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교민 368명증 18명 의심증상 병원으로 후송...350명은 진천·아산 시설로

[사진=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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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차 감염' 환자가 발생하면서 방역체계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31일 전세기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인근지역 교민 368명 가운데 18명이 발열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 증상을 보여 모두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 '2차 감염' 첫 발생...방역단계 더 높여야 하나

31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국내 6번 환자(56세 남성, 한국인)는 나흘 전 발생한 3번 환자(54세 남성, 한국인)와의 접촉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됐다. 국내 첫 2차 감염 사례다.

'2차 감염'이란 중국에 다녀온 환자가 국내에 들어와 접촉한 사람에게 전파하는 사례를 의미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염 사례가 있다는 점을 주된 이유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 2차 감염 차단을 위한 방역체계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3번과 6번 환자는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한 시간 가량 같이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일상생활에서 전파가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확진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의 감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29일 기준으로 1~4번 환자의 접촉자는 387명이다. 5~7번 환자의 접촉자는 현재 파악 중이다.

보건당국은 현재 중국 방문력을 전제조건으로 의사환자(의심환자)와 유증상자를 구분하고 이들을 의료기관에 격리한다.

접촉자는 밀접접촉자와 일상접촉자로 나눠 각각 자택격리, 보건소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접촉자들이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3차 감염'이 발생하면서 이들도 의료기관 등 별도시설에 격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3차 감염은 3번 환자에게 감염된 6번 환자의 가족인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면 걷잡을 수 없는 감염자의 확산이 우려된다.

또 증상이 없지만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무증상 전파' 발생 가능성도 나오면서 중국 방문객 특히 우한시를 포함한 후베이성 방문객을 일정기간 격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방역체계에서는 공항 입국자 검역에서 중국 후베이성(우한시 포함) 방문자에 대해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 중 어느 하나라도 확인되면 바로 의심환자(의사환자)로 분류해 격리한다. 하지만 증상이 없다면 검역에서 걸리지 않는다.

정부는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지역사회 전파를 넘어선 확산이 나타나지 않아 당장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31일 오전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인근지역 교민 368명을 태운 대한항공 전세기 KE9884편이 김포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31일 오전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인근지역 교민 368명을 태운 대한항공 전세기 KE9884편이 김포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 귀국 교민 18명 의심증상 보여 병원으로 후송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귀국자 368명 가운데 12명은 기내에서 신종코로나 의심 증상을 보였고, 6명은 김포공항에 내린 후 진행된 검역에서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후송됐다.

교민 18명 중 14명은 국립중앙의료원, 4명은 중앙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는다.

검역 당국에 따르면, 증상자 18명은 비행기 탑승 전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

그러나 12명은 비행기 안에서 이뤄진 발열 체크에서 증상자로 판단됐다. 정부는 이들을 2층 좌석으로 이동 시켜 다른 교민과 분리했다. 나머지 6명은 김포공항에서 분리됐다.

국내 검역에서 유증상자 발열 기준은 37.5도다.

윤태호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중국과 우리나라의 검역 기준이 달라 비행기 내에서 유증상자로 분류된 교민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게다가 교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고 긴장한 상태인 것도 체온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증상이 없는 교민 350명 가운데 200명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150명은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해 2주일간 격리생활을 하게 된다. 14일간 외출과 면회가 금지되며 의심 증상이 나오면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으로 즉시 이송된다.

이승우 행정안전부 특수재난협력관은 "귀국자 가운데 충남과 충북 지역에 연고가 있는 사람들은 연고지에 가까운 시설에 들어가도록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 밤 중국 후베이성 우한으로 전세기를 추가로 보내고 교민 350여명을 이송하는 방안을 중국 정부와 논의할 계획이다.

강형식 외교부 해외안전관리기획관은 "오늘 저녁에 예정대로 새로운 임시항공편이 운항될 수 있도록 현재 중국당국과 순조롭게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오늘 밤에 예정대로 임시항공편이 출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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