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부터 대권 출마까지 59년 역정의 삶을 씨줄,날줄로 극화
"백무현이 그리면 그 사람이 곧 대통령", 출판계 화제

[트루스토리] 역대 대통령을 만화로 그려 숱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유명 시사만평 작가 백무현 화백이 이번에는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문재인을 만화로 그려 주목을 받고 있다.
 
<만화 박정희> <만화 전두환> <만화 김대중> 등 대통령을 소재로 하여 만화로 그려냈던 백무현 화백이 대선을 앞두고 이번에는 <만화 문재인>을 들고 나와 그 배경을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백무현 화백이 만화로 그리면 그 사람이 곧 대통령이 된다는 말이 돌면서 출판가에서는 백 화백이 과연 누구를 그릴 것이냐에 관심이 모아졌던 상황에 기인한다.
 
<만화 문재인, 운명을 바꾼 남자>(마이디팟 간)은 문재인 후보의 치열했던 운명적인 삶을 드라마틱한 작법으로 유명한 백무현 화백이 270쪽 만화로 녹여냈다.
 
1952년 문재인 후보의 아버지가 한국전쟁 때 이북에서 남쪽 거제도로 피난 오는 사연부터 대권 출마를 선언했던 2012년 6월까지의 스토리를 씨줄날줄로 엮어냈다. 암울한 현대사의 역정을 극복해 낸 문재인 후보의 삶이 장면 장면마다 리얼하게 묘사되었다.
 
이 만화는 문재인 후보의 고백적 육성을 토대로 한 작품이다. 찢어지게 가난하여 꿀꿀이죽으로 연명하는 장면과 유신독재에 반대하여 투옥되면서 어머니와 해후하지 못하고 이별하는 장면에서는 만화가 갖는 묘사의 힘이 느껴진다.
 
‘사라호’ 태풍이 몰아쳐 가난한 집의 지붕이 날아가 버린 사연, 엘리트였던 아버지가 막노동을 한 사연, 박정희를 반대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비판적 성향이 되었던 사연도 고백적으로 풀어냈다. 찢어지게 가난하여 월사금을 못내 교실에서 쫓겨나고 연탄배달을 하다 리어카가 엎어졌던, 가슴 아픈 사연도 풀어냈다.
 
이 책에서는 ‘문제아 학생 문재인’도 등장한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술, 담배를 하고 '노는 학생‘들과 어울려 다니는 솔직한 장면들도 솔직하게 담아냈다. 문재인 후보를 영웅 관점이 아닌 ‘평범하고 솔직한 인간 문재인’으로 담아내고자 노력한 점이 비춰진다.
 
대학 때 만난 아내 김정숙과의 연애 사연도 모두 고백했다. 교내 시위를 주도한 문재인 후보가 최루탄을 맞아 쓰러졌을 때 아내가 물에 적신 손수건으로 닦아주면서 사랑을 시작한 장면, 군대에 강제징집되어 다녀오고 7년 만에 결혼하는 스토리, 군대에 면회 온 아내가 먹을 것 대신 안개꽃을 가져 온 사연 등이 인상적이다.
 
대학 시절에는 당시 총학생회장이었던 강삼재 前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등장하기도 한다. 당시 총학생회 총무부장이었던 문재인 후보는 한 길로만 걸어 야당의 대선 후보가 되었다.
 
문재인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대비도 이채롭다. 문재인 후보가 당시 학생시위를 이끌며 유신반대를 외친 시각에 박근혜 후보는 박정희 대통령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만화 문재인>에서 두 사람은 조우하게 되지만 결국 여야의 대선후보로 또 조우하게 되는 운명을 맞는다.
 
문재인 후보가 고백한 사상적 은사는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였다. 책벌레 문재인 후보가 당시 리영희 선생의 <전환시대의 논리>를 읽고 충격을 받은 장면도 그려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난 것도,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수료하고도 시위전력을 이유로 판사 임용이 안된 것은 운명이었다고 이 만화는 설명했다. 인권변호사로서 ‘동의대사건’을 맡아 경찰당국의 진압책임의 잘못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모습은 인상 깊게 그려냈다. 참여정부 시절 민정수석으로 일하면서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치아를 10개를 뺀 비화도 털어놨다.
 
백원우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 국민장 때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사죄하라’고 외치는 장면과 이를 대신해 사과하는 문재인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이 책에는 많은 현대사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대중 등 전직 대통령과 조순형 민주당 대표,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등과 멘토인 송기인 신부, 故 김승훈 신부, 한승헌 변호사, 조용환 변호사, 전 국가인권위원장이었던 안경환 서울법대 교수 등도 실명으로 등장한다.
 
마지막은 문재인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고 운명적으로 대권 도전의 길을 걸어가는 장면으로 묘사된다.
 
“나야말로 운명입니다. 당신(노무현)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되었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작가 백무현 화백은 이를 운명이 아니라 ‘천명’으로 풀이했다. 천명은 그가 왜 <만화 문재인>을 들고 나왔는지를 보여주는 답이다.

한편, 이 책은 문재인 후보가 민주통합당 경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 기획되었다.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미미했을 시기였다. 하지만 작가 백무현은 이 만화 창작을 위해 <서울신문>사를 사직하고 25년 신문 시사만평의 길을 마감했다.
 
사진제공=문재인 후보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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