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흑자 아니라지만 수출보다 수입과 해외여행등에서 감소폭 더 커

지난해 한국의 경상흑자규모가 코로나19 여파에도 전년보다 26% 증가한 753억달러를 기록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지난해 경상흑자 규모가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전년보다 26% 정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수입과 해외여행 등에서 수출보다 감소폭이 더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752억8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전년 596억8000만달러보다 26.14%(156억달러) 늘어난 규모다.

특히 이같은 실적은 정부(680억달러)와 한은(650억달러)의 전망치보다 크게 웃돈 것으로, 역대 6번째로 큰 규모다.

한은은 또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4% 초반대 정도로 추정했다.

상품 수출입 차이인 상품수지 흑자는 819억5000만달러로 21억4000만달러가 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연간 수출액은 5166억달러로 전년보다 7.2% 감소했지만 원유 등 원자재 수입가격 하락으로 수입이 4346억6000만달러를 기록 감소율이 8.8%로 더 높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출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생산 차질과 수요 위축 등으로 2년 연속 감소했고 수입역시 감소했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수입이 더 크게 줄어서 흑자가 나는 '불황형 흑자'로도 볼 수 있다는 지적에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불황형 흑자로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불황형 흑자는 내수와 국내 경기가 위축됨에 따라 수입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수출은 개선되지 않은 결과 경상수지가 흑자였을 때를 말하는데 작년 수입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이 크게 작용하는 등 가격 요인에 따른 감소였여서 불황형 흑자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경상수지규모 추이[그래픽=연합뉴스]

서비스수지는 여전히 161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행·운송수지 개선과 함께 적자 폭은 1년 새 106억6000만달러나 줄었다.

여행수지(56억3000만달러 적자)는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62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출입국자 수가 나란히 감소한 가운데 여행지급이 여행수입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운송수지는 21억3000만달러 흑자로, 2015년(46억5000만달러) 이후 5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수출화물 운임 상승 등으로 화물운송수지 흑자가 대폭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임금·배당·이자 흐름과 관계있는 본원소득수지 흑자(120억5000만달러)는 2019년보다 8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지난해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2019년(128억6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컸다.

특히 이자소득수지 규모(106억3000만달러)는 대외자산이 늘면서 역대 1위 기록을 새로 썼다.

본원소득수지와 이전소득수지를 더한 전체 소득수지는 95억2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지난해 771억2000만달러 늘었다.

내국인의 해외직접 투자는 324억8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직접 투자는 92억2000만달러가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는 주요국 증시 호조 등으로 해외 주식투자(563억3000만달러) 등을 중심으로 585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주식투자는 2007년(525억6000만달러)을 뛰어넘어 역대 가장 규모가 컸다.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 등으로 주식(-158.0억달러)은 줄었으나 채권(328억5000만달러)은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170억6000만달러가 늘었다.

외국인 채권투자는 2007년(576억9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한편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작년 경상수지는 주요국과 비교해도 크게 선방하며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우리 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담당했다"며 "올해 경상수지는 안정적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