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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주의 한복이 있는 옛 이야기] 야연(野宴)
[백남주의 한복이 있는 옛 이야기] 야연(野宴)
  • 디지털뉴스팀
  • 승인 2019.01.27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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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연(작자 미상), 종이에 채색, 76cm×39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야연(작자 미상), 종이에 채색, 76cm×39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뉴스퀘스트=백남주 큐레이터] <야연>은 겨울철 야외에서 난로를 피우고 고기를 구어 먹는 장면을 그린 작자 미상의 풍속화다. 

이 그림은 모두 8폭으로 구성된 풍속화 병풍 가운데 한 폭이다. 이 그림이 들어 있는 풍속화 병풍은  단원 김홍도가 그린 《행려풍속도병(行旅風俗圖屛)》과 유사하지만, 기방에서의 싸움 장면, 길거리에서의 호객 장면 등 기방 풍속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겨울날, 계곡의 소나무 아래 여러 명의 남자들이 기생들과 어울려 자리를 깔고 난로에 불을 피웠다. 차가운 땅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막기 위해 깔아둔 자리 위에 털방석도 준비하였다. 그런데 모임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여섯 명인데 털방석은 두 개만 준비되었다. 제일 큰 것은 모임을 주최한 것으로 보이는 나이 든 인물이 차지했고, 나머지 하나는 등을 보이고 앉은 기생이 깔고 앉아 있는데, 이는 옆자리의 노인이 기생의 환심을 사보려고 그녀에게 양보한 것으로 보인다. 

겨울철 야외에서 음식을 나누어 먹으려면, 추위를 막을 수 있는 따뜻한 옷차림이 필요했을 것이다. 남자들은 이엄이라고 부르는 겉에 털이 달리고 안은 명주로 만든 방한모를 쓰거나, 갓 아래 복건을 썼다. 기생도 머리에 방한용 쓰개를 쓰고 있다. 남자들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은 듯, 동작이 둔해 보이는데, 기녀들은 맵시를 내기 위해서인지 다른 겉옷을 걸치지 않고, 치마저고리만 입고 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화로 위에 얹은 솥 가장자리에 붉은색 고기가 몇 점 놓여있는데, 그 중 다 익은 고기는 분주한 젓가락질을 하는 사람들 입으로 들어가기 바쁘다. 화로 주변엔 음식 재료가 쟁반에 담겨있고, 개다리소반 위엔 그릇들이 놓여있다. 고기를 먹는 자리니 당연히 술도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림 맨 왼쪽 탕건을 쓴 노인의 손엔 술병과 술잔이 들려있고, 옆에 앉은 기녀는 젓가락으로 고기 한 점을 집어 노인의 입에 넣어 주려 한다. 이 그림에는 화로 주위에 둘러앉아 술과 음식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이 매우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다. 

조선 후기에 서울의 양반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야외에 모여 고기를 구워 먹는 풍습이 유행했는데, 이를 난로회(煖爐會)라고 불렀다. 이 시기에 문인들이 쓴 시에도 겨울철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풍습을 언급한 경우가 있다. 19세기 중반 홍석모가 쓴 세시풍속집인 『동국세시기』에도 10월(음력) 풍속으로 난로회가 소개되어 있다. 

서울 풍속에 숯불을 화로 가운데 괄하게 피우고 전철(煎鐵)을 얹은 다음 기름간장, 달걀, 파, 마늘, 고춧가루로 만든 양념에 잰 쇠고기를 구워서 화롯가에 둘러 앉아 먹는다. 이것을 난로회(煖爐會)라 한다. 이 달부터 추위를 막는 시식으로 먹는 것이니 곧 옛날의 난란회(煖暖會)인 것이다.
(강명관, 『조선풍속사2, 조선 사람들 풍속으로 남다』, 푸른역사, 2017, 171쪽에서 재인용)
  

난로회를 할 때는 화로에 불을 피우고 둘러 앉아 음식을 조리하면서 고기를 구웠다. 편평한 솥전에 고기를 굽고, 움푹 들어간 가운데에다 국물을 끓여 채소를 익혔는데, 이때에는 위의 그림에 보이는 것과 같은 독특한 도구를 사용했다. 이 조리도구는 무관들이 쓰던 벙거지(전립)를 뒤집어 놓은 것과 비슷한 모양이라고 해서 벙거짓골[氈笠套]이라고 불렀다.

‘야연’, 종이에 옅은 채색, 20.8cm×28.3cm, (성협풍속화첩)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야연’, 종이에 옅은 채색, 20.8cm×28.3cm, (성협풍속화첩)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조선 후기의 풍속화가 성협(成夾)의 《풍속화첩》에도 난로회를 주제로 한 그림이 있다. 성협의 <야연>에서는 다섯 명의 남자가 야외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난로를 중심으로 모여 고기를 구워먹고 있다. 불이 벌겋게 올라오는 화로 위에 벙거짓골이 얹혀 있고, 사내들은 잘 익은 고기를 젓가락으로 집어 먹으며 술도 한 잔하고 있다. 그림 중간에 적힌 화제가 재미있다. 한자리에 모여 맛있는 고기와 버섯을 먹으니 좋지만, 늘그막에 이런 기회가 늘 생기지는 않으니, 식탐을 조심해야겠다는 내용이다.

백남주 큐레이터
백남주 큐레이터

술잔, 젓가락 늘어놓고 이웃 모두 모인 자리
버섯이며 고기며 정말 맛있네 그려
늙마에 이런 음식 좋아한들 어찌 식욕을 풀어보리.
고깃간 지나며 입맛 다시는 사람일랑은 본받지 말아야지 
 (강명관, 『조선풍속사2, 조선 사람들 풍속으로 남다』, 푸른역사, 2017, 168쪽)


【참고문헌】 
조선의 잡지, 18~19세기 서울양반의 취향(진경환, 소소의 책, 2018)
조선의 탐식가들 (김정호, 따비, 2014)
조선풍속사2, 조선 사람들 풍속으로 남다(강명관, 푸른역사,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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