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이기영 기자 = 우리나라 재정지출의 14%가 비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015년 정부 예산 375.4조원을 기준으로 52.6조원이 낭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9일 ‘재정지출 구조개혁 방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OECD 국가를 대상으로 성과 대비 재정투입 최소화(투입기준)와 재정투입 대비 성과 극대화(산출기준)의 관점에서 각 국가의 효율성 점수를 추정했다.

이번 연구는 재정지출의 성과는 부패, 관료주의, 사법의 질, GDP대비 지하경제 비중, 중·고등학교 진학률, 과학·수학의 질적 수준, 유아사망률, 기대수명, 지니계수, 일인당 GDP, 경제 성장률, 실업률 등 World Bank의 사회·경제지표를 활용해 진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총지출의 경우 우리나라는 투입기준으로 0.860점을 받아 OECD 34개국 중에서 4위를 차지했다.

또 산출기준으로는 0.913점을 받아 OECD 국가 중 5위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상위권에 속해있지만 가장 효율적인 수준과 비교할 경우 총지출은 14% 축소할 수 있는 여력이 있으며 성과는 8.7% 개선할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즉, 우리나라의 2015년 예산 375.4조원을 기준으로는 14%에 해당하는 약 52.6조원이 비효율적인 지출이라는 것이다.

분야별로는 공공행정 분야의 재정지출 비효율성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투입기준으로 평가된 공공행정에 대한 지출의 효율 점수는 0.760점으로 OECD 국가 중 5위를 차지한 반면 산출기준으로 추정된 점수는 0.527점로 26위를 기록했다.

따라서 국방을 제외한 공공행정 관련 2015년 예산 79.4조 원 중 약 24%인 약 19조원을 줄일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공공행정은 성과가 특히 부진한 분야로 분류하고 있는데, 현재 우리가 거둘 수 있는 최대의 성과 중 52.7%만 거두고 있어 성과를 개선할 수 있는 여력이 47.3%에 달한다는 것이다.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한 스위스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GDP대비 공공행정지출 비중이 스위스 10.8%보다 3.5%p 높은 14.3%를 쓰면서도 성과는 절반수준에 불과했다. 공공행정의 경우 지출축소도 필요하지만 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한 분야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교육분야는 투입기준의 효율 점수는 0.716점으로 OECD 국가 중 7위를 차지했으며, 산출기준은 0.915점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2015년 교육예산 52.9조원을 기준으로 28.4%에 해당하는 약 15조원의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일본의 교육분야 지출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GDP 대비 3.2%로 우리나라 4.2%보다 1%p 적으면서 높은 성과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일본을 벤치마크할 경우, 약 12.6조원의 교육예산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한편 복지예산의 경우 우리나라는 투입기준의 점수가 0.843점으로 7위를 기록했으며, 산출기준의 점수는 0.955점으로 14위로 평가됐다. 따라서 복지지출을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은 현행대비 15.7%에 달하며 성과를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은 4.5%에 달했다.

따라서 2015년 복지예산 115.7조원에 이를 적용하면 약 18.2조원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국가 중 가장 높게 평가된 스위스의 복지지출은 연평균 GDP 대비 6.0%로, 우리나라 7%보다 1%p 낮았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스위스를 벤치마크하면 16.5조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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