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김수정 기자 = LG전자 임직원이 국제 전시회에서 삼성전자의 세탁기를 고의적으로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LG전자가 삼성전자의 시스템에어컨 기술을 빼낸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2일 삼성전자가 국책 연구과제 공모에 참여하면서 제출한 에어컨 관련 기술 정보를 빼낸 혐의(부정경쟁방지법 위반)로 LG전자 허모(53) 전 상무와 윤모 전 부장(44)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지난달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09년 4월경 한국에너지기술평가(이하 에기평)은 지식경제부의 위임을 받아 ‘고효율 20마력급 VRF 히트펌프 개발 및 보급, 평가기술 개발사업’(이하 국책과제’)의 사업자 선정절차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에어컨 제조업체인 삼성전자는 같은 해 5월 6일 신청서와 사업계획서를 에기평에 제출했고, 경쟁업체인 LG전자는 사업계획서 마감일자인 5월 8일에 제출했다.

이런 가운데 냉동공조 부문 전문가인 안모(58, 공학박사)씨는 5월 중순께 에기평이 주관한‘고효율 20마력급 VRF 히트펌프 개발 및 보급, 평가기술 개발사업’의 평가위원으로 선정됐다.(전체 평가위원 10명)

이후 에기평은 각 평가위원들에게 신청업체(삼성전자, LG전자)가 각각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전자우편으로 전달하면서 “평가 외 다른 목적에 사용하거나 외부에 유출하지 않겠다”는 ‘보안각서’를 받았다.

당시 LG전자 에어컨사업부 임원이었던 허모 전 상무는 과거 LG전자의 연구용역을 수행한 일이 있어 친분이 있던 안모 평가위원에게 “삼성전자의 사업계획서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고, 안모 위원은 자신의 이동식저장장치에 삼성전자의 사업계획서를 저장해 몰래 LG전자에 전달했다.

이에 허 전 상무 등 LG전자 에어컨사업부 직원들은 삼성전자의 사업계획서를 참고해 기존 에기평에 제출했던 사업계획서 내용과 상이한 발표자료를 작성, 5월 26일 평가위원들 앞에서 발표함으로써 LG전자가 삼성전자보다 더 높은 점수를 획득, 국책과제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경찰은 에기평이 주관한 국책과제 선정 과정에서 국내 굴지 대기업의 사업계획서가 경쟁업체에 유출되었다는 첩보를 입수, 내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디지털증거분석을 통해 삼성전자의 사업계획서 파일이 안모 평가위원의 이동식저장장치를 거쳐 LG전자 직원의 노트북으로 옮겨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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