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전해온 우한 폐렴 공포, 사망자는 느는데 회복자는 없어
정부도 후베이성 체류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中 전철 밟지 말아야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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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박민수 기자】 중국 후베이(湖北)성에서 발생한 우한(武漢)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300명을 돌파하는 등 갈수록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 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2일 0시 현재 중국 전역의 신종 코로나로 사망한 환자 수가 304명이라고 발표했다.

하루 동안 45명의 사망자가 늘어난 셈이며 중국 전체 확진자 수도 1만 4380명으로 집계돼 전날 대비 2590명이 늘었다.

게다가 확진자 중 2110명이 중증 환자로 확인돼 사망자 수가 더욱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중국 현지에서 교민들이 전해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감과 혼란은 훨씬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장쑤성(江蘇省) 우시(無錫)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는 교민 S씨는 “한국에서 일반 국민들이 알고 있거나 체감하고 있는 것보다 중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 속도와 크기가 예상을 초월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중국 방역당국이 발표하고 있는 확진자와 사망자수는 매일 매일 시시각각 변하고 있고 수치에 대한 신뢰성 때문에 중국내에서도 확진자와 사망자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S씨는 특히 “새롭게 확인된 확진자와 사망자 수보다 회복자 수가 미미하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며 “중국 내에서는 전문가들이 예측하기로 이미 확진자가 10만명은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중국에서는 매일 각 성(省)별로 몇 백명씩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회복된 환자는 극히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전염속도가 빠르고 진단 키트도 모자라 제대로 된 검사가 어려운데다 아직 치료약이 없다 보니 중국 전역이 맨붕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이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마스크는 이미 돈을 주고도 살수가 없으며, 수많은 고속도로 톨게이트들은 폐쇄됐다.

또 열려 있는 톨게이트도 경찰과 의료진이 차량 탑승객들의 체온을 일일이 확인하고 신분증 검사와 인적사항, 휴대폰번호를 기록하다 보니 모든 도로에는 차가 엄청나게 밀리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교민 P씨는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할 때 우한사람인 게 확인되면 바로 연금된다”며 “우한 출신 사람들은 호텔도 못 들어가고 심지어 우한번호판을 단 차량은 주유소에서 주유도 안해준다”고 말했다.

또 중국 내 일부 지역에서는 동네 주민들이 마을 입구를 막고 직접 검문에 나서 외부인의 출입을 저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외출을 하지 않아 거리의 사람과 차량이 현저하게 줄어 을씨년스럽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P씨는 “중국 당국이 학교와 관공서 기업들을 대상으로 1월28일까지던 구정휴가를 2월10일까지 연장한다는 공문을 내려보냈고 일부 식당과 스타벅스, KFC등도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고 있어 마치 중국의 경제활동이 마비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S씨는 “중국에서 사스와 메르스도 겪었지만 전염속도가 이렇게 공격적이지 않았다”며 “지금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돌림병 즉 전염병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몸소 체험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S씨는 또 “이러한 공포심이 얼마나 사회를 순식간에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어 사회 경제 치안 전반에 영향을 주게 되는지 영화에서나 보던 것을 지금 실제 목격하고 있다”며 “한가지 걱정스러운 점은 한국에서 이병에 대해 너무 느슨하게 관리하고 있지는 않은지 좀더 경각심을 가지고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좀더 일찍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쳐 지금 혹독한 현실에 처해있는 중국의 지난해 12월달 상황을 한국 정부가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중국에서 주의질병으로 공표되기 전 이미 6000여명의 중국인이 우한에서 한국으로 입국을 했고 지금도 많은 중국인 들이 한국으로 입국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남의 일이 아닌 냉혹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S씨는 이어 “이 병에 대한 과하리만큼의 적극적인 홍보와 조직적이며 체계적인 방제 예방시스템으로 조기에 발병을 억제하면 큰 문제없이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며 “한국이 빨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청정지역이 될 수 있기를 빌고 중국도 하루빨리 이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길 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관련 후베이성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최근 2주 안에 후베이성을 방문한 외국인에 대해 오는 4일부터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관련해 외국인 입국을 금지한 것은 처음이다.

정 총리는 이어 “(중국 후베이성 방문) 우리 국민의 경우도 입국 후 14일 간 자가(自家) 격리하겠다”며 “제주특별 자치도와 협의 하에 제주특별법에 따른 무사증 입국 제도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또 “지역 사회의 바이러스 확산 경로를 더 촘촘히 차단해야 한다”며 “밀접 접촉자와 일상 접촉자 구분 없이 접촉자 전체에 대해 자가 격리를 하고, 사업장·어린이집·산후조리원 등 집단 시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중국을 다녀온 경우 14일간 업무에서 배제하는 조치도 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뒤늦게 이 같은 조치를 내린 배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한 달을 맞은 상황에서 확진자가 1만명에 육박하고 사망자가 200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황에서 더 이상 미온적으로 대처했다가는 사태를 걷잡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미 미국은 중국 전역에 대한 여행 금지 경보를 발령했고 일본도 후베이성에 체류한 적이 있는 외국인은 입국을 차단하기로 했다.

이탈리아는 자국 내 감염 사례가 확인 되자 중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 편 운항을 중단시켰고, 러시아는 중국과 국경 일부 폐쇄에 이어 양국 간 여객 열차 운행까지 대부분 중단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유럽 주요 항공사에 이어 일부 아프리카 항공사까지 중국 노선 항공 편 운항 축소·중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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