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톈진그룹 홈페이지]
[사진=톈진그룹 홈페이지]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기업의 규모가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늘 눈을 돌려야 하는 사회 공헌 규모가 그에 비례하기는 쉽지 않다.

아니 중국에서는 오히려 반대인 경우도 많다. 더 많은 영업 이익을 내기 위해 주변의 어려움에 눈을 돌리지 않는 경우가 진짜 허다하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 기업들에 비해 사회 공헌 부분에서 국제적으로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그러나 톈진(天津)의 최대 기업 중 하나인 톈스(天獅)그룹에 이르면 이런 평가는 바로 무색해진다고 해야 한다. 해마다 해외의 맹인이나 눈 질환자들의 광명까지 희망하면서 상당한 액수의 기부를 통해 적지 않은 성과를 내는 현실을 보면 정말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1995년에 출범해 생물과학, 건강관리, 호텔관광, 전자상거래, 금융 투자 분야에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톈스그룹은 2018년 말 기준 매출액이 300억 위안(元. 5조1000억 원. 1 위안은 170원) 남짓하다.

톈스그룹의 구호차 모습. 재난의 현장에는 언제든지 달려간다.
톈스그룹의 구호차 모습. 재난의 현장에는 언제든지 달려간다. [사진=톈스그룹]

세계 500대 기업이 무려 111개에 이르는 중국 현실에서는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다. 기업 규모도 중국 전체에서 400위 내에 겨우 턱걸이할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사회 공헌 분야에서는 진짜 거인의 족적을 남기고 있다고 단언해도 좋다.

이런 족적은 재난의 현장에서 가장 잘 보인다. 먼저 창립 3년에 불과했던 지난 1998년 창(長)강과 쑹화(松花)강 대홍수가 발생했을 때의 사례를 들 수 있다.

당시 매출액이 고작 10억 위안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어려움에 직면한 이재민들의 먹을 것과 입을 것을 해결해주기 위해 무려 2200만 위안이라는 거금을 쾌척했다. 영업 이익보다 훨씬 많은 돈을 희사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아무리 회사 상황에 어렵더라도 최소 1000만 위안에서 최대 2000만 위안 정도는 기부하는 행보를 보여줬다.

이랬으니 무려 173 명이 숨지고 789명이 다친 2015년 톈진항 폭발 사고 때는 더욱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다행히 이때는 회사 규모도 상대적으로 커져 3000만 위안을 가볍게 희사하는 데 별로 어려움이 없었다.

2003년 사스가 발생했을 때 퇴치 의지를 밝히는 리진위안 회장.
2003년 사스가 발생했을 때 퇴치 의지를 밝히는 리진위안 회장. [사진=톈스그룹]

이와 관련, 톈진 칭녠(靑年)여행사에서 근무하는 진쑹(金松) 씨는 “당시 톈진에서 발생한 사고는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의 대참사였다. 우리 집안도 그때 피해를 입었다. 살 길이 정말 막연했다. 그때 톈진 향토 기업인 톈스그룹의 온정이 답지했다. 눈물 나도록 고마웠다.”면서 톈스그룹의 선행에 대해 흔쾌히 증언했다.

톈스그룹은 이른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발생으로 중국 사회 전체가 엄청난 재난에 직면했던 2003년에는 아예 설립된 지 8년에 불과한 회사의 운명까지 걸기도 했다.

사스가 국가적 위기라는 인식 하에 퇴치를 위해 회사 전 직원이 나서는 노력을 보여준 것. 당연히 톈진시 보건 당국과 함께 막대한 자금도 쏟아 부었다.

지금도 만만치 않은 거액인 4500만 위안이었다. 사스가 진정된 후 중앙 정부로부터 직원들 상당수가 영웅 칭호를 받은 것은 바로 이런 노력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사회 정의 실현 행보 역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이를테면 장애인 지원 사업과 시민 안전을 위해 희생한 경찰관 등에 대한 지원 사업들을 대표적으로 꼽아야 할 것 같다.

거의 매년 창업자인 리진위안(李金元. 61) 회장의 이름을 딴 ‘리진위안자선기금’을 통해 사안별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업이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마다 약 100만 위안의 기금이 투입된다는 것이 톈스그룹의 설명이다.

2005년 홍십자회(적십자회)에 총 1000만 위안을 출연해 설립한 ‘톈스아이신(愛心)기금’의 존재 역시 톈스그룹의 사회 공헌에 대한 열정을 잘 말해준다. 미래의 주역인 유소년들이 공부하는 기회를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전국 곳곳의 벽지 초등학교 건립 사업에 기금이 주로 투입되고 있다.

톈스아이신기금 전달식 모습.
톈스아이신기금 전달식 모습. [사진=톈스그룹]

여기에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톈스우수학생장학금’ 수여 사업과 예술 교육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을 위한 ‘톈스아이신음악교실’ 프로젝트까지 더할 경우 톈스그룹이 영업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이 아니라 사회적 기업이 아닌가 하는 착각까지 하게 된다.

홍콩 지사를 통해 오르비스(Orbis. 하늘을 나는 안과병원)에 매년 일정 액수를 지원, 해외의 맹인들과 눈 질환자들의 광명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로 보면 괜한 게 아닌 듯하다.

이처럼 지난 24년여 동안 톈스그룹이 사회 공헌을 위해 출연한 액수는 총 16억 위안에 이른다. 연 평균 6700만 위안을 아무 조건 없이 기꺼이 사회 곳곳에 희사한 셈이다. 중국에서는 아직 중견 규모의 기업이라는 사실에 비춰보면 진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톈스그룹의 기업 모토가 ‘사회에서 받은 부는 사회로’라는 사실을 상기할 경우 충분히 그럴 수밖에 없지 않나 보인다. 그룹 이름을 좋은 일을 많이 하자는 의미에서 ‘하늘의 사자’로 명명한 것도 다 까닭이 있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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