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방과 적도 등 극한 지역의 생물들이 멸종 위험 더 높아
옥스포드 대학 연구팀, 4억8000년 전의 화석 등 연구해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위풍당당한 코끼리, 그리고 장난꾸러기 펭귄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많은 동물들이 기후 변화로 인해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과학자들은 지구의 기후 변화가 계속될 경우 어떤 동물들이 멸종 위험이 가장 큰지 확인하기 위해 바다 생물의 화석을 조사했다. 화석 기록에 나타난 동물의 멸종 패턴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무려 4억8500만 년 전의 화석 기록을 분석했다. 그들은 성게나 조개처럼 단단한 껍질을 가진 생물에 초점을 맞췄다.

기후변화로 많은 생물들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극지방과 적도 등 극한 기후 지역에 사는 동물들의 멸종 가능성이 더 높다. [사진=픽사베이]  
기후변화로 많은 생물들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극지방과 적도 등 극한 기후 지역에 사는 동물들의 멸종 가능성이 더 높다. [사진=픽사베이]  

옥스포드 대학 연구팀, 4억8000년 전의 화석 등 연구해

연구팀은 9200종의 25만 개가 넘는 화석을 조사했다. 그들은 어떤 종들이 다른 종들보다 생존할 가능성이 더 높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추적했다.

연구팀은 생물이 살기에 적합한 온도 등 이전에는 고려되지 않았던 요인에 관심을 가졌다. 그 결과 온도 변동이 클수록 위험 종이 더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온도 변화가 클수록 멸종 위험은 더 컸다.

이 연구는 급격한 기후 변화가 자연의 균형을 깨뜨려 종의 생존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섭씨 7도 이상 변화했을 때도 관찰했다.

연구팀은 또한 극지방처럼 매우 춥거나 더운 지역에 동물들이 기후 변화로 인해 더 큰 위험에 처해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수석 저자인 옥스퍼드대학 지구과학과의 쿠퍼 말라노스키(Cooper Malanoski) 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해양 무척추동물의 멸종 위험을 예측하는 지표이지만, 기후 변화가 멸종의 중요한 예측 변수로 오늘날 기후 변화에 직면한 생물 다양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매우 특정한 온도 범위에서만 생존할 수 있는 동물들이 가장 큰 멸종 위험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섭씨 15도 이하의 지역에서 사는 종이 멸종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존을 위해 매우 특정한 환경이 필요한 종에게 기후 변화가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다. 온도가 조금만 변해도 개체수가 줄어들거나 완전히 멸종될 수 있다.

극지방과 적도 등 극한 지역의 생물들이 멸종 위험 더 높아

동물의 크기는 생존과 번식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팀은 덩치가 작은 동물들이 완전히 멸종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결론은 내렸다.

왜냐하면 작은 생물이 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데 더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작은 동물은 덩치에 비해 에너지를 빨리 소모한다. 따라서 생존하려면 더 많은 음식이 필요하다. 음식을 찾기 어렵게 만드는 기후 변화로 인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또한 작은 동물은 수명이 더 짧고 더 많은 새끼를 빨리 낳는 경향이 있다. 이는 개체 수를 빠르게 증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개체 수를 줄이는 데에는 취약하다.

또 다른 문제는 작은 동물은 멀리 여행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현재 서식지가 엉망이 되어도, 또 먹을 것이 부족하더라도 멀리 이동을 할 수 없다는 약점이 있다. 따라서 완전 멸종 위험이 더 높다.

이 연구는 유명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저널 최근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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