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취임식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 관련 비전 선포 예정
NH투자증권 차기 대표 선임 놓고,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갈등
109억원 규모 업무상 배임에 대한 금감원 조사도 부담

17년 만에 직선제를 통해 당선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1일 오후 취임식을 열고, 본격적인 회장 업무 수행에 나선다. 강 회장이 지난 7일 임기를 시작하며 서울 중구 농협본부에서 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17년 만에 직선제를 통해 당선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1일 오후 취임식을 열고, 본격적인 회장 업무 수행에 나선다. 강 회장이 지난 7일 임기를 시작하며 서울 중구 농협본부에서 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올해 초 17년 만에 직선제를 통해 당선된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회장 업무 수행에 나선다.

다만, 강호동 회장은 NH투자증권 차기 대표 선임, 109억원 규모 업무상 배임 등 농협중앙회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직면하면서 임기 초창기부터 리더십을 평가받게 될 전망이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강호동 회장 임기 시작과 맞물려 NH농협에 대한 수시검사에 착수하면서 금융권 일각에서는 ‘군기잡기’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11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강호동 제25대 농협중앙회장은 지난 7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첫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연이어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강 회장은 “구성원 모두가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을 만드는 데 앞장서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농협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농협의 모든 업무 추진과정에서 현장 직원들이 주역”이라며 “회장은 이를 뒷받침하는 후원자, 보조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취임식이 예정된 강 회장은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이라는 비전과 함께 임기 동안 추진할 구체적인 활동과 혁신 전략에 대해 소개할 전망이다.

강 회장은 지난 2020년 제24대 선거 낙마 후 재도전 끝에 ‘농민 대통령’을 맡게 됐지만, 임기 초반부터 해결해야 할 각종 현안들이 산재한 상태다.

우선 NH투자증권의 차기 신임 대표 선임 과정에서 강 회장이 지지하는 인물에 대해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태클’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NH투자증권 차기 대표이사 후보는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이 포함됐다.

강 회장은 후보군 중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지지하고 있지만,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유찬형 부회장의 전문성 부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찬형 부회장은 34년 동안 농협에서 근무한 내부 출신이지만, 상호금융 등에서 활동했을 뿐 다른 2명의 ‘증권맨’ 출신 후보들과는 증권업 경력이 크게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NH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11일 오전 회의 시간을 오후로 연기하면서 내부 조율에 나서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최종 후보자가 어떤 분이 될지는 우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달 초 불거진 109억4700만원 규모의 NH농협은행 업무상 배임 사고도 강 회장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업무상 배임 사고가 터진 후 금융감독원은 NH농협금융지주·NH농협은행에 대한 수시검사에 들어갔으며, NH투자증권·농협지주까지 검사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금감원이 수시검사에 착수할 날짜(3월 7일)는 강 회장의 취임 첫날로 자회사·손자회사에 이어 농협중앙회까지 조사 대상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심지어 금융당국의 강 회장에 대한 ‘군기잡기’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농협은 낙하산 인사,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와 관련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며 “선거운동 때부터 지배구조 개혁을 외쳐온 강 회장이 어떠한 결과물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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