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EPA/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올해 11월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산의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계속되고 있는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책임론과 함께 그의 측근이었던 존 볼턴 전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보좌관의 회고록으로 인해 재선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출간 예정인 자신의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온통 재선 승리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다. 이 사람은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다”는 내용의 강한 비판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트럼프가 미군철수 카드로 방위비 인상 압박하라 했다” “지난 2018년 북미정상회담이 김정은 위원장이 먼저 제안한 게 아니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아이디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트럼프는 50억달러 못 받으면 거기(한국)서 나오라고 했다”는 등 주한미군 철수를 빌미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추진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볼턴은 무능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며 회고록 내용 상당부분을 수정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기이한 행적 등을 감안할 때 미국 국민들의 민심이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다만 볼턴 전 보좌관의 행태는 사실관계를 떠나 외교관행에 어긋나는 것으로, 한미는 물론 세계 각국과의 외교상 신뢰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코로나19에 대한 전반적 대응 부실로 인해 피해 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월드미터에 따르면 미국은 23일(한국시간) 오전 9시 25분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238만8050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사망자도 12만2609명으로 압도적 1위다.

특히 전날 대비 3만1393명의 확진자 증가하고, 사망자도 362명이 늘어나는 등 피해 규모는  계속해서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캠프 관계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주말 대규모 유세에서 '노마스크' 상태로 나서는 등 불감증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최근 미국 언론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는) 양날의 칼(a double-edged sword)이라며 "(마스크에 대해선) 사람들이 하고 싶은대로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도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보다 훨씬 더 많은 진단검사를 하고 있다" "내가 일을 잘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150만에서 200만명의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며 자화자찬을 늘어놔 언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편, 청와대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볼턴의 회고록과 관련해 “그의 회고록에서 한국과 미국, 그리고 북한 정상들 간의 협의 내용과 관련한 상황을 자신의 관점에서 본 것을 밝힌 것”이라며 “정확한 사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 또 상당 부분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부 간 상호 신뢰에 기초해 협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외교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향후 협상의 신의를 매우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이러한 위험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한미 정상 간의 진솔하고 건설적인 협의 내용을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을 바탕으로 왜곡한 것은 기본을 갖추지 못한 부적절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신(볼턴)이 아는 게 세상의 전부라고 믿는 착각과 오만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면서 "볼턴의 주장은 사실관계에 부합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 모든 사실을 일일이 공개해 반박하고 싶지만, 볼턴 전 보좌관과 같은 사람이 될 수는 없어 참는다.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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