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예상 뛰어넘는 호조...작년 11월 전망치 3.1%에서 0.7%p 올려 잡아
물가상승률 0.7→1.7%로...서비스업 회복 더뎌 취업자증가 19만명 그칠 듯

천소라 KDI 경제전략연구부 연구위원(왼쪽)과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이 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유가 상승의 국내 경제 파급효과와 관련한 발표에 앞서 영상 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천소라 KDI 경제전략연구부 연구위원(왼쪽)과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이 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유가 상승의 국내 경제 파급효과와 관련한 발표에 앞서 영상 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로 올려잡았다. 이는 지난해 11월 내놓은 전망치 3.1% 보다 0.7%포인트 높인 수치다.

그러나 이번 전망치는 문재인 대통령이 공언한 정부 목표치인 4%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최근 국제유가 급등 등을 고려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7%로 상향 조정했다.

◇ KDI 성장률 전망치 3.8%...수출 호조세 등 감안

KDI는 13일 발표한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수출 호조세 등을 감안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로 제시했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며 "지난해 2분기를 저점으로 경기침체 국면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의 내수 부문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라며 "대내외 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볼 때 우리 경제는 점진적으로 회복하겠으나 부문별 경기 충격과 회복 속도는 불균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향후 우리 경제의 성장경로는 코로나19 확산과 백신 보급 속도에 크게 영향을 받는 가운데 대면 서비스업 경기는 당분간 불확실성이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KDI의 전망치는 IMF(국제통화기금·3.6%), OECD(경제협력개발기구·3.3%), ADB(아시아개발은행·3.5%) 등 주요 국제기관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이들 기관 전망치는 지난달 27일 발표된 올해 1분기 우리 성장률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여서 직접 비교는 어렵다.

1분기 성장률 발표 이후 전망치를 비교하면 KDI 전망치는 한국금융연구원(4.1%)이나 JP모건(4.7%)보다 낮은 수준이며, 정부 목표치인 4%대에도 미치지 못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 연설에서 "우리 경제가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고 민간의 활력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망기관에서 (제시)하는 전망 숫자와 정부 기관에서 하는 전망은 조금 다르게 해석될 필요가 있다"며 "아무래도 정부 쪽에서 하는 전망에는 정책 의지가 강하게 반영돼 있기 때문에 일대일로 비교하기는 조금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금 더 빠르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될 수 있다면 저희가 말씀드린 3.8%보다 더 높은 숫자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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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상승률 전망치 0.7%→1.7% 상향...민간소비는 2.5% 증가 그쳐

부문별로 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종전 0.7%에서 1.7%로 1.0%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이는 최근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 급등을 반영한 결과다. 지난해 국제유가는 배럴당 연평균 42.25달러였으나 올해 들어서는 60달러대로 50% 가까이 뛰었다.

앞서 KDI는 국제유가가 70달러까지 상승할 경우 연간 물가상승률을 0.8%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여전히 1%를 밑도는 0.7%에 그쳤다.

KDI는 "최근 국제유가 급등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작지 않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은 여전히 미약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2분기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회할 수 있겠으나, 미약한 내수 회복세를 감안할 때 물가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이에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2.5%에 그칠 것으로 봤다.

이는 작년 하반기 경제전망 당시(2.4%)와 비교해 0.1%포인트 상승에 그친 수준으로, 지난해 민간소비가 4.9%(잠정치)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도 크게 못 미치는 규모다.

총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종전 3.1%에서 8.6%로 크게 상향했다. 경상수지는 829억달러(약 94조원) 흑자를 예상했다.

설비투자는 8.5%, 건설투자는 1.4% 각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취업자 수는 연간으로 19만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실업률은 4.1%로 예상했다.

한편, KDI는 내년 우리 경제 전망에 대해 민간소비가 회복되면서 3.0%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다만 내년부터는 내수가 살아나며 취업자 수가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33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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