세 잔 이상 마시면 생물학적 노화 과정을 지연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사진=어스닷컴]

특히 홍차, 심장, 내장 및 뇌 건강을 향상시는 이점 많아

역사적으로 홍차는 특히 심장, 내장 및 뇌 건강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 잠재적인 건강상의 이점이 있는 기호식품으로 인식되어 왔다.

또한 동물 연구에 따르면 차에서 풍부하게 발견되는 플라보노이드(flavonoids)가 벌레와 파리, 그리고 생쥐에 이르기까지 유기체의 수명을 잠재적으로 늘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청두(成都)에 위치한 쓰촨 대학교 과학자들이 실시한 포괄적인 연구에는 37세에서 73세 사이의 영국인 5998명과 30세에서 79세 사이의 중국인 참가자 7931명이라는 두 집단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이 포함되었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차 종류(녹색, 홍차, 황차, 우롱차)와 매일 소비하는 평균 컵 수 등 차 소비 습관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혈압, 콜레스테롤, 체지방 비율과 같은 다양한 노화 지표를 평가하여 참가자의 생물학적 연령을 결정했다.

최근 국제학술지 ‘랜싯 지역 보건-서태평양(The Lancet Regional Health Western Pacific)’ 저널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차를 마시는 사람들은 생물학적 노화가 느린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차의 노출-신체적 반응 사이의 관계는 하루에 약 3잔의 차, 또는 6~8g의 찻잎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노화 방지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흥미롭게도 차를 마시다가 끊은 사람은 생물학적 노화가 가속화되는 속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하루 1억 잔 이상이 소비되는 최대 차 소비국 영국도 젊은이들이 차츰 커피로 돌아서면서 소비량도 계속해서 줄고 있다. [사진=UCLA Health]
하루 1억 잔 이상이 소비되는 최대 차 소비국 영국도 젊은이들이 차츰 커피로 돌아서면서 소비량도 계속해서 줄고 있다. [사진=UCLA Health]

건강상의 이점, 차의 종류와 거의 상관없어… 차의 온도도 무관

연구팀은 이러한 노화 방지 효과는 장내 미생물군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며, 차의 주요 생리 활성 물질인 폴리페놀(polyphenols)에 기인한다고 판단을 내렸다.

장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결과적으로 면역력, 신진대사 및 인지 기능 등 연령 관련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차에는 카테킨, 테아닌, 비타민C, 무기질 등 건강 성분이 풍부한데 특히 떫은 맛을 내는 카테킨은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

또한 테아닌의 경우 뇌파 가운데 알파파에 영향을 미쳐 긴장을 풀고 수면의 질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연구는 특정 유형의 차를 조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홍차를 마시는 영국인과 녹차를 주로 마시는 중국인 애호가 사이에 실질적인 차이가 없음을 발견했다. 

또한, 연구팀은 차를 마실 때 차의 온도와는 결과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사용하는 찻잔의 크기를 고려하지 않는 등 연구의 한계를 인정했다. 또한 이 연구는 순전히 관찰을 통한 연구였기 때문에 차를 마시는 것이 생물학적 노화를 늦추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하루에 약 1억 잔의 차를 소비하는 영국에서는 커피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특히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차 수요가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녹차, 홍차, 백차, 우롱차는 모두 ‘차나무’로 알려진 카멜리아 시넨시스(Camellia sinensis, 차의 학명) 식물에서 유래한다. 그러나 가공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독특한 특징이 있다.

이 차에는 세포를 손상시키고 노화와 암과 같은 질병의 원인이 되는 프리 래디컬(또는 유리기, free radicals)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항산화제가 풍부하다.

녹차, 홍차, 백차, 우롱차는 모두 ‘차나무’로 알려진 카멜리아 시넨시스(Camellia sinensis, 차의 학명) 식물에서 유래한다. 그러나 가공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독특한 특징이 있다. [사진=픽사베이]
녹차, 홍차, 백차, 우롱차는 모두 ‘차나무’로 알려진 카멜리아 시넨시스(Camellia sinensis, 차의 학명) 식물에서 유래한다. 그러나 가공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독특한 특징이 있다. [사진=픽사베이]

‘홍차’는 일본인이 녹차와 구별하기 위해 만들어… 영어는 ‘블랙 티’

홍차 어원은 19세기 중엽부터 홍차를 생산해 수출하려 했던 일본인이 자국내의 녹차를 일본차로 부르고 유럽인이 마시는 차를 차의 빛깔이 붉다고 하여 홍차라고 부르던 것을 그대로 받아들여 사용하기 시작했다.

유럽식 홍차의 기원은 16세기 중엽 중국에서 시작된다. 우룽차(Oolong tea)는 홍차보다 덜 발효된 것으로 원래 중국에서 만들어져 유럽에서 수입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강하게 발효된 우룽차가 유럽인에게 환영을 받으면서 일반 차로 자리를 잡게 된다. 녹차와 우룽차의 차이를 설명하는 통역 과정을 거치면서 영어 'Black Tea'의 어원이 되었다는 것이 현재 가장 강력한 가설이 되고 있다.

중국의 음료인 차가 유럽으로 들어간 것은 1610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에 의해서다. 1662년 찰스2세가 포르투갈에서 온 캐서린 왕비와 결혼하면서 영국에도 차 문화가 전해졌다.

이후 차는 영국에서 왕실과 귀족계층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18세기 초에는 영국이 차의 최대 소비국가가 되었다.

그 후 영국은 오랜 전쟁과 차의 가격폭락 등으로 인한 본토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당시 식민지이던 미국에 대한 차의 무관세 독점판매권을 제정했다.

1773년 식민지 자치정부의 지나친 조세간섭에 대해 불만을 품은 과격파들이 차 상자를 바다에 버린 이른바 ‘보스턴 차사건’은 미국 독립전쟁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영국의 왕 조지 3세는 막대한 차를 수입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중국에 아편을 판매해 번 돈으로 충당했다. 점점 더 많은 양의 아편을 판매해서 영국은 큰 이익을 보게 되지만, 아편전쟁(1840∼1842)이 발발하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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