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9월 1일부터 10월까지 충남권으로 주꾸미와 갑오징어 낚시를 다녔다.
11월부터는 갈치, 참돔 등 다른 어종 낚시를 하다가 전남 고흥에 11월에도 갑오징어와 주꾸미가 잘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대부분의 낚시꾼이 팔랑귀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당일치기로 운전해서 고흥까지는 무리다. 왕복 12시간을 운전하고, 8시간을 낚시라는 건 매우 힘든 일정.
낚시회 버스를 이용해서 고흥 출조를 감행했다.
11월 13일 무시 물때에 출조하기로 하고 금요일 밤 11시 30분 부천 상동에서 출발.
요즘 코로나로 인해 아침 식사는 없다.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낚시회에서 전라도 쪽으로 버스 출조를 하면, 남도의 식당에서 아침과 저녁을 먹는 게 남도 출조의 한 즐거움이다.
코로나로 인해 아침도 쫄쫄 굶게 되었다. 가령 완도로 출조할 때 해남의 남창기사식당은 그 자체가 맛집인데 말이다.
녹동항에 도착한 게 새벽 5시경. 6시 경 오렌지색으로 단장한 제니스호를 탄다.
녹동항 바로 앞은 소록도, 그 건너는 박치기왕 프로레슬러 김일의 고향인 거금도다.
지금 소록도와 거금도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배는 컴컴한 바다를 천천히 나아간다. 소록도 앞 수심 5m 권에서 낚시를 시작하지만 아무 반응이 없다. 해가 뜨지 않아서다. 배는 득량만 쪽으로 좀 더 나간다. 7시가 넘어 해가 뜬다.
수심 약 20m 권에서 입질이 온다. 녹동항 출항 배가 거의 다 모여 있는 느낌이다. 물론 충남 오천이나 군산 비응항의 배 숫자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수십 척이나 된다.
고흥권 주구미 낚시는 10월 경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10월에는 마릿수가 나왔지만 요즘은 씨알이 좋은 반면 개체는 많이 줄었다고 한다. 예년에는 12월까지 낚시를 했다고 한다.
이 정도가 제니스호 선장에게 들은 정보다.
따문따문 입질이 온다. 가끔 주꾸미로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개체가 올라온다.
5월에 잡히는 문어만한 크기다. 이름하여 이걸 ‘문꾸미’, 드랙이 찍찍 소리를 내는 정도다.(집에 가서 재어보니 제일 큰 녀석은 한 마리가 150g이었다.)
갑오징어도 한 수 올린다. 씨알이 매우 좋다.
이런 씨알을 대포알이라 한다. 대포알이 바다에서 쑥 올라오는 느낌이 든다.
많이 잡히는 것도 아니고 안 잡히는 것도 아닌 상태가 계속된다. 점심 식사를 하고 나서부터는 물이 매우 빨라지면서 낚시가 어렵다. 포인트를 옮겨봐도 시원치 않다.
이날 갑오징어는 가지 채비를 한 조사에게 많이 잡혔다. 주꾸미는 원줄에 양면 도래 하나만 단 필승채비가 역시 많이 잡혔다.
나는 양면 도래만을 고집하여 배에서 가장 많은 주꾸미를 잡았다. 갑오징어는 4마리. 모두 대포알 싸이즈였다.
조금 물때여서 주꾸미가 더 잘 잡힌다는 계산하에 양면 도래 원줄 직결 채비로 낚시했다.
만약 갑오징어만 잡는다면 가지 채비가 더 잘 잡힐 것 같았다.
그런데 가지 채비도 여러 가지다. 마이너스 단차를 줄 수도 있다. 만약 올해 사리 때 갑오징어 출조를 한 번 더 하게 된다면 가지 채비 낚시에 도전해 볼 것이다. 올해까지 양면 도래 직결 채비 낚시는 상당히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오후 2시경에 녹동항 바로 앞 포인트로 옮겨 낚시를 한다. 여기서도 따문다문 올라온다. 하지만 시간이 다 되었다. 바로 앞 항구에 들어오니 3시다.
낚시도 낚시지만 천관산 줄기를 바라보며 장흥반도와 고흥반도와 거금도에 둘러싸여 큰 호수같이 느껴지는 득량만에서 늦가을 의 햇볕 속에서 낚시를 즐겼다.
이게 바로 힐링 낚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꾸미와 갑오징어라 고기 잡는 거나 못 잡는 데 대한 스트레스도 작았다. 이날 총 3.5kg 정도, 잡았다.
이제 버스로 머나먼 길 서울까지 천리 길을 올라가야 한다.
그전에 과역면에 들러 이른 저녁 식사를 한다. 남도 백반집이라 좋았다. 하지만 추천할 만한 맛집은 아니었다.
정확히 밤 10시에 부천 상동에 도착했다. 거의 24시간을 움직인 셈이다.
그렇게 남도 당일치기 여행 겸 갑오징어 주꾸미 힐링 낚시를 다녀왔다.