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코로나19백신·전기차배터리 등 주요 이슈될 듯…대북 문제 놓고는 전망 엇갈려

한미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 환영 인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 환영 인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현지시간 20일 오전(한국시간 20일 밤)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해 헌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돌입한다.

알링턴 국립묘지는 참전용사 및 가족 약 40만명이 잠들어 있는 미국 최대 국립묘지 중 하나로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가장 먼저 참배하는 곳이다.

문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포함한 미국 하원 지도부와의 간담회 후 한미관계 발전 방안을 비롯해 양국의 공통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이어 문 대통령은 다음날(21일·한국시간 22일 새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한미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121일 만에 열리는 첫 대면 만남으로, 특히 이번 정상회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와프와 반도체·배터리 동맹 강화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알려져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그룹,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기업 CEO들이 이번 정상회담에 맞춰 대거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 우리 정부의 지원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현대차·SK·LG그룹 등 국내 4대 그룹은 이번 미국행을 통해 최소 40조원에 달하는 미국 투자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전기차·배터리 등 국내 4대 그룹의 핵심 산업에서 미국의 영향력과 정책 변화 등을 고려할 때 대미 투자를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미국 투자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중 삼성전자는 20조원(17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라인 추가 증설을 준비 중인 것을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주최의 반도체 공급망 회의에 이어 20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주최하는 반도체 화상 회의에도 초청받는 등 미국측의 투자 압박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자동차도 지난 13일, 2025년까지 미국에 전기차 생산설비와 수소, 도심항공교통(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에 총 74억달러(한화 8조1천417억원)를 투입하는 내용의 투자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의 GM(제너럴모터스)과 오하이오주에 총 2조7000억원 규모(LG 투자금 1조원)의 전기차 배터리 제2 합작공장을 설립키로 한 데 이어 2025년까지 미국에 5조원 이상을 투자해 2곳의 독자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자료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자료사진=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도 건설·가동중인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1, 2공장에 이어 3조원 규모의 3, 4공장 추가 건설을 검토 중이다.

특히 이날 로이터 통신은 SK이노베이션과 포드는 20일 미국내 배터리 합작공장(JV) 설립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 불투명한 대북 관계…한미간 엇갈린 시선

한편,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또 하나의 중대 이슈로 남북 및 북미관계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한국시간) 미국으로 출국 전 "바이든 정부의 외교안보팀이 한반도를 잘 알고 있어 대화가 수월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20일 "오는 21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리는 한국·미국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미중 사이에서 한국의 입장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반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북정책에 대한 온도 차로 한미 간 긴장이 생길 수 있다는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전망도 나왔다.

CRS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업데이트한 '한국: 배경과 미국과의 관계' 보고서에서 "문 대통령이 (미국 대북정책에서의) 외교 언급을 환영했지만, 그는 북한과 더 적극적으로 관여(engagement)하길 선호하기 때문에 미국과의 긴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를 옹호해왔다"며 "(북미 대화가) 군사적인 충돌을 방지하고 한반도에서 지속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겠다는 그의 목표를 이루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아시아 관계를 다루는 맨스필드 재단의 프랭크 자누치 소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북한이 협력하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자누치 소장은 "문 대통령은 자신의 마지막 임기에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자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아마도 그와는 다른 시간표로 일할 것"이라며 "두 대통령 사이에는 '밀당'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