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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형의 와인인문학⑤] 와인 산업에서의 사고발상 전환(2)
[이철형의 와인인문학⑤] 와인 산업에서의 사고발상 전환(2)
  • 이철형(와인나라 대표)
  • 승인 2019.08.13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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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발견? 발명!

시모네 페브르 크레망 드 부르고뉴 브뤼.
시모네 페브르 크레망 드 부르고뉴 브뤼.

[뉴스퀘스트=이철형(와인나라 대표)] 와인은 거품 여부에 따라 발포성 와인(Sparkling Wine)과 비발포성 와인(Still Wine)으로 나뉜다.

우리가 흔히 거품이 있는 와인을 샴페인(Champagne)이라고 부르는데 정확히 샴페인은 프랑스의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된 온도 20℃에서 최소 3기압 이상의 압력을 가진 발포성 와인만을 일컫는다.

프랑스가 고급 브랜드 이미지의 지적 소유권을 일찌감치 확보해버린 것이다.그럼 다른 지역의 발포성 와인들은 어떻게 부를까?

프랑스 내에서도 샹파뉴 지방 이외에서 만들어진 발포성 와인은 크레망(Crement)이라고 별도 이름을 사용해야 한다. 영어권에서는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 스페인에서는 까바(Cava), 독일에서는 젝트(Sekt), 이탈리아에서는 스푸만테(Spumante)라고 부른다.

샴페인의 압력 규정은 최소 3기압 이상이지만 실제로는 5~6기압이다.

코르크 마개를 오픈할 때는 병을 45도 방향으로 사람이 없는 천정을 향한 채 병목을 오른손으로 감싸 쥐고 엄지손가락으로는 코르크 마개를 누르면서 왼손으로 병을 돌려서 따는 이유가 높은 압력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우리가 F1 포뮬라, 골프 대회, 혹은 축구 대회 우승자가 샴페인 병을 흔들어서 뻥 소리 나게 따서 내부의 거품과 함께 샴페인이 사방으로 튀게 하는 퍼포먼스를 하는 것을 보는데 이는 축하 분위기를 돋우기 위함이지 실제로 레스토랑 등지에서 오픈할 때 이렇게 하면 안 된다.

그 비싸고 아까운 샴페인의 반 이상이 없어지는 것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픈할 때는 코르크 마개가 거의 다 따졌을 때 끝 부분을 살짝 제껴서 ‘피식’하고 작은 소리로 압력이 빠져나가게끔 코르크 마개를 제거하는 것이 기본 매너다.

야외나 집에서는 가끔은 일부러 흥을 돋우기 위해 뻥 소리 나게 따기도 하지만...

그럼이샴페인혹은발포성와인은어떻게해서만들어졌을까?

발견의 산물일까? 발명의 산물일까?

마리 앙트와네트에게 받쳐진 샴페인 파이어 하이직(Piper Heidsieck)
마리 앙트와네트에게 받쳐진 샴페인 파이어 하이직(Piper Heidsieck)

우리가 흔히 부르는 발포성 와인의 가스의 정체는 이산화탄소이다.

와인은 포도의 당분을 효모가 먹고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발효라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이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병 속에 잡아놓은 것이 발포성 와인이다. 이산화탄소를 공중에 다 날려버리면 비발포성 와인, 즉 영어로 스틸 와인(Still wine)이 되는 것이다.

발효과정에서 이산화탄소탄소가 자연스럽게 생기니 이를 병 속에 잡아두는 것은 쉽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와인 역사를 보면 오늘날과 같은 높은 압력의 발포성 와인은 사고 발상의 전환과 오랜 기간에 걸친 기술 발전에 의해 생겨난 것이다.

샴페인을 발명했다고 하는 돔 페리뇽(Dom Perignon(1638~1715))수사 이전에는 샹파뉴 지방에서는 비발포성 와인만 있었고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발포성 와인은 없었다.

발포성 와인이 우연히는 존재하기는 했으나 일부러 생산하지는 않았다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1600년대에 와인을 영국이나 프랑스 국내에서 장거리로 운송하는 경우 병 속에서 2차 발효가 진행되어 우연히 거품이 있는 와인이 생기는 경우가 있기는 했겠지만 이것은 순전히 우연의 산물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당시에는 병으로 운반하면 파손의 위험이 커서 오크통채로 운송되었을 것이니 설사 병입했다고 해도 현지에서 병입했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럼 그는 어떻게 이것을 발명했을까?

일설에 의하면 역사적으로는 프랑스 남서부 랑그독 지방의 리무(Limoux)에 있던 수도원에서 1531년부터 발포성 와인을 생산했기에 그가 이 수도원에서 배워서 프랑스 북서부의 샹파뉴 지역에 전파했다고도 하는데 그의 고향이 샹파뉴 지방인 점을 감안하면 당시 교통상황으로 볼 때 가능성은 희박하다.

베네딕트 수도원의 수도사였던 돔 페리뇽이 1668년에 샹파뉴 지역의 오빌레르(Hautvillers)에 있는 수도원에서 맡은 주업무는 사실은 재무담당이었다.

그런 그가 왜 와인 양조에 관여하게 되었을까?

당시 수도원의 주수입원 중의 하나가 와인판매였다. 따라서 그의 입장에서는 고품질의 비발포성 와인을 만드는 것 역시 몹시 중요한 일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 샹파뉴 지역이 북부 지방에 있다 보니 가을에 포도 수확을 해서 양조한 후에 지하 와인셀러에 보관한 와인병 속에 있던 효모들이, 겨울 동안은 낮은 온도라서 활동을 하지 않다가 따뜻한 봄이 되면서 다시 발효 활동을 개시하여 병 속에 이산화탄소가 생기면서 그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병이 터져버리는 현상이 생겼던 것이다.

그가 그 원인을 찾아서 방지하려다 보니 봄에 그 터져버린 병의 와인을 맛보거나 아직 터지지 않았지만 거품이 있는 와인을 맛보는 일이 있었을 것이고 이 때 거품이 있는 와인이 오히려 더 상큼하고 신선한 느낌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 날이 1693년의 어느 날이고 그 날 그는 “이리 와보시오, 나는 지금 별을 마시고 있소!” 라고 동료 수사에게 외쳤다고 한다.

그 맛에 반해 여기서 그는 오히려 역발상을 한 것이다.

완전히 가스를 없애기 어렵고 어느 와인 병에서 2차 발효가 일어나서 거품이 생길 지도 모르니 운에 맡길 바에는, 그리고 기존 와인과는 다른 특이한 맛과 향이 나는 와인이기도 하니 차라리 이 가스를 그냥 병 속에 잡아두자.

그래서 그때까지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자 라고 생각을 바꾼 것이다. 봄이면 골치덩어리였던 가스를 병 속에 잡아두어 새로운 발포성 와인이라는 세계를 연 것이다.

콜럼부스의 달걀처럼, 알고 난 후에는 쉽지만 모를 때에는 기존의 인식의 한계를 뛰어 넘는다는 것은 인간사에서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가 세상에서 최초로 발포성 와인을 만든 사람은 아닐 수 있으나 그가 이의 발명자라고 전해 내려오는 이유는 그가 가스를 병 속에 확실하게 잡아두는 일을 한 것 이외에도 몇 가지 일을 더 해냈기 때문이다.

샴페인은 샤르도네(Chardonnay)라는 화이트 품종과 피노 누아(Pinot Noir), 피노 므니에(Pinot Meunier)라는 레드 품종으로 만드는데 화이트 품종만으로 만든 것을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 레드 품종만으로 만든 것을 블랑 드 누아(Blanc de Noir)라고 하고 화이트와 레드 품종을 블렌딩한 것은 특별한 이름이 없다.

그런데 샴페인은 로제도 있지만 대개가 색깔은 화이트인데 레드 품종으로도 만든다니?

레드 품종으로 만들면 최소한 로제 샴페인이 되거나 레드 샴페인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는 포도 주스만 뽑아내고 껍질의 색깔이 포도 주스에 배이지 않게 기술적으로 압착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게다가 그 이전에는 샹파뉴 지방에서는 주로 한 포도품종으로만 와인을 만들었는데 여러 품종을 블렌딩하여 품질을 개선할 수 있게 한 것도 그다.

그리고 가스를 병 속에 잘 보존하기 위해 와인병 마개로서 기존에 사용해오던 일반 나무 조각 대신 코르크를 사용하고 가스의 압력에 잘 견디게 하기 위해 병을 두껍게 만들게 한 것도 그였다.

여기에 마침 1728년 루이 14세가 병입 와인의 운송과 판매를 허용하게 하면서 샴페인의 판매가 더 쉬워지게 되는 제도적 뒷받침도 생겨난다. 그 이전에는 파손 등의 문제로 오크통채로 이송되어 현지에서 병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21세기 최고의 샴페인으로 평가받은 파이퍼 하이직 레어 2002.
21세기 최고의 샴페인으로 평가받은 파이퍼 하이직 레어 2002.

이렇게 발명된 샴페인은 그의 사후, 1729년 루이나르(Ruinart)라는 회사 설립을 시작으로 18세기에 꾸준히 샴페인 회사들이 생겨나기 시작해서 19세기 초·중반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오늘날 유명한 대형 샴페인 하우스들 대부분은 이 시기에 설립되었다.

그들은 생산한 샴페인을 황실에 납품하여 귀족 사회에서 인기를 모았고 프랑스 대혁명 이후 부르조아 계층으로 확산되면서 성장했다.

그리고 근·현대에 들어와서는 영화에 등장시키거나 영화제나 자동차 경주 대회 등에 공식 후원사가 되거나 유명 셀럽들이 마시면서 더욱 유명해지게 되었다.

샴페인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돔 페리뇽을 1921년 브랜드화하여 1936년부터 출시한 모에 샹동 (Moët & Chandon)(1743년), 러시아의 로마노프 왕조의 니콜라스 2세 때 러시아 황실 공식 납품 샴페인이 된 루이 뢰더러 (Louis Roederer) (1776년), 마리 앙트와네트에게 바치기 위해 만들어져서 마를린 먼로가 “나는 샤넬 넘버 5를 입고 자고 파이퍼 하이직 한 잔으로 아침 잠을 깨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고 오랫동안 칸 영화제의 공식 후원 샴페인이 된 파이퍼 하이직(Piper-Heidsieck) (1785년), 1810년에 최초로 ‘빈티지 샴페인’(작황이 좋은 해에 그 해 수확한 포도로만 만든 샴페인) 개념을 선보이고 1814년에 샴페인 병속의 효모 침전물을 병을 돌려가면서 점차 수직으로 세워서 병 입구쪽으로 모아서 제거하는 방법(이를 리들링(Ridlling) 프랑스어로는 데고르쥬망(Degorgement)이라고 한다)을 발명하고 1818년에는 비발포성 레드 와인과 화이트 샴페인을 블렌딩하여 최초로 로제 와인을 만들고 러시아 황실 등 전 유럽 황실에 샴페인 붐을 일으킨 마담 끌리꿔의 뵈브 끌리꿔(Veuve Clicquot)(1772년), 오스트리아 -헝가리 황실의 공식 납품 샴페인이었다가 지금은 엘리자베스 2세의 영국 황실 공식 납품 샴페인이 되었고 윈스턴 처칠이 좋아했다는 폴 로저(Pol Roger)(1849년), 라벨이 1802년 나폴레옹 시절에 만들어진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의 문양을 본뜬 것으로 유명하고 2000년부터 2015년까지 F1 포뮬러 대회 공식 후원 샴페인이었던 멈(Mumm)(1827년), 빅토리아 여왕시절 영국 황실 공식 납품업체가 되었고 007 시리즈 영화에 매번 등장한 볼랭저(Bollinger)(1829년)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화려하고 우아하고 귀족적인 이미지의 샴페인이 탄생하기까지에는 골칫덩어리를 오히려 상품화하는 역발상, 병 와인 판매 허용이라는 절묘한 제도적 변화의 타이밍, 이 상품을 당시의 확실한 소비자인 유럽의 황실과 귀족들에게 전파하고 소개하는 외교력과 예술과 스포츠를 넘나드는 활발한 홍보력 등이 오늘날의 축제와 중요한 기념식에 없어서는 안 되는 샴페인을 만들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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