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월 주택 매매계약 대출로 이어지고 전세값 폭등 영향
카카오 공모주에 신용 포함한 기타대출도 크게 늘어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주택 매매·전세 자금과 공모주 청약 자금 수요가 폭발하면서 지난달 가계대출이 9조6000억원가량 늘면서 9월 기준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 집계(2004년) 이후 가장 큰 월별 증가 폭을 기록한 8월(11조7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폭의 증가다.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 주택 6~7월 매매계약 대출로 이어져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 통계(잠정)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57조9000억원으로 한 달새 9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6조7000억원,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은 3조원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6~7월 중 늘어난 주택 매매가 시차를 두고 대출 실행으로 이어졌다"며 "최근 수도권 전셋값 상승의 영향으로 전세자금대출도 8월 3조4000억원 늘어난데 이어 9월에도 3조5000억원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타대출은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과 주택 관련 부족한 자금 수요가 이어졌다"며 "다만 추석 상여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증가 폭은 줄었다"고 부연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 증가와 관련 "8월부터 주택도시기금(HUG)의 정책성 서민금융상품인 버팀목전세대출이 기금이 아닌 은행 재원으로 공급됨에 따라 4000억원이 은행 전세자금대출로 계상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 2금융권 가계대출은 감소

상호금융권을 포함한 제2금융권의 9월 가계대출 증가 폭은 전 달 보다 줄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8월 대비 1조1000억원 늘었다. 앞서 7월과 8월 증가액은 각 1조8000억원, 2조5000억원이었다.

항목별로 보면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은 4000억원, 신용대출은 7000억원 늘었다. 8월 증가 폭과 비교하면 주택담보대출은 2000억원 불었지만 신용대출은 1조6000억원 줄었다.

은행권과 제2금융권을 합한 9월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작년 9월보다 6.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8월보다도 10조9000억원 많지만, 8월 증가폭(14조3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액이 전달대비 축소되긴 했지만 작년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대출 추이를 모니터링하면서 불안 요인이 지속될 경우 필요한 관리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관리 조치에 따른 영향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추석(10월 1일) 이후로 본격적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10월부터 전반적으로 기타대출 증가세가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다만 4분기에는 계절적으로 가계의 자금 수요가 확대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 9월 기업대출 5조원↑...5년만에 최대

9월 중 은행 기업대출은 5조원 늘어 8월(5조9000억원)보다는 증가 폭이 줄었다. 다만 9월만 따졌을 때는 증가액이 2015년 9월(5조7000억원) 이후 최대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대출은 기업들의 분기 말 일시상환, 운전자금 수요 둔화 등으로 감소했으나, 중소기업대출은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계속된 데다 추석 관련 기업 자금수요 등으로 증가 폭이 8월 6조1000억원에서 9월 7조3000억원으로 커졌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어려움이 대기업보다는 소상공인 쪽으로 작용해 자금 수요가 계속되는 데다 정부의 금융 지원 조치 등이 중소 법인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중소기업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회사채는 발행 규모가 확대됐지만, 만기 도래 물량 증가 등으로 순발행 규모는 8월 1조원에서 9월 5000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주식은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공개 등으로 발행 규모가 6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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