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미중 무역분쟁과 최대한 멀리...어떻게든 글로벌공급망 남아 있어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9 경제발전경험공유시업(KSP) 성과공유 컨퍼런스'에 참석차 방한중인 폴 크루그먼 교수와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9 경제발전경험공유시업(KSP) 성과공유 컨퍼런스'에 참석차 방한중인 폴 크루그먼 교수와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이 "아시아발 경제 위기가 다시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근원지는 중국으로 지목했다.

크루그먼은 9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최 ‘2019년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개발도상국에 경제개발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한국식 원조모델) 성과 공유 콘퍼런스’ 기조발제 후 가진 질의응답에서 "중국 경제는 불균형을 가지고 있다"며 "신용을 통해 경제성장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불안감이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경기가 불안해지는 것을 막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언젠가는 그러한 것들이 다 소진돼 경제가 나빠지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 크루그먼은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 있어 중간 방해가 들어오는 것에 대해 한국으로서는 다른 대안이 없는 것 같다"며 "한국은 스스로 보호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확정적 재정 기조에 대해서는 "현재 한국의 경기를 위해서는 장기적이 아닌 현재 필요한 즉각적인 조치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재정적으로 봤을 때 어느 정도 확장적 기조를 잡을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다고 생각된다"고 답했다.

앞서 크루그먼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은 미·중 무역분쟁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며 "두 나라와 교역을 계속 유지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보지 못했던 보호무역주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 뿐만 아니라 인도와도 무역 분쟁을 하고 있고 한국과도 철강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런 보호무역주의는 계속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크루그먼은 ‘하이퍼-글로벌라이제이션(초세계화)’과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 교역량은 2008년 금융 위기 직전 가장 높게 올라갔다가 추락해 지금은 정체됐다"며 "급속한 세계경제 통합 시대가 이제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보호무역주의가 팽배하고 글로벌 공급망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물류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이 쇠퇴하면서 지식 이전과 성장의 추동력도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루그먼은 이런 상황에서 "KDI의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은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민간 차원의 지식과 기술 공유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지식 공유를 통해 성장을 이뤄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번 콘퍼런스는 기획재정부가 KDI, 수출입은행, 코트라(KOTRA)와 공동으로 개최한 행사로 '불확실성을 넘어:지식공유의 미래를 말하'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폴 크루그먼은 기조 연설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KSP 컨퍼런스 성과 공유, 국제 개발, 무역질서 등에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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