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10배 이상 급등에도 품귀…화물차 기사 "요소수 없으면 차량 운행 중단, 죽으란 얘기"
각종 산업현장 피해 및 소방차·구급차도 운행 차질 예상…정부, 매점매석 긴급 차단 조치

디젤 엔진 차량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요소수'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일 경기도 의왕ICD(내륙컨테이너기지) 인근 주유소에 붙어 있는 요소수 공급 중단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디젤 엔진 차량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요소수'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일 경기도 의왕ICD(내륙컨테이너기지) 인근 주유소에 붙어 있는 요소수 공급 중단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경유차 운행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요소수가 품귀 현상을 보이며 화물차 기사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경유차량에 요소수가 없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아 운행이 불가능해져 화물차 등 차량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요소수 공급 차질이 계속돼 '물류대란'이 현실화 될 경우 자동차, 철강 등 각종 산업현장에서 납품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져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소방차와 구급차도 요소수 부족으로 운행에 차질이 예상되면서 각종 현장에서의 피해가 우려된다.

요소수란 디젤 차량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을 정화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물질로, 배기가스가 통과하는 곳에 요소수를 분사하면 질소산화물이 물과 질소로 환원된다. 일종의 대기오염 방지제라고 보면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의 수입을 중국에 80% 가량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중국이 요소수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공급이 부족해지며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실제로 10ℓ에 1만원 가량에 불과했던 요소수는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했고, 이마저도 모라자 최근에는 10만원 이상 웃도는 사상 초유의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최근 SNS나 각종 커뮤니티에는 요소수를 구한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커뮤니티에는 "요소수가 없어 차량 운행을 못하고 있다"며 "요소수를 가지고 있거나 판매하는 곳을 아시는 분은 연락을 달라"고 호소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화물차 기사들은 "요소수가 없으면 차를 멈춰야 한다. 그건 화물차 기사에게 결국 죽으라는 것"이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요소수 매점매석(사재기)을 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요소수 품귀 현상을 틈타 일부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쳐]

정부는 이에 차량용 요소수 매점매석행위에 대한 긴급 차단 조치에 나선다.

정부는 4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물가안정법에 근거한 차량용 요소수 매점매석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를 다음주 중 제정해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중국과 협의를 통한 수출 재개, 산업용 요소의 차량용 전환, 수입 대체와 통관 지원 등 요소수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차량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산업용 요소수에 대한 현황 파악을  마치고 이르면 다음주부터 시중에 공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복수의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철강, 화력발전, 시멘트업계 등 요소수를 사용하는 주요 업계의 요소수 재고 파악을 끝냈다"고 밝혔다.

문제는 요소수 부족 현상이 이번이 끝이 아닐 수 있다는데 있다.

요소는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생산하는 물질이다.

우리나라가 요소 수급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은 최근 호주와의 무역 분쟁으로 석탄 부족 현상을 겪고 있어 앞으로도 요소 가격 급등 및 수급 불안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중국 외에도 다른 나라에서 수급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도입 단가가 높아지는 등 불이익은 감수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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