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누가 뭐래도 허니문 기간이다.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얼마 되지도 않아서 야당 대변인들이 국회 정론관을 수시로 찾아 인수위 인선과 관련해 “임명을 철회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야당도 부담이고 국민의 입장에서도 그렇게 썩 좋게 보이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아무리 허니문 기간이라고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나아갈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첫 번째 두 번째 인선이 너무나 엉망으로 가고 있어서 이건 정말 아니다 싶다.

지금 구성되고 있는 인수위에 ‘안철수 간신 할복’ 막말 배후 강만희씨만 빠진 채로 ‘막말 인수위’가 돼 가고 있다. 야당과 국민으로부터 뿐만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조차 부적절인사로 지목받고 있는 윤창중 수석부대변인에 이어서 김경재 김중태 두 분이 국민대통합위원회에 결합한 것은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아니라 ‘국민분란위원회’로 구성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윤창중 수석대변인의 경우 봉투뜯기 퍼포먼스, ‘난 몰라요’ 브리핑, 유야무야 질의응답으로 애초 자격도 자질도 없는 분으로 이미 확인됐다. 이제라도 윤창중 수석대변인은 고결한 선비정신으로 돌아가서 자기 자리에 맞지 않는 자리에서 물러나길 바란다. 물론 박근혜 당선인이 이에 앞서 임명을 취소하는 것이 맞겠다.

또한 인수위의 인수위원으로 결합한 사람이 당선인의 공약을 정면으로 걷어찬 사람이 인수위원으로 임명되는 것도 큰일이다. 오늘 공정거래위원회가 게임업체 ‘네오위즈게임즈’에 대해서 법위반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렸다.

삼척동자도 알다시피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받은 네오위즈게임즈의 대표는 바로 인수위의 청년특별위원인 윤상규 대표다. 기자는 박근혜 당선인이 선거기간 내내 경제민주화에 대해서, 경제적 약자보호에 대해서, 계속해서 ‘진심을 믿어달라’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박근혜 당선인의 경제민주화의 다짐, 경제적 약자보호에 대한 다짐이 이런 식의 인선으로 드러나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보낸다.

역시 같은 청년특별위원으로 임명된 하지원 위원의 경우 서울시의원 재직당시 돈봉투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바 있는 청년정신과 시대정신과 거리가 먼 인사임이 드러났다.

이미 박희태 돈봉투사건, 홍사덕 불법정치자금사건, 현영희, 송영선 비리의혹 사건 등 벌어진 문제만으로도 지긋지긋한데 버젓이 새정부 인수위원으로 신참 돈봉투 인사가 청년위원으로 결합하는 것은 확인사살에 가깝다. 박근혜 정부 인수위원으로 돈봉투 관련 인사가 참여하는 것은 청년들에 대한 모욕이자 박근혜를 지지해준 국민에 대한 도전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인사참사는 왜 거듭되고 있는 것일까. 정답부터 말하면 박근혜 당선인 인사 스타일 때문이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박근혜 당선인의 법치와 사회안전에 대한 확고한 소신을 뒷받침하겠다”고 인수위 운영방침을 밝혔다. 그런데 김용준 인수위원장의 말처럼 법치의 기준에서나 박근혜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공약 차원에서 보면 이번의 인수위 인선은 참으로 기절초풍할 노릇이다.

이는 아무래도 박근혜 당선인의 아무도 알 수 없는 ‘밀봉인사’ 스타일 때문인 것 같다. 박근혜 스타일의 밀봉스타일의 인사결과는 인사참사로 나타나고 있다. 국민은 정권시작도 하기 전에 인수위가 구성도 되기 전에 법치를 거부하고, 경제민주화 공약을 걷어차고, 막말 인사 대거 등용으로 인수위가 구성되는 우울한 사태를 목도하고 있다.

물론 인사문제에 있어 ‘보안’도 중요하다. 하지만 보안보다는 ‘공감’이 더 중요하다. 독선과 불통이 민주주의 사회를 이끌어가는 동력도 리더십도 될 수 없다.

중요직책의 임명과 인사는 인사결과도 검증대상이지만 인선과정도 검증이 가능해야 한다. 그동안 MB정부 하에서 잘못된 인사, 독선적인 임명으로 강부자 정권, 고소영 정권으로 조롱받고 정부운영에도 얼마나 큰 부담이었나.

 
허니문 기간을 맞이해 기자의 충정과 고언을 보낸다. 박근혜 당선인은 잘못 임명된 것으로 판명된 인사들의 인선을 취소하고, 불통인사, 밀봉인사 시스템을 철회해 검증가능한 인선과정으로 국민불안을 해소하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MB정부보다 더 ‘혹독한’ 5년을 보내게 될 것이 분명하다.
 
최봉석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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