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행복보고서, 156개국중 54위...사회적 자유·부정부패 등 낙제점
세계적 경제성장에도 행복도는 후퇴..."부가 유일한 행복척도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의 풍경. [사진=픽사베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의 풍경.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미혜 기자] 왜 우리는 경제가 성장한 만큼 ‘행복’하지 못할까.

해답을 찾자면 사회적 자유와 부정부패, 사회적 지원 등의 미비로 인한 ‘불안한 사회’가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정치, 법조, 경제 주체 등 각 분야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결과다.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20일(현지시간) 공개한 '2019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행복지수 10점 만점에 5.895점을 받아 전 세계 156개국 가운데 54위에 올랐다. 1위는 작년에 이어 북유럽의 복지국가 핀란드가 차지했다.

SDSN은 1인당 국내총생산과 사회적 지원, 기대 수명, 사회적 자유, 관용, 부정부패 정도 등을 측정해 행복지수를 산출했다.

한국은 57위를 기록한 지난해에 비해서는 3계단 상승했다.

기대 수명(9위)과 1인당 국민소득(27위), 관용(40위) 부문에서는 비교적 상위권이었지만, 사회적 자유(144위), 부정부패(100위), 사회적 지원(91위) 등에선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우리나라의 2015년 이후 순위 변동을 보면 47위(2015년)→58위(2016년)→56위(2017년)→57위(2018년)→54위(2019년) 등으로 대체로 50위권을 맴돌았다.

7.769점을 획득한 핀란드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 타이틀을 차지했고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스위스, 스웨덴, 뉴질랜드, 캐나다, 오스트리아 등 순으로 북유럽 국가들이 대부분 10위권에 포진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대만이 6.466점으로 전체 25위에 올라 가장 순위가 높았으며, 싱가포르(34위), 태국(52위) 등이 뒤를 이었다. 일본과 중국은 각각 58위, 93위로 한국보다 뒤처졌다.

미국은 최근의 경기 호황에도 불구하고 작년 대비 한 계단 떨어진 19위에 랭크됐다.

보고서의 공동 편집자인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 미 컬림비아대 교수는 이에 대해 “도박과 디지털 미디어 등의 중독으로 불행과 우울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외에 호주(11위), 영국(15위), 독일(17위), 프랑스(24위), 스페인(30위), 이탈리아(36위) 등 주요 서방권 국가들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올해 조사에서도 오랜 내전에 시달리는 남수단(156위), 아프가니스탄(154위), 예멘(151위), 시리아(149위) 등이 최하위 군을 형성했다.

'한나라 두 대통령'의 정국 불안과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108위였다. AP통신은 지난 10년간 행복도가 가장 급격하게 추락한 나라로 베네수엘라를 꼽았다. 북한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경제 성장이 지속하고 있음에도 행복도는 전반적으로 상당한 수준으로 후퇴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는 경제적 부가 행복의 유일한 척도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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