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덜하고 고품질 의약품 신속하게 생산 능력 충분
삼성바이오·SK바이오사이언스 등 다국적제약사와 잇따라 계약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장기 생산 계약을 맺고 생산에 들어갔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장기 생산 계약을 맺고 생산에 들어갔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생산시설이 전 세계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코로나19의 확산이 덜하고 고품질의 의약품을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는 능력과 시설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른바 'K바이오'가 글로벌 무대에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등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제약사들과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이어 5월에 일라이릴리(릴리)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릴리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는 최근 생산을 시작해 초기 물량을 전달했다. 릴리로부터의 기술이전 기간을 대폭 단축해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었다는 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설명이다.

릴리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환자의 혈액에서 항체를 추출해 만든 의약품으로,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그동안 쌓아온 백신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다국적제약사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생산 계약을 잇달아 따냈다.

지난 7월에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CMO 계약을, 8월에는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연이어 맺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시험에 필요한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고 향후 상업용 생산에도 대비하고 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위해 안동 백신공장 L하우스의 연간 생산량을 기존 1억5천만 도스(dose·1회 접종분)에서 3배 이상인 약 5억 도스까지 확대했다.

GC녹십자 역시 다국적제약사에서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기로 국제민간기구인 감염병혁신연합(CEPI)과 합의했다.

아직 어떤 제조사의 코로나19 백신을 얼마큼 생산할지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CEPI와 합의한 만큼 본계약이 머지않았다는 예상이 나온다.

CEPI는 이미 GC녹십자에 2021년 3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코로나19 백신 CMO를 맡기겠다고 밝혔다. 이 기간 GC녹십자를 통해 5억 도스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는 게 목표다.

현재 GC녹십자가 한 해 생산할 수 있는 백신 물량은 완제품을 기준으로 4억 도스다.

이밖에 세계 최초로 승인된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역시 국내 바이오 기업 지엘라파(GL Rapha)에서 일부 생산할 예정이다.

이 같은 K바이오의 활약에 대해 업계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대규모 설비와 높은 기술력으로 해외와 견줘도 뒤처지지 않는 생산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유행 기간에도 안정적으로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을 정도의 방역 수준을 갖춘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무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역량을 갖춘 건 물론 'K-바이오'에 대한 신뢰가 커지고 인지도가 높아진 덕분"이라며 "아시아 시장의 전진기지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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