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 수상거부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

 
[트루스토리] 최민수 수상거부는 우리 국민을 부끄럽게 하고 있다. 사실을 기억하고 함께 해야 할 우리 국민은 지배세력이 원하는 것처럼 세월호를 서서히 잊고 있었다. 그럴 때 강한 직격탄이 우리 곁으로 날아 왔다. 슬픔을 마치 일일 드라마처럼 기록했던 그 때처럼, 최민수는 단호히 '소신'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는 연기자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 비록 연기지만 현실을 교묘하게 뒤섞었다. 책임은 책임자가 져야 옳다는 메시지처럼 들렸다. "아직도 차가운 바다 깊숙이 갇혀있는 양심과 희망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나 할까요? 법과 상식이 무너지고 진실과 양심이 박제된 이 시대에 말입니다."

도대체 누가 감히 박근혜 정부에서 이런 정의로운 소리를 쏟아낼 수 있을까. 기자도, 정치인도, 아무도 이런 소리를 하지 못한다. 국가 공권력의 시퍼런 칼날에 주눅이 들어 있다 보니 그들의 원하는 바와 같이 세월호를 망각하기 시작했다. 2014년을 보내는 이 시점에 '세월호'를 상기시켜야 하는 사람은 대통령이다. 하지만 모든 사회가 침묵하고 있다. 슬픔을 더 이상 기록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그럴 때 최민수 수상거부 소식이 들려왔다. 그는 마치 기자처럼 슬픔을 기록하려 했다. 그도 이처럼 발언의 파괴력이 클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당연한 말을 했을 뿐이다. 아무도 구조하지 못하고 수백명이 안타까운 죽음으로 돌아왔던 그 처절했던 4월을 그는 2014년 마지막에 조심스럽게 꺼냈다. 그 봄의 벚꽃이 지고 눈이 우리 곁을 찾을 때 그는 작심한 듯 한마디를 던졌다.

최민수는 그런 배우다. 그는 아마도 세월호가 침몰했을 때부터 그런 쓰라린 기억들을 가슴에 담았을 것이 분명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조국이 우리를 구해주지 못했음을 가슴에 담았을 것이다. 누군가는 심장이 없다고 판단했을 때 그는 어른으로서 참담한 마음을 녹아내리는 심정으로 가슴에 담았을 것이다. 희망의 끈을 모두가 놓고 있을 때, 그는 기다려도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을 생각하며 비통해하는 모든 부모의 마음으로 그날을 기억하고 기억했을 것이다. 가슴을 관통하는 비수를 그리고 12월 어느 날 대중에게 날렸다.

그는 "상을 내게 주신 분들에게는 감사하지만 많은 분이 슬픔에 잠겨 있는데 나 역시 그 중 한 명으로서 수상의 기쁨을 내 몫으로 돌리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을 주는 사람과 그 집단과 그들이 추종하는 세력들은 그 날의 비극을 과연 기억하고 있었을까. 그리고 현장에서 박수치던 모든 사람들은, 우리 시청자들은 세월호를 기억하고 있었을까. 모두가 축제의 밤에 빠져 허우적 대고 있을 때, 비극이 소나기처럼 지나가길 바라고 있을 때, 그는 분명히 세월호는 영원한 박물관이기를 희망했다. 그는 쇳물과 같은 배우였다. 최민수 수상거부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최봉석 대표기자 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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