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배출하는 총 수은의 10%, 산림 벌채에서 나와
아마존 열대우림 등은 수은 흡수원… 산림 벌채로 흡수 용량 줄어
일본의 ‘미나미타병’, 대표적인 수은 중독 사례

MIT News
최근 미국 MIT 대학 과학자들은 산림 벌채와 수은 배출 사이의 놀라운 연관성을 밝혀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대기 중으로 배출하는 수은의 약 10%가 전세계 삼림 벌채의 결과라고 한다. [사진=MIT News]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비단 이산화탄소 배출에서 끝나지 않는다. 최근 미국의 한 연구는 산림 벌채와 수은 배출 사이의 놀라운 연관성을 밝혀내면서 간과되었던 환경 문제를 재조명했다.

MIT 대학 과학자들이 주도한 연구에 따르면 매년 인간이 대기 중으로 배출하는 수은의 약 10%가 전세계 삼림 벌채의 결과라고 한다.

아마존 열대우림부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사바나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식물은 공기 중 독성 오염 물질인 수은을 제거하는 흡수원 역할을 한다.

인간이 배출하는 총 수은의 10%, 산림 벌채에서 나와

그러나 현재의 삼림 벌채 속도가 변하지 않거나 가속화된다면 연구원들은 순 수은 배출량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연구는 아마존 열대우림부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사바나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숲이 독성 오염 물질로부터 공기를 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이자 MIT의 데이터, 시스템, 사회 연구소(IDSS)의 애리 페인버그(Ari Feinberg) 전(前)박사후 연구원은 “이 발견은 특히 산림과 우림이 많은 열대 지역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페인버그 박사는 “우리는 특히 열대 지역에서 중요한 수은 배출원을 간과해 왔다. 대신 이산화탄소 배출에만 관심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이 연구는 아마존 열대우림만으로도 전 세계 육지에서 배출되는 수은 흡수원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은 오염을 크게 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아마존 삼림 벌채를 중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연구팀은 숲을 다시 만드는 재식림화(reforestation) 작업으로 전 세계 수은 흡수가 매년 약 5% 증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마존 열대우림 등은 수은 흡수원… 산림 벌채로 흡수 용량 줄어

연구의 주요 저자이자 MIT의 데이터, 시스템, 사회 연구소(IDSS)의 애리 페인버그 연구원 

연구팀은 재식림화가 중요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포괄적인 수은 오염 통제 노력의 필요성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삼림 벌채와 관련된 수은 배출을 보다 광범위한 환경 정책에 통합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역사적으로 삼림 벌채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의 초점은 주로 이산화탄소 배출에 맞춰져 왔다. 그러나 MIT의 새로운 연구는 글로벌 수은 순환의 문제점이 과소평가되고 있는 상황을 조명하고 있다.

수은은 이산화탄소와 달리 식물에 생물학적 기능을 제공하지 않고 대신 잎에 흡수되고, 다시 결국 토양으로 옮겨져 안전하게 보관된다.

이 과정은 수은이 수역에 유입되어 오염된 생선 섭취를 통해 인체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 강력한 신경 독성인 메틸수은으로 변하는 위험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다시 말해서 숲이 제공하는 중요한 생태계 서비스로 인해 수은을 토양으로 격리하여 해양에서 독성 메틸수은의 확산을 줄이는데 기여한다는 것이다.

페인버그 박사는 “토양에서 수은은 바다에 침전되었을 때보다 훨씬 더 단단히 결합되어 있다. 숲은 장기간에 걸쳐 수은을 격리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생태계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삼림 벌채로 인해 매년 약 200톤의 수은이 배출된다. 이는 인간이 배출하는 총 배출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브라질과 같은 국가에서는 삼림 벌채 배출량이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목표를 정한 정책 개입의 긴급히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수은이 유발한 질병은 1950년대 일본에서 발생한 미나마타 병이 대표적이다. 아세트알데히드 등의 화학물질을 생산하던 미나마타 시의 신일본질소 회사는 아세트알데히드 생산 과정 중 화학반응 촉매로 수은을 사용하였다.

당시 일본의 화학산업 분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이 회사는 미나마타 시 세금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번창했다.

그런데 1956년 한 소녀가 보행이나 대화가 힘들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고, 이후 비슷한 증세를 가진 환자들이 지역사회에 급증했다.

그들의 공통점은 인근 미나마타 만에서 잡은 물고기를 많이 먹은 주민들이었고, 이들이 먹고 남은 음식을 먹은 고양이들 역시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다.

“목욕하는 우에무라 도모코”(1971). 수은 중독으로 인한 미나마타 병의 참혹함을 전 세계에 알린 미국의 사진작가 W. 유진 스미스(W. Eugene Smith)의 작품. 어머니 우에무라 료코가 미나마타 병의 희생자인 그녀의 딸 도모코를 일본식 욕조에서 목욕시키는 장면이다. 도모코는 태아 때 메틸수은에 중독되었다.
“목욕하는 우에무라 도모코”(1971). 수은 중독으로 인한 미나마타 병의 참혹함을 전 세계에 알린 미국의 사진작가 W. 유진 스미스(W. Eugene Smith)의 작품. 어머니 우에무라 료코가 미나마타 병의 희생자인 그녀의 딸 도모코를 일본식 욕조에서 목욕시키는 장면이다. 도모코는 태아 때 메틸수은에 중독되었다.

20세기 최악의 환경 질환, 수은 중독의 미나마타 병

역학 조사 결과 질병의 원인이 회사가 방류한 폐수의 수은 성분으로 드러났다. 이후에도 발병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1959년 3월에는 2,265명에 달했고, 이 중 1,784명이 사망했다.

미나마타 병은 체내로 들어온 수은이 배출되지 않고 남아 신경세포를 마비시키는 치명적인 수은중독 증상이다.

수은중독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1980년대 온도계를 생산하는 한 공장에서 과도한 수은 증기에 노출되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故) 문송면 씨 사례이다.

수은중독은 식욕부진, 두통, 전신권태, 손 떨림, 불안, 기타 정신이상 등이 주요 증상이다.

수은은 소량 섭취하면 일시적으로 피부가 팽팽해지는 효과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진시황은 이를 남용하다 수은중독으로 코가 썩고 정신병이 생겨 폭정을 거듭하다 무사들에게 살해되었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한편 이 연구는 학술지 ‘환경 과학 및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저널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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