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안한다는 식으로 흘러가 '일정' 문자 발송한 것"
동학개미·여권 반발에 후퇴?...오락가락 비판 불가피할 듯

코스피가 하락 출발한 12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하락 출발한 12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공매도를 재개한다고도 정해진 것도 없다."

지난 11일 밤 기자들에게 공매도 금지 종료 일정을 담은 문자 메시지를 발송한 금융위원회가 이번엔 "공매도 재개 여부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은 전혀 없다"고 말을 바꿨다.

이른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과 이들을 의식한 여권의 반발로 말을 바꾼 것인지는 특정할순 없지만 오락가락 한다는 비판은 피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12일 "기존 입장대로 오는 3월 15일 이전에 (공매도 재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재개할지 안 할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이고 재개를 한다면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검토하는 단계인데, 공매도 재개를 안 한다는 식으로 너무 일방적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 문자를 발송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학개미'의 열정과 정치권의 의견, 세계 10위권인 한국 증시의 글로벌 위상과 경제 규모에 비춰 공매도 제도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다.

전날 금융위는 공지 문자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는 3월 15일 종료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이어 "3월 공매도 재개를 목표로 불법공매도 처벌 강화,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 제고 등 제도 개선을 마무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금융위가 오는 3월 공매도 재개 방침을 정했다는 해석이 나올 법한 메시지다.

그러나 이날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공매도 재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공매도 금지 연장 분위기가 지나치게 커지는 상황에서 사실관계를 다시 한번 상기한 것일 뿐이라면서 이미 공매도 재개가 결정된 것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동학개미'들이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투자하고 있다"며 "정치도 이들이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건과 해외자원으로부터 지켜줄 울타리를 만들어줄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매도에 대한 근본적인 의심을 해소하지 못한 상황에서 (공매도가) 재개된다면 시장의 혼란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엄청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공매도 재개를 신중하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금융위에 요청했다.

이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정'을 요구하니 '행정'으로 대답하는 동문서답 금융위"라며 금융위의 공매도 재개 방침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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