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조윤선 운명 손에 쥐고 있는, 성창호 판사...박근혜 웃게 할까 울게 할까

 

[트루스토리] 김수정 주은희 기자 = 전날 조의연 판사에 이어 이번엔 ‘성창호 판사’다. 이처럼 성창호 판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뜨거운 이유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5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법원의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피의자심문)이 20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됐기 때문.

조의연 판사는 그야말로 전날부터 이날까지 각계각층으로부터 비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영장 기각 사유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것. 무엇보다 “뇌물 수수혐의자에 대한 조사가 안 됐다는 이유로 뇌물 공여혐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다”는 사유에는 질타와 조롱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검 수사의 정점이자 마지막에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며, 뇌물 사건은 뇌물공여자를 구속해 진술을 받아낸 후 수수자를 조사하는 것이 그동안의 일반적인 방식이었다. 그런데도 뇌물수수자인 박근혜 대통령을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의연 파사는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을 기각한 것. 최순실의 소환 돌려막기에 이은 이재용의 수사 돌려막기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또한 재벌이기 때문에 도주의 염려가 없다는 것은 앞으로 재벌이면 범죄를 저질러도 구속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재벌특권을 공식화 한 것.

이런 상황에서 성창호 판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조의연 판사가 재벌 특히 이재용 봐주기에 나선 것처럼, 성창호 판사도 김기춘과 조윤선 봐주기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무거운 소금가마를 짊어질지, 아니면 벗어던질지 국민적 관심이 그야말로 뜨거운 이유다.

연합뉴스 등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성창호 판사 심리로 진행되고 있는 이날 심사에선 구속 여부를 놓고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변호인 간 일진일퇴의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용복(55·사법연수원 18기) 특검보를 포함한 수사검사 2∼3명을 투입해 두 사람의 구속 사유가 충분하다며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두 사람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혹은 조의연 판사가 그랬던 것처럼 또다시 21일 새벽 기습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성창호 판사가 ‘헌법 위배’라는 판단을 내릴지, 아니면 법의 허술함을 이용해 두 사람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집중되는 순간이다. 야권은 무조건적인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성창호 판사가 앞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에게 사퇴를 압박해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기 때문. 특히 지난해 논란이 됐던 고(故) 백남기 농민의 부검영장을 발부한 인물도 성창호 판사인 까닭에 박근혜정권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오늘 또 김기춘 전 비서실장 조윤선 장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성창호 판사 심리로 열린다”라며 “조윤선 장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를 동원한 세월호 반대집회 등 관제데모를 주도한 혐의도 특검에 의해 드러났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이어 “촉망받던 젊은 정치인이 정권의 하수인으로 몰락해 인면수심의 공작정치에 앞장서고도 모르쇠로 일관해왔다는 것은 대단히 서글픈 일”이라며 “성창호 판사는 김기춘 조윤선의 반 헌법적 행위를 단죄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구속영장을 발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조윤선 장관이 그동안 국회에서 일관되게 본인이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대단히 억울하게 항변했기 때문에 저는 그 진정성을 믿었다. 그래서 저는 이 순간까지 한 번도 조윤선 장관에 대해서 비난한 적이 없다”라며 “그러나 오늘 아침 보도를 보고 대단히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어 “비록 김기춘 실장에 지시에 의했다고 하더라도 만약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를 국회 청문회와 상임위에서 증언했어야 한다”라며 “어떻게 그렇게 뻔뻔하게 ‘저는 정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이야기하던 분이 구속을 피하기 위해서 이제 와서 진실을 말했다는 말인가”라고 따졌다.

이어 “저는 이분이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것이 사실이라면 장관 자격이 없다고 본다. 문화부 장관으로서 블랙스리트에 관여한 것 자체가 결격사유일 뿐만 아니라 일관되게 국회에서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용서할 수가 없다”라며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 분에 대해서는 해임건의안을 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고연호 대변인은 “조윤선 장관이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고 자백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로 만들었다는 것”이라며 “그동안 블랙리스트의 존재조차 부인하던 조 장관이 결국 자신의 죄를 실토했다. 진상을 규명해 낸 박영수 특검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이어 “그러나 조 장관은 뻔뻔하게도 김기춘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따랐을 뿐 공모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라며 “국정감사에서도 청문회에서도 모르쇠로 일관하며 위증을 반복하던 당당한 태도도 김기춘의 지시였는지 조 장관에게 묻고 싶다”고 일갈했다.
 
또한 “조 장관 말대로라면 박근혜 정부에서 장관, 청와대 수석을 역임한 엘리트가 허수아비에 불과했다는 것인데, 어떤 허수아비가 정부 요직에 두루두루 중용되는지 황당할 뿐”이라며 “조 장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작성에 대해 마땅한 처분을 받게 될 것이다. 아무리 책임을 법꾸라지 김기춘에게 미룬다 할지라도 본인의 죄는 여전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당 이동섭 원내대변인은 “조윤선 장관이 현재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판사로부터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있다”라며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작성과 관련된 직권남용 및 위증 혐의다. 현역 장관이 구속을 기다리고 있는 초유의 사태이며, 국가적인 망신”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조윤선 장관은 공무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장관으로서의 의무를 내팽게 치고, 오히려 앞장서서 공직기강을 무너트렸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및 관련 인사 탄압으로 헌법이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으며, 국정감사·청문회 자리에서의 위증은 물론 문체부 공무원들을 동원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은폐하려 했다”라며 “국민에 충성해야 했지만 오직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부역해 왔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지금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조윤선 장관의 사퇴사유는 넘쳐난다. 더 이상 불의한 공직자가 공직사회에 남아있어서는 안 된다”라며 “조윤선 장관이 부끄러움이 조금이나마 남아있다면 당장 사퇴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특히 “만약 조윤선 장관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황교안 권한대행이 즉시 해임해야 하며, 그것조차 하지 않는다면 조윤선 장관 해임 건의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도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조윤선 문체부 장관이 블랙리스트 작성 배후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목하며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자백했다”라며 “궁지에 몰리자 이제야 사실의 일부를 실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객관적인 증거마저 모르쇠로 부정하며 국민과 법을 기만하는 것이 박근혜-최순실게이트의 공모자와 부역자들에게서 일관되게 발견되는 특성”이라며 “버틸 때까지 버티며 반전을 모색하는 양심 없는 행태였다. 블랙리스트에 관해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뻔뻔하게 잡아떼던 조 장관은 새빨간 거짓말로 위증죄가 추가 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조 장관과 김 전 실장이 거짓을 일삼은 것은 블랙리스트의 진짜 몸통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기다.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하수인인 자신들이 살 길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아는 것”이라며 “더 이상 버틸 수 없어서 첫 자백이 나왔다. 이제 남은 것은 김 전실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자백뿐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전 실장과 조 장관 구속 여부는 오늘 성창호 판사에 의해 결정된다. 둘은 자신의 법 지식으로 법망을 피해가는 파렴치한 지능범”이라며 “이미 특검 조사 전 조직적인 증거인멸과 은폐시도를 저지른 바 있다. 법원이 권력 부역자들의 지독한 위선과 기만을 법적 정의로 심판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성창호 판사 손에 운명이 놓인 조윤선 장관 = 트루스토리 DB / 조윤선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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