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취업자수 전년比 20만명 줄어 '금융위기 수준'...일시휴직도 126만명 폭증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고용대란 우려가 본격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취업자수 감소폭이 20만명에 육박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고, 일시휴직자 수도 폭증했다.

이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결과를 보니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다음주 일자리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실업급여설명회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3일 서울 중구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실업급여설명회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취업자 19만5000명↓·일시휴직 126만명 폭증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60만9000명으로, 전년 같은기간 보다 19만5000명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5월(-24만명)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2월(취업자수 49만2000명 증가)까지만 해도 비교적 양호한 수치를 보였지만 자영업자들의 위기가 본격화 되면서 서비스업에서의 고용 충격이 본격화된 모습이다.

실제 도매·소매업 취업자가 16만8000명이나 줄었고 숙박·음식점업(-10만9000명), 교육서비스업(-10만명) 등의 일자리가 크게 사라졌다.

반면 농림어업(13만4000명),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8만2000명), 운수·창고업(7만1000명) 등은 증가했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대면 접촉이 많은 업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한 반면, 코로나19로 운수·창고업 등 (고용이) 나아진 산업도 있다"고 설명했다.

◇ 임시직 등 큰 폭 감소...취약계층에 직격탄

일자리 감소는 특히 취약 계층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임시근로자가 42만명 감소하며 1998년 12월(-44만7천명) 이래 최대 폭으로 줄고, 일용근로자도 17만3000명 감소한 것. 외환위기 때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충격이 미친 셈이다.

반면 상용근로자는 45만9000명 증가했다.

코로나19 위기에 영세 자영업자들이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19만5000명 감소했다. 이에 반비례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2만4000명, 무급가족종사자는 8000명 각각 증가했다.

취업시간대별로는 36시간 이상 취업자가 159만2000명 줄어들었고,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13만6000명 늘었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도 폭증했지만 통계상으론 취업자로 분류되는 고용도 사정이 심각했다.

취업자 수에 포함되는 일시휴직자 수가 '역대급'으로 불어났다.

지난달 일시휴직자가 160만7000명으로 1983년 3월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였다. 이는 전년 동월보다 126만명(363.4%)이나 폭증한 것으로, 증가폭 역시 1983년 7월 통계 작성 이후 최대다.

통계청은 이에 대해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무급 휴직이 늘었고, 정부의 노인일자리 사업이 연기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 20대 청년층 가장 큰 타격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33만6000명)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했는데, 특히 20대(-17만6천명)의 감소폭이 컸다. 이어 40대(-12만명)와 30대(-10만8000명), 50대(-7만5000명) 등의 순이었다.

청년층(15~29세)을 모두 합하면 22만9000명 줄어, 2009년 1월(-26만2000명)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인구 증감이 반영된 고용률 역시 60대 이상(0.8%포인트)을 제외하고 20대(-3.0%포인트), 30대(-0.1%포인트), 40대(-0.7%포인트), 50대(-1.2%포인트) 등 모든 연령층에서 고용률이 하락했다. 40대 고용률은 전년 대비 26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도 41.0%로 1년 전보다 1.9%포인트 떨어졌다.

15세 이상 고용률(59.5%)은 0.9%포인트 하락해 같은 달 기준 2013년(58.7%)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다.

취업준비자는 81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8000명 늘었다. 구직단념자는 58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4000명 증가했다. 

은 국장은 "향후 고용 전망이 쉽지 않다"며 "정부가 여러 정책을 통해 고용 충격을 완화하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다음 달에는 영향이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와 관련 3월 고용동향을 주요 내용으로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와 관련 3월 고용동향을 주요 내용으로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홍남기 "예상했지만 결과 충격...다음주 대책 발표"

정부는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녹실(綠室)회의를 열고 코로나19가 고용시장에 미친 영향을 점검했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숙박·음식, 도소매, 교육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 일자리가 심각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특히 피해가 임시·일용직, 특수형태 근로자, 자영업·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에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이에 정부는 내주 초 코로나19 고용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관계부처들이 긴밀히 협의해온 고용안정 정책 대응 패키지 대책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패키지 대책에는 고용유지대책, 실업 대책, 긴급일자리·새로운 일자리 창출 대책, 사각지대 근로자 생활안정 대책 등이 포함된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충격은 미리 예상했지만, 민생의 근간은 일자리이며 고용지표는 민생여건을 판단하는 가늠쇠이기 때문에 실제 결과를 받아보니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고용보험 도움을 받기도 어려운 분들이 처했을 상황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온다"며 "상황이 장기화하면 고용 한파가 우리 고용시장에 확산할 수도 있기에 지금의 이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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