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인간 활동이 주요인…산불과 기후변화도 크게 작용
“CMS의 1189종의 생물 중 5분의 1 이상이 위협 받고 있어”
낮과 밤 구분이 없는 빛 공해는 조류에 치명적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암컷 가죽등바다거북(leatherback sea turtles)은  세계에서 가장 용감한 생물 중 하나다. 둥지를 틀고 먼 바다에서 먹이를 찾기 위해 1만 마일까지 여행을 한다.

이 거북은 열대 동남아시아에서 해파리가 풍부한 알래스카의 차가운 바다까지 여행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렇게 먼 길을 여행한다는 것은 치명적인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구나 사람들이 쳐 놓은 어망, 밀렵꾼, 오염, 그리고 기후 위기로 인해 따뜻한 바다로 인해 거북이는 먹이를 찾기 위해 훨씬 더 멀리 이동해야 한다.

 암컷 가죽등바다거북(leatherback sea turtles)은 세계에서 가장 용감한 생물 중 하나다. 둥지를 틀고 먼 바다에서 먹이를 찾기 위해 1만 마일까지 여행을 한다.​​​​​​​​​​​​​​ 이 거북이는 멸종 위험에 처한 이동성 동물 가운데 하나다.  [사진=AZ Animals]
 암컷 가죽등바다거북(leatherback sea turtles)은 세계에서 가장 용감한 생물 중 하나다. 둥지를 틀고 먼 바다에서 먹이를 찾기 위해 1만 마일까지 여행을 한다. 이 거북이는 멸종 위험에 처한 이동성 동물 가운데 하나다.  [사진=AZ Animals]

​​​​​​​“CMS의 1189종의 생물 중 5분의 1 이상이 위협받고 있어”

12일(현지시간) UN 산하 기관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거북이들은 인간의 간섭으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수백 마리의 철새를 비롯한 이동성 동물 종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이 보고서는 인간과 기후 변화로 인해 ‘이동성 야생 동물 종 보존에 관한 협약(CMS)’에 등재된 1189종의 생물 중 5분의 1 이상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특히 고래, 상어, 코끼리, 야생 고양이, 맹금류, 새, 곤충 등 대부분의 동물 그룹의 종이 포함돼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이주 동물 실태에 대한 최초의 보고서에서 수십억 마리의 동물이 번식하고 먹이를 찾기 위해 매년 사막이나 평원, 바다를 가로질러 이동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이날부터 17일까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CMS 당사국 총회(COP14)에 맞춰 발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1979년 체결된 CMS 대상인 1189종 가운데 44%의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22%는 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인간 활동이 주요인…산불과 기후변화도 크게 작용

놀라운 것은 CMS 대상 58개 어종의 거의 전부인 97%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그 가운데서도 상어와 가오리의 멸종 위험이 컸다.

이 보고서는 이동성 종의 상태와 인간에 의해 극적으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그들이 어떻게 생존하려고 노력하는지를 평가한 최초의 연구 목록이다. .

사냥과 낚시, 착취 등과 같은 인간의 활동이 CMS 보호종의 70%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이 보고서는 지목했다.

서식지 감소는 이들 보호 종 가운데 최대 75%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뭄과 산불 등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이 늘어나는 것도 이주 동물에 피해를 주는 요인으로 꼽혔다.

기온이 따뜻하게 되면 일부 종은 더 멀리 이동하게 될 뿐만 아니라 연중 다른 시기에 이동하게 될 수도 있다. 이는 번식을 위한 먹이나 짝을 놓치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먼 거리를 이동하는 철새들을 비롯해 많은 조류들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낮과 밤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빛 공해 노출은 조류에게 치명적이다. [사진=DCCEEW]
먼 거리를 이동하는 철새들을 비롯해 많은 조류들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낮과 밤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빛 공해 노출은 조류에게 치명적이다. [사진=DCCEEW]

​​​​​​​낮과 밤 구분이 없는 빛 공해는 조류에 치명적

낮과 밤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빛 노출 공해로 인해 일부 종, 특히 조류의 이동은 더욱 위험해졌다.

보고서는 미시간 호숫가에 있는 시카고 건물인 맥코믹 플레이스 레이크사이드 센터( McCormick Place Lakeside Center)에서 1978년 이후 4만 마리 이상의 새들이 창문에서 흘러나오는 빛에 끌려 새들과 충돌해 죽은 사실을 지적했다.

일부 고래들의 좌초 죽음은 소음 오염과 관련이 있는 반면, 플라스틱 오염은 대형 철새 바닷새인 알바트로스의 사망률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고서는 각국 정부가 댐과 석유·가스 배관, 풍력 발전용 터빈 등 기반 시설을 설치할 때 보호종의 서식지나 이동 경로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

환경보호주의자들은 각국 정부가 2030년까지 전 세계 육지와 바다 면적의 30%를 자연을 위해 떼어놓겠다는 새 글로벌 생물다양성 협약에 따른 2022년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CMS의 에이미 프렌켈(Amy Fraenkel) 사무총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 보고서는 각국 정부가 이주 동물에 대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매우 분명한 방향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프렌켈 초장은 “이 피해를 입고 있는 동물들은 생태계의 일부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종들이 제거되거나 감소한다면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많은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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