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식품 버섯도 곰팡이 일종… 단백질, 지방, 항산화물질 풍부해
생명공학자로 변신한 전직 요리사가 개발한 아이디어
일반 고기 햄버거와 거의 비슷해… 무한정 자원, 건강식품으로 각광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곰팡이가 더럽다고? 그리고 병을 옮긴다고? 그럴지도 모른다. 페니실린의 푸른곰팡이를 생각하면 그렇고 장마철 습기가 가득한 방안에 피는 곰팡이를 보면 그러한 생각은 당연하다.

그러나 곰팡이는 자연 환경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대단한 단백질원이다. 미래의 지속가능한 스마트한 식품이 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식품으로 꼽히는 버섯을 생각하면 곰팡이에 대한 흉측한 혐오감은 사라질 것이다. 버섯이 바로 곰팡이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맛과 향, 그리고 영양에서 단연코 최고의 식품이다.

최근 미국의 한 과학자는 동아시아의 발효 식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누룩곰팡이를 유전자 변형시켜 고기 맛이 나는 '곰팡이 버거'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버섯과 사촌인 곰팡이는 단백질이 풍부하며 지방과 항산화물질도 많아 식품 산업에서 커다란 잠재력을 갖고 있는 소스다.  [사진=물마루된장학교] 
최근 미국의 한 과학자는 동아시아의 발효 식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누룩곰팡이를 유전자 변형시켜 고기 맛이 나는 '곰팡이 버거'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버섯과 사촌인 곰팡이는 단백질이 풍부하며 지방과 항산화물질도 많아 식품 산업에서 커다란 잠재력을 갖고 있는 소스다.  [사진=물마루된장학교] 

최고의 식품 버섯도 곰팡이 일종… 단백질, 지방, 항산화물질 풍부해

식품 산업이 글로벌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보다 지속 가능하고 혁신적인 솔루션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명공학은 특히 대체 단백질의 원천인 곰팡이 탐색을 강화하고 있다.

다양한 식물 왕국을 구성하고 있는 곰팡이는 단백질, 지방, 항산화물질, 향미 물질을 생산하는 다양한 종류의 유용한 성분을 가지고 있어 식품 산업에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식품 부문의 미개척 금광이 될 수 있다.

요리사 셰프에서 생명공학자로 변신해 현재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버클리 연구소)의 생명과학 분야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바유 힐-마이니(Vayu Hill-Maini)는 곰팡이의 유전적 잠재력을 활용하여 음식에 대한 우리의 생각에 혁명을 일으키며 이 탐구의 최전선에 서 있다.

유명한 생명공학 전문가인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의 제이 키슬링(Jay Keasling)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힐-마이니는 유전공학의 발전을 활용하여 식품 생산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힐-마이니는 “특정 부문의 일을 잘 하도록 진화한 유기체로부터 우리가 이익을 얻고 있다는 것이 합성 생물학의 근본적인 측면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하려는 것은 곰팡이가 무엇을 만드는지 살펴보고 이를 강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완전히 다른 종의 유전자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그는 말했다.

힐-마이니는 UC 버클리, 조인트 바이오에너지 연구소(Joint BioEnergy Institute) 및 덴마크의 바이오 지속 가능성을 위한 노보 노르디스크 재단 센터(Novo Nordisk Foundation Center for Biosustainability)의 동료들과 함께 누룩곰팡이로 알려진 아스퍼질러스 오리제(Aspergillus oryzae)의 기능을 조사했다.

그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발효 과정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이 곰팡이는 최첨단 유전자 편집 시스템인 유전자가위(CRISPR-Cas9)를 이용한 실험 대상이었다고 설명했다.

'곰팡이 버거'를 개발한 바유 힐-마이니 연구원은 전직 셰프다. 그는 곰팡이를 유전자변형시켜 고기 맛을 낼 수 있도록 만든 후 이 곰팡이 버거를 만들어냈다. 고기 햄버거와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상품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바유 힘-마이니] 
'곰팡이 버거'를 개발한 바유 힐-마이니 연구원은 전직 셰프다. 그는 곰팡이를 유전자변형시켜 고기 맛을 낼 수 있도록 만든 후 이 곰팡이 버거를 만들어냈다. 고기 햄버거와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상품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바유 힘-마이니] 

생명공학자로 변신한 전직 요리사가 개발한 아이디어

지난 14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저널에 발표한 된 연구에서 그는 이렇게 밝혔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배양을 위한 페트리 접시의 누룩곰팡이를 유전자 변형시켜 식품 공급원으로서 유용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실험에 들어갔다.

특히 고기에 독특한 맛을 주는 철 기반 분자인 헴(heme)과, 곰팡이 종류에서만 발견되는 항산화제로 심혈관 건강에 좋은 에르고티오네인(ergothioneine)의 생산을 목표로 삼았다.

이러한 연구팀이 실시한 유전자 변형의 결과는 우선 시각적으로 매우 인상적이었다. 곰팡이가 흰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했고, 최소한의 준비만으로 수확된 곰팡이로 버거 패티를 만들 수 있었다.

식품 생산에 대한 이러한 혁신적인 접근 방식은 전통적인 육류 공급원에 대한 지속 가능한 대안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더 건강한 식단 옵션에 대한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킨다.

힐-마이니는 “다음 단계는 맛을 넘어 곰팡이의 질감을 향상시켜 고기의 질감과 더욱 유사하게 만들어 소비자의 매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세포의 섬유질 형태를 다양하게 변화시켜 질감을 탐구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는 섬유의 구조를 더 길게 만들어 고기와 같은 기분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제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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