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부진에서 회복 사이크로 가는 중...내년 중반이후엔 '확장'

[사진=SK하이닉스]
[사진=SK하이닉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한국은행이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이 내년 중반께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12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최근 메모리 단가와 전방산업 수요 변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주문 등 선행지표 움직임 등을 감안할 때 메모리 경기의 회복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 내년 단가 하락세 멈추고 IT업체들 구매 시작

한은은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반도체 가격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구매를 미뤄왔으나, 최근 단가 하락세가 멈추고 보합수준을 보이고 있는 만큼 다시 구매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시장 조사기관들은 내년 상반기 중에는 반도체 단가가 상승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D램(8Gb) 고정가격의 경우 지난 6월 3.9달러까지 떨어졌지만 7월 4.0달러, 8~9월 4.1달러, 10월 4.3달러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낸드(128Gb) 제품의 가격은 지난 5월 3.9달러까지 낮아진 후 10월 4.3달러로 회복했다.

반도체 경기 향방을 엿볼 수 있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매출액도 오르고 있는 점도 희망적이다.

관련 장비를 생산하는 네덜란드 ASML의 반도체장비 매출액은 지난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6.3%에서 3분기 7.6%로 반전했다.

서버용 D램 설계업체의 실적이 최근 들어 개선되는 등 IT업체들의 반도체 구매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는 점도 경기 회복의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전세계 PC 출하량을 보면 지난 1분기 3.0% 감소했으나 2분기 4.2%, 3분기 3.0% 등 증가세로 전환했다.

[자료=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자료=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 수요 단기간에 늘면 단가 급등 가능성도

반도체는 생산자가 수요량 변화를 고려해 공급량을 조정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단가가 크게 오르고 내리는 특성이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부진→회복→확장을 거듭하는 경기 사이클이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호황이 예상될 때에는 투자를 대폭 늘려 수요 증가에 대응하지만, 호황기가 끝나 수요가 줄어도 기업들은 비용 문제로 생산량을 떨어뜨리기 어렵다.

이에 반도체 단가는 하락하고 추가 하락을 기대하는 수요자들이 구매를 미루면서 가격은 더 내려가게 된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반도체 투자가 크게 증가한 경우 1~2년 이내에 D램 매출액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 2017년 투자 급증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중 대규모의 초과공급이 발생해 반도체 단가 하락세가 심화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갑자기 수요가 늘어나면 생산기업은 공급량을 단기간에 늘리기 힘들어 반도체 단가는 오르게 된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물가는 자동차나 기계류 등 여타 품목과 비교해 큰 폭으로 등락한다"며 "사이클을 봤을 때 글로벌 메모리 경기와 우리 반도체 수출은 내년 중반께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자료=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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